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의 이슈산책] 김건희 여사 백담사에서 칩거하라
[뉴스투데이=민병두 회장] 김건희 여사가 자살예방캠폐인 관련한 행차를 했다는 기사의 제목을 얼핏 봤다. 첫번째 느낌적 느낌은 이 양반 심란하구나. 사람들은 자기가 듣고 접하고 경험하고 공감하는 것에 집중하게 되어있다. 행간을 잘 읽어보면 억울해 하는 마음이 비쳐진다.
그리고 김건희 여사 사진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용산 대통령실에서 배포한 그 수많은 김건희 여사의 원샷사진을 다 찾아보기에는 시간이 없어서 대략을 살펴보았다.
제1기에 해당하는 사진은 ‘순천만 뒷모습’ 이다. (사진 1 참조) 전형적인 Z세대 인스타용 화보촬영이다. 배경을 약간 날리고 등을 보인 상태에서 옆 얼굴을 비쳐준다. 연예인들 화보 사진 스타일이다. 의식의 흐름이 그림 사업과 영부인의 중간쯤 어딘가에 놓여있다. 아직 영부인 역할에 익숙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2기는 캄보디아 심장병 어린이와 찍은 사진(사진 2)이다. 역시 그림 사업을 하는 사람 답게 미켈라젤로의 피에타(사진3)를 참고했다. 성모 마리아가 예수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모습이다. 예수 그리스도와 어린이의 좌우 배치를 바꾸었을 뿐이다. 피에타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사진을 보면 김건희 여사가 영부인의 역할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영부인의 첫번째 과제는 대통령이 고유의 업무를 잘할 수 있도록 정서적인 관리를 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대통령이 인기를 얻도록 지원하고 나름의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지미 카터 시기에 영부인 집무실(east wing)이 처음 생기고 이런 역할이 주어졌다. 레이건 영부인 낸시가 마약금지캠페인(Just Say No), 오바마 부인 미셸이 청소년교육캠페인(Reach Higher)를 하는 등 역대 미국 대통령의 영부인은 자신의 역할을 특화했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지만 선출된 권력 못지 않은 역할을 한 클린턴 부인 힐러리의 영부인 역할은 논쟁거리였다. 힐러리의 등장은 미국사회에서 남자보다 뛰어난 수퍼우먼의 등장과 궤를 같이한다.
부계 사회에서는 집안을 먹여 살리는 경제력은 남성성의 지표였고, 여성성은 가사의 관리라는 역할분담이었다. 정보화 사회가 되고 고학력여성 수퍼우먼이 대거 등장하면서 수천년을 이끌어 온 역할분담론이 붕괴되었다. 그 토대 위에서 힐러리가 나타났다.
낸시 미셸 힐러리 등 역대 영부인의 역할은 자신이 살아온 일생과 연결되어 있다. 일관성이 있다. 그래서 호소력이 있었다. 논란이 있었지만 미국인의 사랑을 받은 것도 그 같은 이유에서이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의 피에타 연출은 어색하다. 너무 작위적이다. 자신이 살아온 일생과 일치해야지 감동이 있는데 전혀 그래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 김건희 사진의 또 다른 논란거리가 ‘대통령코스프레’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사진을 보았다. 사진은 일정정도 피사체를 왜곡한다. 렌즈를 통과하는 순간 불가피한 일이다. 김건희 여사의 오른손이 얼굴 보다 크게 나온 점에 주목하게 되었다.(사진 4)
이것은 의도적인 왜곡이다. 지도자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사진사가 오른손 가까이서 사진을 찍은 것이다. 가르키는 사람,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 지시하는 사람 등 이런 이미지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진(사진 5)과 비교하면 알 수 있다. 누가 더 큰 지도자로 보이는가? 둘다 오른손을 뻗고 있지만.
나폴레옹이 알프스 산맥을 넘는 그림(사진 6)은 영웅화의 가장 대표적인 구도이다. 나를 따르라는 표정, 보는 이를 쳐다보는 강력한 눈빛, 천리마를 통제하는 흔들리지 않음 등등 그림과 사진은 상징이다. 때론 이미지를 조작한다. 최종적인 사진의 선택과 배포에 김건희 여사의 의중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오늘도 명품백사건 주가조작사건 등이 연일 보도된다. 오죽하면 체코 언론에서 사기꾼이라고 보도했다가 우리 대사관의 항의를 받고 삭제하는 사건이 벌어졌을까. 재임 중에 기소, 사법처리를 피해갈 지 몰라도 퇴임 이후에 그의 미래는 정해진 길을 걸어가게 되어 있다.
하지만 그 사이에라도 좀 조용히 살고싶다. 먹고살기 힘든데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 눈에서 김건희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것이 국민의 심정이다. 앞으로 남은 2년 반 동안 백담사에 가서 면벽 수도하며 살아라, 나라와 국민을 위한 기도를 하며 살아라 그게 길이다. 백담사가 싫으면 칠불사를 가든지.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이 무엇을 하든 김건희가 대통령이라는 소리가 떠나지 않는다. 계속하여 대통령놀이 원탑놀이에 빠져있으면 지방선거 대선을 앞두고 성난 보수들이 그의 칩거를 원할 것이다. 김건희 개인이나 보수가 잘되고 못되고는 내 관심 밖이다. 그냥 우리나라를 둘러싼 여러 현안에 집중하고 싶다. 김건희의 그림자가 이를 방해하고 있어 국민들이 불편해 한다.
사람들이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이라고 해서 그랬나 김건희 여사 얘기가 길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위상에 맞게 짧게 언급하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체코 방문을 마치고 나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90분 간 식사를 했다.악수하고 어쩌고 하다보니 100분 정도의 만남이었다고 한다.
늘 그렇듯 혼자서 말을 독점했나보다. 모두에 윤석열이 “우리 한동훈 대표가 좋아하는 고기로 식사를 준비했다”고 하니까 마무리에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님이 감기 기운이 있는데 아이스커피 드셔도 되겠습니까”라며 걱정했다고 한다. 참 훈훈하다.
9988234라는 말이 있다.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일 고생하고 4일만에 죽는 게 사람들의 소망이다. 99분간 만나서 88분간 혼자 말하고 2, 3명이 아부성 추임새 넣다가 함께 죽(4)는다. 공멸한다. 밥상머리 민주화, 대화의 민주화가 되어야 한다. 할 말은 하고 들을 말은 들어야 나라가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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