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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눈

물류단상(物流斷想): 스위스를 가다 (中) - SBB Mobile, ‘디지털’ 물류인프라의 모범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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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4.10.11 00:30 ㅣ 수정 : 2024.10.11 00:30

[기사요약]
SBB Mobile앱, 스위스의 독보적인 ‘디지털’ 물류인프라
쓰기에 간편한 디자인과 너무나 깔끔하고, 직관적이고, 정확하고, 풍부한 핵심 정보 제공
SBB Mobile의 또다른 장점 - 철도뿐만 아니라 버스, 트램, 케이블카, 유람선, 푸니쿨라 등 모든 운송수단 통합한 정보 제공한다는 점
미래 K-관광 활성화 위해서라도 철도, 고속버스, 택시, 유람선 등이 모두 연결된 통합 물류인프라 확보하기 위한 노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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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B Mobile application [출처=railtech, SBB]

 

[뉴스투데이=김승한 경기대 겸직교수,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단장] 가고 싶은 도시가 많았던 스위스여서 필자는 출국 전 일정계획에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첫 방문에다 자유여행이었던 까닭에 효율적인 이동 경로를 짜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실제 일정은 여행 전 계획한 일정과는 전혀 맞지 않았는데, 이유는 변화무쌍한 스위스 날씨 때문이었다.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스위스 여행의 핵심인 융프라우의 날씨가 주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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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과 흐린 날의 융프라우 [자료=필자 제공]

 

흐린 날씨에 유럽의 정상(Top of Europe) 융프라우요흐 방문은 아무 의미가 없다. 시꺼먼 구름에 둘러싸여 아무것도 안 보이기 때문이다. 스위스에 도착한 일요일에 체크한 융프라우 날씨는 금요일에나 화창한 날씨라서 원래 수요일 방문계획은 변경이 불가피했고, 이로 인해 전체 일정의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했다.

 

이런 일정 변경을 가능케 해준 것은 순전히 SBB Mobile이라 불리는 앱의 덕분이었다.

 

지난 편에서는 스위스 전역을 촘촘히 연결한 철도를 비롯한 물류인프라에 대해 이야기했었고, 이번 편에서는 스위스의 독보적인 ‘디지털’ 물류인프라인 SBB Mobile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스위스 여행의 필수 앱

 

수요일 계획했던 융프라우요흐역 방문을 대신한 일정은, 묶고 있던 취리히를 출발, 프랑스에 인접한 로잔(Lausanne)에 숙소 체크인을 한 후, 와이너리로 유명한 라보(Lavaux)지역 트레킹과 록스타 프레디 머큐리가 사랑한 도시 몽트뢰(Montreux), 레만호수 끝자락의 요새 시옹성(Château de Chillon)까지의 경로로 결정했다.

(※스위스에서의 기차여행과 트레킹은 날씨와 상관없이 인생 최고의 경험이다. 특히 라보 지역의 와이너리 트레킹 코스는 정말 강추할 만한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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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히 출발, 로잔숙박, 레만호수 주변 여행으로 변경된 코스 [자료=필자 제공]

 

스위스 여행에는 최소 3개의 앱이 필수적인데, 글로벌 ‘전국구’인 구글지도는 물론이고, 여기에 스위스연방철도(SBB)가 제공하는 SBB Mobile은 필수 중의 필수 앱이라 할 수 있다. 추가로 MeteoSwiss 같이 주요 도시의 날씨정보를 알려주는 앱 또한 매우 유용하다.

 

남부 로잔 지역으로의 경로 변경 때도 MetroSwiss를 보고 각 지역의 주간 날씨를 확인하면서 여행지역을 우선 몇 개 선정하고, SBB Mobile로 지역 간 이동시간을 확인해서 간단히 여행 스케줄을 변경했다.

 

물론 실제 여행 당일에는 구글지도로 실시간 동선을 체크해 가면서 여행지를 옮겨 다니다 보니 처음 방문하는 곳들도 어렵지 않게 이동 가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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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3가지 앱 - ①구글지도, ②SBB Mobile, ③MeteoSwiss [자료=필자 제공]

 


• SBB Mobile의 강력하고, 정확한 통합 실시간 정보 제공

 

필자가 속한 연합회의 성격상 전국 출장이 잦은데, 그러다보니 최근에 KTX 같은 고속철도 사용이 많아졌다.

