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입력 : 2024.09.30 18:34 ㅣ 수정 : 2024.09.30 18:34
사단선봉대대와 예비군교육훈련·정신전력 우수부대 표창을 받아 너무 많은 복을 내려주신 신(神)에게 감사 부대기가 계양되는 순간, 고생한 대대원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눈가에 이슬이 맺혀...
[뉴스투데이=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맹자가 자연의 법칙을 좇아서 時流(시류) 곧 때의 흐름을 잘 알아서 그 흐름을 타며 살라고 했던 ‘盡其心者 知其性也(진기심자 지기성야)’를 실천해 준비했던 초도업무보고는 신임사단장을 감동시키는 성과를 달성했다.
초도업무보고를 받은 사단장이 사령부로 복귀한 뒤에 들려오는 소문은 연말 선봉대대는 필자의 대대로 이미 결정되었다는 것이었고, 여러 참모들과 사단 작전보좌관의 섣부른 귀뜸을 받았다.
1996년 12월30일에 개최된 ‘연말 주요지휘관회의’시에 선봉대대 뿐만 아니라 3~4개의 분야별 표창이 필자가 지난 11개월 동안 지휘했던 110연대 3(청원)대대로 추가될 것이라는 연락도 받았다.
실제로는 선봉대대에 추가해서 2개인 예비군교육훈련·정신전력 우수부대 표창을 받았다. 대대장 취임전에 교통사고로 죽었다가 살아난 필자에게 너무 많은 복을 내려주신 신(神)에게 감사드렸다.
동원분야의 최고 권위자였던 이상신 장군이 사단장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연말 주요지휘관회의’ 개최 전에 떠났다. 하지만 그동안의 업무 성과와 초도업무보고를 통해 신임 충용부대 사단장인 조영호 장군(학군7기)에게도 각별한 신뢰를 받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사단 선봉대대 표창은 육군본부에 보고되어 기록으로 남는다. 이는 나중에 진급 또는 중요한 직책 선발시에 참고가 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동기생들보다 늦게 대대장으로 취임한 필자에게는 교통사고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할 수도 있는 계기임과 동시에 그동안 고생한 대대원들의 수고를 보답하는 소중한 의미의 표창이었다.
■ 교통사고후 긴 재활치료의 아픔을 겪었던 필자는 부대기가 올라가는 순간 눈가에 이슬이 맺혀...
연말 주요지휘관회의가 열린 사단기밀실에서는 지난 1년동안 부대 발전을 위해 노력한 유공부대 표창 수여식이 끝나고 작전참모에 의해 업무 평가분석과 다음연도 부대운영 지침 설명을 마친 후에 조영호 사단장의 훈시도 있었다.
실내 기밀실에서의 회의를 마치고 회의에 참석한 주요 지휘관 및 참모들이 사단의 소연병장에 대열을 갖추고 유공부대기 계양행사가 열렸다.
7월 전반기 행사에 이어 두 번째로 치루는 행사이다. 교통사고후 긴 재활치료의 아픔을 겪었던 필자는 부대기가 올라가는 순간 눈가에 이슬이 맺히며 그동안 부족한 대대장인 필자를 위해 고생한 고(故) 이완목 부대대장을 비롯한 대대원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선봉부대인 필자의 대대기는 다음해 연말까지 사단사령부에 계속 계양된다. 병법에 성을 공격할려면 성을 방어하는 것보다 3배의 전투력이 필요하다고 가르치지만, 인물지에 나오는 많은 책사 및 전략가들은 수성(守城)이 공성(攻城)보다 힘들다는 것을 강조한다.
대대장 취임후 지난 11개월 동안에도 대대원들은 필자의 의도에 따라 수많은 훈련과 시범과 검열, 행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었고 결국 사단선봉대대로 선발됐다. 이는 공성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수성을 위해 지속해서 사단을 대표하는 필자의 대대가 모든 시범, 검열, 측정 등에 가장 앞장서서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대대원들에게 이런 필자의 각오를 밝힐 수가 없었다. 그동안 동원 업무를 비롯한 교육훈련 분야와 부대관리 등에서 부대원들이 너무도 고생했던 것을 잘알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