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터뷰] 박희동 이노보테라퓨틱스 대표 “AI 기반 신약 개발에 새 지평 열겠다”

임성지 기자 입력 : 2024.09.26 04:05 ㅣ 수정 : 2024.09.26 04:08

AI 플랫폼 딥제마 활용 국소 흉터치료제 ‘INV-001’ 임상 2상 완료
파이프라인 10개 이상 확보...2025년 코스닥 상장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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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동 이노보테라퓨틱스 대표. [사진=임성지 기자]

 

 

[뉴스투데이=임성지 기자] “퍼스트 인 클래스(세계 최초 혁신 신약) 가치를 지닌 흉터치료제 'INV-001'의 임상 2상을 1년만에 끝냈다는 점은 이노보테라퓨틱스 역량과 경륜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를 토대로 이노보테라퓨틱스는 신규 과제를 정기화해 사업 성과가 연구개발(R&D)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한 구조를 실현하겠습니다."

 

박희동(사진) 이노보테라퓨틱스 대표는 25일 뉴스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바이오벤처로써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임상 2상은 신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증명하기 위한 단계다. 쉽게 설명하면 약리 효과를 확인하고  적정 용량 또는 용법을 결정하기 위한 시험인 셈이다.

 

2019년 설립한 이노보테라퓨틱스는 대사, 염증, 암 질환 등 합성신약 치료제 개발에 특화된 바이오벤처다. 이 업체는 LG생명과학(현 LG화학)에서 신약 R&D 및 전략 기획 분야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지닌 연구진으로 이뤄졌다.

 

2020년 본격적인 R&D에 뛰어든 이노보테라퓨틱스는 4년 만에 10개 파이프라인을 갖췄다. 제약업계에서 파이프라인은 신약의 R&D 프로젝트다.  연구부터 임상을 거쳐 승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뜻한다.

 

이 업체가 이처럼 단기간에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게 된 원동력은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플랫폼 '딥제마(DeepZema®)'에 있다. 

 

딥제마는 임동철 CTO(최고기술책임자)가 개발한 AI 신약개발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제약 타깃(목표 의약품) 발굴부터 개발 후보 발굴에 이르는 신약 연구 모든 과정을 24개 모듈의 웹 기반 '버츄얼 플랫폼(Virtual Platform)'으로 갖췄다. 이를 통해 이노보테라퓨틱스는 R&D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했다.

 

무엇보다 이노보테라퓨틱스가 ‘INV-001’ 임상2상을 1년 만에 끝냈다는 것은 AI에 토대를 둔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국내 바이오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다음은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임상 2상을 끝낸 INV-001에 대해 설명해달라

 

"INV-001은 AI 신약개발 플랫폼 딥제마에서 추출한 재창출(Drug repositioning) 약물이다. 재창출 약물은 특정 질환 치료제로 승인했거나 개발 중인 약물을 새로운 질환 치료제로 용도를 바꾸는 것이다. 이는 신약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과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콜라겐을 생성하는 데 필수인 단백질 'HSP 47(Heat Shock Protein 47)'을 억제해 콜라겐을 생성하고 운반해 세포 밖으로 분비하는 작용을 막는다. 이를 통해 수술 및 외상 후 흉터 예방 및 치료를 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허가받은 흉터치료제가 없는 가운데 INV-001가 치료제로 개발되면 퍼스트 인 클래스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국내 흉터치료제 시장 규모는 1000억원 정도로 추정한다."

 

Q. INV-001 임상2상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갑상선절제술을 받은 후 상처 크기가 3cm 이상인 한국 환자 77명이 임상에 참여했으며 서울에 있는 세브란스병원 등 4개 병원에서 임상을 진행했다. 임상시험에서 저용량(0.2%) 치료군과 고용량(2%) 치료군 모두에서 INV-001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고 임상시험 중 중대한 부작용(Serious Adverse Events, SAE)은 보고되지 않았다. 또한 주요한 계획서 위반 없이 12주 동안 임상약을 투약한 고용량(2%) 치료군에서 위약(환자에게 심리적 효과를 주는 가짜 약)과 비교해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했다.  통계적 유의성은 연구 결과가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INV-001은 12주째에 접어들면 위약에 비해 흉터를 24.5%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Q. INV-001 임상2상 의미가 있다면

 

"이번 임상시험은 세계 최초로 HSP47 저해에 따른 흉터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흉터 억제 효과를 지닌 외용제(연고나 크림) 전문의약품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흉터억제 전문의약품 연고제가 개발되면 의료진과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노보테라퓨틱스 AI 플랫폼 딥제마의 유용성과 이를 기반으로 개발한 국소 흉터치료제 INV-001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Q. 프리IPO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자금 조달 성격은 무엇인가

 

"현재까지 2019년 시리즈A로 100억원, 2021년 11월 시리즈B로 3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내년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위한 마지막 퍼즐로 약 2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을 조달해 후속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과 기술이전 등 회사 운영에 사용할 것이다."

 

Q. 이노보테라퓨틱스 경쟁력은 무엇인가

 

"이노보테라퓨틱스는 지속적인 R&D를 해낼 수 있는 바이오벤처로 시작한 지 4년만에 10개가 넘는 신규과제를 발굴했다. 짧은 기간 동안 제대로 된 ‘퍼스트 인 클래스’급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임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다. 전사적인 노력과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역량으로 1년만에 2상을 끝냈다. 바이오벤처 입장에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임상 2상 결과를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바이오벤처가 2년 간격으로 라이센스아웃(기업이 자사 제품, 기술, 브랜드 등을 다른 기업이나 개인에게 사용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하려면 매년 1개가 넘는 연구과제, 또 10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해야 한다. AI 플랫폼 딥제마를 기반으로 전문성과 지속성을 지닌 탄탄한 바이오벤처로 발돋움하겠다."

 

Q.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국가적으로 보면 바이오가 미래 산업이지만 현실적으로 바이오벤처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노보테라퓨틱스 사명은 ‘신약개발을 통해 인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나눔을 실행한다’이다. 이는 다른 바이오벤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바이오벤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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