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 전문기자 입력 : 2024.10.02 15:05 ㅣ 수정 : 2024.10.14 09:49
곰치, 모습은 귀엽지만 아무리 힘센 다이버라도 그 무는 힘을 감당할 수 없어 슈도케로스 신틸라투스, 편형동물의 한 종류로서 조그만 나뭇잎 같이 생겨 Frogfish, 짧고 뭉툭한 몸에 피부 표면이 울퉁불퉁하여 산호나 해초와 비슷
[필리핀(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작은 녀석들에 집중하다가 장소를 옮기는데 아래쪽에 뭔가가 움직이는 것 같아서 아래를 바라보니 필자의 바로 아래,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곰치 한 마리가 바위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필자는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우습기도 해서 재빨리 촬영을 하였다. 1~2장 사진을 찍었는데 곰치는 사람이 있는 것을 느꼈는지 즉시 바위에서 나와서는 다른 곳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필자는 촬영 모드를 즉각 동영상 모드로 바꿔서 곰치가 움직이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아래 동영상 참조).
곰치는 사람이 한번 물리게 되면 아무리 힘센 다이버라도 그 무는 힘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가까이 가지 말아야 한다고 늘 들었지만 이날은 왠일인지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았고 꽤나 근거리까지 접근해서 촬영을 했다.
곰치를 촬영하다 보니 일행이 보이지 않는다. 시야가 좋지 않아서 대략 일행이 있다고 생각되는 쪽으로 향했고, 몇 미터 지나지 않아 다이버가 호흡할 때 내뿜는 공기 방울이 보이면서 이내 우리 일행인 것을 확인하고 다가갔다(마뚜 포인트에는 통상 매크로 촬영을 하는 다이버 팀들이 여럿 있어서 수중 시야가 좋지 않을 때에는 같은 일행인지 식별하기가 쉽지 않을 때가 많다).
다시 마스터가 집중하고 있는 곳을 바라보니 아주 자그마한 나뭇잎 같은 것이 보인다.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보자 그 나뭇잎 같은 녀석이 움직인다. 나중에 구글을 통해서 이 녀석의 이름을 어렵게 찾았는데, 발음하기도 어렵다.‘ 슈도케로스 신틸라투스(Pseudoceros Scintillatus)’. 편형동물의 한 종류이다(아래 왼쪽 사진).
근처에서 발견한 또 다른 누디는 다른 누디와 색상이나 느낌이 약간 다른 녀석이다. 구글에서 어렵게 찾은 이 녀석의 이름은 ‘고니오브란쿠스 지오메트리쿠스(Goniobranchus Geometricus)’이다(아래쪽 사진).
다시 장소를 이동해서 다른 녀석들을 찾으러 가는데 갑자기 뭔가 움직이는 모습이 곁눈으로 들어온다. 카메라부터 그쪽 방향으로 향하고 보니 좀처럼 보기 힘든 녀석이 움직이고 있었다.
몸에 있는 무늬가 눈송이 같다고 해서 ‘눈송이 곰치(Snowflake Moray eel)’라고 부르는 녀석이다. 운 좋게도 정지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었다. 지난 1월에 태국 시밀란에서 보았던 레오파드 곰치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모습이다.
눈송이 곰치가 지나가고 난 다음, 마스터 쪽을 바라보니 마스터는 벌써 뭔가를 주시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덩치가 큰 녀석이고 필자도 금방 그 녀석이 뭔지 알아볼 수 있었다. 생김새는 개구리와 전혀 다른 모습이지만 이름은 Frogfish이다.
Frogfish는 짧고 뭉툭한 몸에 피부 표면이 울퉁불퉁하여 산호나 해초와 비슷한 모습을 갖추고 있어서 주변 환경에 잘 녹아든다. 이 녀석은 갑자기 사냥감에 뛰어들어 먹이를 잡는 독특한 사냥 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