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일 기자 입력 : 2024.09.26 08:23 ㅣ 수정 : 2024.09.26 16:46
DGB금융 임추위 차기 iM뱅크 행장 후보군 검증 황병우 회장 은행장 겸직 체제서 분리될 가능성 시중은행 전환 후 첫 승계...전국 영업 전략 중요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구 DGB대구은행)의 최고경영자(CEO) 승계 작업이 본격화한다. 현재 DGB금융그룹 회장의 은행장 겸직 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구 은행’ 효과 극대화 전략 제시 및 이행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이달 27일부터 가동하는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통해 차기 iM뱅크 행장 후보군 선정 작업에 돌입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iM뱅크 행장 승계 결과다. DGB금융은 지난 3월 황병우 당시 대구은행장을 그룹 회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공석이 된 대구은행장 자리는 황 회장 겸직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이 사이 대구은행은 지난 5월 금융위원회 인가를 통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고 사명도 iM뱅크로 바꿨다. 국내 지방은행으로는 최초 사례다.
황 회장은 지난해 1월 당시 대구은행장으로 취임하면서 2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 이에 따라 겸직 중인 iM뱅크 행장 임기도 오는 12월 31일 만료된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금융사 CEO 임기 만료일 기준 최소 3개월 전부터 승계 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DGB금융도 이달부터 차기 iM뱅크 행장 선임에 나선 것이다.
DGB금융 임추위는 자회사 CEO 후보군을 상시 관리하고 있는데, 차기 iM뱅크 행장에 적합한 인물을 본격적으로 압축해 나갈 전망이다. 아직 후보군이 대외적으로 알려지진 않은 가운데 iM뱅크 부행장·부행장보 및 그룹 소속 부사장 등의 경영진이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iM뱅크가 전국구 은행으로 도약한 지 채 6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뤄지는 CEO 승계인 만큼, 조직 안정과 성과 창출 등의 자질이 집중적으로 검증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DGB금융이 발표한 중기 경영 계획 ‘뉴 하이브리드 뱅킹 그룹(New Hybrid Banking Group)’을 함께 이행할 수 있는 경영 역량도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iM뱅크 행장의 우선 과제는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 해소가 지목된다. iM뱅크는 시중은행 전환 이후 수도권을 비롯해 강원, 충청 등의 지역으로 영업 확대에 나섰는데 아직 재무적으로 뚜렷한 성장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대형 시중은행들과의 경쟁 구도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 올 2분기(4~6월) iM뱅크의 당기순이익은 906억원으로 전년동기(1226억원) 대비 26.1% 감소했다. 이는 전분기(1195억원)와 비교해도 24.2% 줄어든 수준이다. 실적 집계 기간상 시중은행 전환 효과를 온전히 반영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순이익 둔화에 대한 우려는 잔존해 있는 상황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지방은행과의 자본 차이가 10배 가까이 나고, iM뱅크도 크게 다른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직접 경쟁하면서 폭발적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순이익은 결국 영업력 뿐 아니라 고객 구성, 건전성 관리 같은 역량도 함께 이뤄져야 늘어날 수 있는데 우호적인 업황은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원칙적으로는 황 회장의 iM뱅크 행장 연임 가능성도 열려있다. 특히 황 회장이 대구은행장 시절 시중은행 전환 작업을 진두지휘했다는 게 가장 큰 무기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시중은행 체제의 경영·영업 전략을 수립한 황 회장이 안정화 단계까지 직접 챙길 적임자로 떠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통상 국내 은행장들은 첫 임기 2년에 1년이 추가(연임)되는 ‘2+1년’의 임기를 부여받는 경우가 있다.
DGB금융의 한 관계자는 “현재 임추위 개시 일정 외 다른 부분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