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업계, '디딤펀드' 첫 선...퇴직연금 시장 활성화 주목
금투협·25개 자산운용사 공동 브랜드 '디딤펀드' 출시
안정적이면서 수익 추구, 실적배당형 투자활성화 목표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와 자산운용업계가 내놓은 ‘디딤펀드’가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이 펀드 출시가 국민 자산 증식에서의 선순환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디딤펀드는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도입된 자산배분형 펀드로, 비교적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한다. 관건은 퇴직연금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지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요 자산운용사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펀드 도입을 구체화한 뒤 전일 디딤펀드를 시장에 내놨다.
금투협이 주도해서 자산운용사와 함께 선보인 공동 브랜드다. 총 25개 운용사 중 신규 펀드 출시는 15개사, 10개사는 기존 펀드를 조건에 맞게 재설정한 후 명칭에 ‘디딤’을 반영했다.
우선 디딤펀드는 주식·채권 등을 대상으로 분산투자·리밸런싱(재조정)을 통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연금 특화 자산배분펀드다.
국민연금처럼 주식·채권·대체자산 등에 분산 투자해 예금만큼 안정적이면서도 예금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중립적 성과를 기대한다.
최근 증권사들은 퇴직연금에서 운용 수익률에 초점을 맞추느라 분주하다. 투자자들이 퇴직연금을 안전하게 지키면서도 수익률도 끌어올리고 싶어해서다.
디딤펀드는 이러한 고객 니즈가 반영됐다. 원리금보장 상품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면서도 타겟데이트펀드(TDF)보다 안정적이다.
현재 대부분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은 TDF 상품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400조에 육박할 만큼 커졌지만 원리금보장형인 ‘초저위험(89.2%)’ 상품에 몰려 수익률이 은행예금이자 수준이란 지적이 계속돼 왔다.
미래를 위해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했다. 특히 이 수익률은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해 연금 자산을 방치한다고 보는 터였다.
때문에 국민의 노후 자산 증식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밸런스펀드(BF)의 역할이 중요해 디딤펀드가 나왔다. 즉 원금보장형 대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를 활성화하는 게 목표다.
이 펀드는 자산운용사마다 1개 상품으로 제한해 운용사 역량을 집중하게 했다. 이는 운용사별 퇴직연금 대표 상품으로 성장하겠다는 취지가 담겼다.
대표적으로 전일 신한자산운용은 ‘신한디딤글로벌EMP펀드’를 출시했다. 신한자산운용 디딤펀드는 기존의 ‘신한TRF성장형OCIO솔루션’를 디딤펀드 요건에 맞게 리모델링한 사례다.
KB자산운용은 ‘KB 디딤 다이나믹 자산배분 펀드’를 내놨다. 국내외 대표지수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면서 글로벌 지역과 섹터·스타일·테마 등을 고려해 광범위한 분산투자 효과는 물론 알파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디딤CPI+펀드(채권혼합-재간접형)’를 내놨다. 기존 운용 중인 펀드에 재간접형태로 투자하는 새로운 펀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 대신자산운용 디딤펀드는 기존 상품 리뉴얼을 마치는대로 다음달 중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다만 디딤펀드의 흥행 가능성에는 온도차를 보였다. 디딤펀드 시도에 활성화와 안착을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미지근한 반응도 나온다.
디딤펀드가 기존 자산배분펀드 대비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다. 자산배분펀드는 수년간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외면받아온 만큼 더 특색 있는 요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디딤펀드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으로 승인받지 않았다는 점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디폴트옵션 적격상품으로 승인받으려면 검증된 운용 실적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디딤펀드에 대해 세제 혜택과 같은 추가적인 투자자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더해졌다. 업계는 디딤펀드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요소들을 고민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했다.
금투협은 상품출시 이후에도 일반 근로자가 디딤펀드에 보다 쉽게 접근하고 비교·선택할 수 있게끔 디딤펀드 라인업 추가, 연금앱 단축경로 생성, 판매채널 확대 등을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서유석 금투협 회장은 “BF의 통합적·효율적인 관리 및 근로자 선택 용이를 위해 업계 공동 브랜드인 ’디딤펀드‘를 론칭했다”며 “건전한 자산배분형 연금투자 문화 확산을 도모해 실질적인 노후대비 어려움을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디딤펀드는 14개 증권퇴직연금사업자를 통해 가입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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