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 '천억대' 손실…증권가도 긴장감 고조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금융투자업계가 내부통제 부실로 인한 대규모 운용 손실이 발생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최근 신한투자증권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운용 과정에서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해서다. 이를 두고 책무구조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0일 금융투자협회 공시를 통해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선물매매를 하는 과정에서 1300억원 가량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2일과 이달 10일 사이 ETF LP로서 자금 운용하는 과정에서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매매로 이러한 손실이 났다는 것이다.
LP는 ETF가 원활히 거래되도록 지속적으로 매도·매수 호가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수익 창출이 아닌 안정적인 가격 형성을 유도하는 게 핵심이지만, 추가 수익을 추구하며 과도한 선물매매를 벌이다가 손실이 발생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당시 일각에서는 LP 운용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점을 들어 조직 내부에서 손실 발생 사실을 감춘 것 아니냐는 의문이 돌았다.
금감원은 곧바로 전수점검에 착수한 가운데 사태 여파가 확대될 소지가 있는지 파악 중이다. 대규모 손실사태가 더 나올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증권업계는 바싹 긴장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신한투자증권도 이러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은 이번 천억원대 금융사고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면서 임직원들에게 사과하며 흔들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김 사장은 전일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최고경영자(CEO)로서 자신을 반성하고 책임을 크게 통감한다”며 “이제 회사는 본 위기상황을 수습하고 대책을 마련해 실행하는데 최우선으로 집중하겠다”고 게재했다.
다만 신한투자증권이 사태 수습을 위해 전방위로 대응하고 있지만 신뢰 훼손은 불가피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디딤펀드 출범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책무구조도 도입으로 내부통제가 특정 부서에서 전 직원이 하는 상호구조로 바뀐다”며 “내부통제가 촘촘해지면 훨씬 이번 사태와 같은 운용손실을 예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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