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마린시티 옛 홈플러스 부지 공사 당장 중단하라”... 두려움 떠는 주민들의 외침
[부산/뉴스투데이=조영준 기자]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옛 홈플러스 부지에 추진 중인 51층 초고층 빌딩 건립 사업에 인근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니스비상대책위원회 및 제니스, 선프라자 입주민 일동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17일 오전 11시 해운대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공사 반대 입장을 강력히 표명했다.
주민 일동은 “사업 초기부터 지역 주민들은 난개발, 지하 8층 공사의 위험 등을 이유로 거세게 반발했으나 해운대구에서는 형식적인 설명회만 했을 뿐 주민들에게 설득이나 홍보도 없었고, 초고층 건물의 인허가는 ‘시의 권한’이라고 떠넘겼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린시티 내 가장 높은 건물인 제니스의 규모가 80층에 지하 5층인데 51층의 건물에 어떻게 지하 8층을 팔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최근 매립지 곳곳에 싱크홀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데 사고의 위험성을 느끼지 못하는가”라며 비판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착공 예정인데 5월이면 부산 대표 관광지인 해운대에는 수많은 인파들이 몰려온다”며 “해운대 주민뿐만 아니라 관광객까지 생명을 담보로 공사를 진행한다는 발상은 누구 머리에서 나왔는가”며 목소리를 높였다.
문정순 제니스 입주자 대표는 “철거 공사 당시 입주민들은 소음으로 많은 고통을 호소했으나 인내하며 특별한 민원 제기를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철거 공사가 마무리된 지금도 특별한 공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하에서 날마다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린다”고 전했다.
문 대표는 “이제 저희 주민 일동도 더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 앞으로도 계속 주민들에게 피해가 오는 상황이 지속되면 끝까지 파헤쳐서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주민 일동은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에게도 비판의 목소리를 가했다. 공사 당시 지역 주민들과 한 마디의 소통도 없음을 강조하며 “인근 주민들이 뜻을 모아 해운대구청에 최근 민원을 넣었으나 부산시로 전화하라고 떠넘기는 충격적인 응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은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가”라며 “사고가 발생할 시 모든 책임은 공사 당시 구청장 개인이 질 것에 대한 각오를 하라”며 경고했다.
또한 이들은 마린시티 내 유일하게 있는 초등학교인 해원초등학교 사례를 들며 아이들의 교육환경보다 초고층 업무시설을 우선시한 구청의 결정을 비판했다.
홍일표 제니스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김성수 구청장은 우리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당장 해원초등학교로 가서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며 “아이들은 현재 과밀학급에컨테이너 박스로 된 일명 ‘닭장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셨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주민 일동과 시민단체들은 “해운대 마린시티 노른자 땅에 대책없는 업무시설을 강력히 반대하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라며 “해운대구청의 뚜렷한 답변과 대책이 있을 때까지 앞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력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초고층 건물의 인허가권은 시장의 권한이라 구의 권한이 없지만, 집회를 비롯한 주민들의 의견을 꾸준히 시로 전달하고 있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공사 관련은 심의를 통해 사업자 쪽으로 전달하고 있다. 주민들을 위해 구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