쿠팡, 인구감소 지방도시까지 ‘쿠세권’ 확장…“ESG 실현·식품사막 해결”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쿠팡이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에 물류 시설을 증축해 청년 1만 여명을 신규 직고용한다고 밝혔다. 최근 기업경영의 화두인 ESG 가치를 실현하고, 낙후된 지역의 식품사막 현상을 해결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오는 2026년까지 약 3조원을 투자, 경북 칠곡을 포함 김천과 대전, 광주광역시 등 전국 9개 지역에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1만명 이상을 직고용할 방침이다.
최근 쿠팡은 남대전 프레시 풀필먼트센터와 광주첨단물류센터를 준공한데 이어 울산 서브허브를 착공했다. 경북 칠곡 서브허브는 다음달부터 운영을 시작하고, 충북 제천 FC는 내년 상반기 착공한다. 부산 강서구 FC와 경기 이천 FC는 올 2분기 착공했으며 순조롭게 건설중인 상태다.
쿠팡의 물류 투자는 20대 청년 이탈이 가속화된 지방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서울‧수도권 쏠림 현상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3~2023년 10년간 서울로 순유입한 20대 청년은 38만6731명이다.
반면 부산·광주·대전·울산·경북·충북·충남 7개 지역의 20대 청년 순유출 인구는 27만2233명에 이른다.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쿠팡의 9개 추가 투자지역에는 인구가 줄거나 정체 현상을 보이는 대전 동구·광주 광산구와 경북 김천 어모면·칠곡군, 울산 울주군·충북 제천 등이 포함됐다.
대전 동구는 청년 고용률이 40% 초반에 불과하고, 김천 어모면은 인구가 4000여명 남짓으로 지역에 고용을 늘릴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상태다.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광주와 울산의 인구 순유출률(-0.6%)은 전국 1위로,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많은 실정이다.
쿠팡의 지역 물류망 투자로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이 다시 지방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며 여성 고용도 늘면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쿠팡의 물류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택배 불모지인 도서산간지역을 포함한 쿠세권(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이 늘고 지방 도시에 거주하는 고객들의 삶의 질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쿠팡은 오는 2027년부터 전국 약 230여개 시군구를 비롯,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60여곳 이상 지역에 무료 로켓배송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생필품과 식료품을 구하기 어려운 ‘장보기 사막’에 거주하는 도서산간 주민들도 로켓배송을 통해 불필요한 배송료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쿠팡의 지방도시 물류 투자는 주민들의 편의성을 향상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점에서 전문가들로부터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쿠팡이 지방 물류 센터를 증축하고, 직고용하는 인력을 늘리는 것은 상당히 ESG 친화적인 행보”라며 “지역 인력을 채용하는 점과, 쿠세권에 해당되지 않아 로켓배송을 받지 못해 상대적인 소외감을 느꼈던 지역 주민들에게 평등 의식을 고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ESG의 사회(S) 부문을 강화하는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에 “지방에서 마트·슈퍼마켓이 사라지는 등 ‘식품 사막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인구가 줄어들면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낙후된 지역에 물류센터를 도입한다면, 주민들은 대도시에 가지 않아도 식품을 구입할 수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며 “또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의 일자리도 창출하기에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