 

KTX 예매를 위해 코레일톡이란 앱을 사용하는데 사실 티켓 예매용으로만 사용할 뿐이지 그 외에 실제 이동 시 가이드를 받기 위해서는 구글지도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뿐인가? 고속철도 좌석이 적은 경우도 많아 불가피하게 고속버스를 대체 이용하려면 버스 스케줄은 별도의 방법으로 확인해야 한다. (물론 고속버스는 스케줄 확인도 힘들고, 이동시간 오래 걸리고, 피로감이 더하고 하지만, 한가지 좌석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다.)

 

스위스연방철도가 제공하는 앱인 SBB Mobile은 어쩌다 떠나는 여행객 뿐만 아니라, 매일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이 의존할 정도로 쓰기에 간편한 디자인과 너무나 깔끔하고, 직관적이고, 정확하고, 풍부한 핵심 정보를 제공한다. IT 플랫폼을 다루는 필자에게 “이건 모빌리티 플랫폼의 모범답안이야”라고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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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B Mobile앱 활용 예시 [자료=필자 제공]

 

예로 필자가 묶었던 루가노(Lugano, 남부 도시) 숙소에서 루체른(Luzern)에 있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지붕 다리인 카펠교(Kapellbrücke)를 보러 간다고 하자.

 

전날 저녁에 SBB Mobile앱을 열고 간단히 출발지, 도착지를 입력하면([캡쳐1] 참고), 새벽 6시부터 떠나는 다양한 경로를 나열해 준다.([캡쳐2] 참고)

 

각각의 경로에는 탑승/도착/환승별 시각, 플랫폼 번호, 열차 내 승객복잡도, 전체소요시간 등 꼭 필요한 정보가 제공되고, 이중 디테일을 확인하고 싶은 경로를 터치하게 되면 선택된 경로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나타나게 된다.([캡쳐3] 참고)

 

최종적으로 루체른역에서 도보(Walk)로 6분(468m거리) 위치의 카펠교까지 경로 확인을 위해 화면을 터치하면 해당 도보경로까지 맵을 통해 이동 경로를 알 수 있다.([캡쳐4]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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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펠교의 ①외부, ②내부 사진 [자료=필자 제공]

 

SBB Mobile의 장점 중 또다른 하나는 철도뿐만 아니라 버스, 트램, 케이블카, 유람선, 푸니쿨라 등 모든 운송수단을 통합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구글지도가 이런 통합 운송정보를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적어도 스위스에서는 SBB Mobile만큼 정확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하지는 못한다.

 


• 디지털 물류인프라의 중요성 알려준 SBB Mobile

 

무슨 일을 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완성함을 비유적으로 말할 때 흔히 화룡점정(畵龍點睛)이란 사자성어를 쓴다.

 

알프스산맥의 혹독한 지리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오랜 시간에 걸쳐 차근차근 물리적인 물류인프라를 구축한 스위스에도 만약 SBB 앱이 없었다면 강력한 물류인프라를 이렇듯 효율적으로 활용하지는 못했었을 것이 분명하다.

 

용을 그리고 난 후 마지막으로 눈동자에 점을 찍듯 SBB Mobile은 스위스의 물류인프라에 방점을 찍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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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railtech, SBB]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로부터 칭찬을 받는 여러 가지 것 중에 서울/수도권을 연결하는 지하철이 많이 언급되곤 한다. 촘촘히 연결된 물리적 인프라는 기본이고, 사용의 편리성과 깨끗한 관리상태 모두 칭찬의 이유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사용자가 가장 많이 느끼는 핵심요소는 무엇일까? 지하철이 제공하는 시간과 위치 관련된 정확하고 간결한 정보와 소통수단이 아닐까 한다.

 

도로운송에 많이 의지하고 있는 현재이지만 정부 차원에서 스마트 철도물류 4.0을 위한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

 

미래 K-관광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철도, 고속버스, 택시, 유람선 등이 모두 연결된 통합 물류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금부터라도 한발한발 내디뎠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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