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CJ제일제당·대상, 소스류 수출 박차...해외 입맛 잡는다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국내 식품 제조사들이 해외 소스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고추장, 쌈장 등 장류 뿐 아니라 불고기, 바비큐 소스까지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해외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글로벌 소스 시장 규모는 2021년 369억 달러(한화 약 48조 5400억 원)에서 2022년 389억 달러(51조 1700억 원)로 증가했다. 올해 433억 달러를 넘어 2030년에는 59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관세청은 지난해 '불닭'과 고추장 등 우리나라의 소스 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양념 소스와 전통 장류를 포함한 전체 소스 수출액은 전년 대비 6.2% 증가해 3억 8400만 달러(한화 5100억 원)에 육박했다.
그간 세계 시장에서 매운맛은 후추와 계피 등 알싸한 향신료와 스리라차와 핫소스 등 할라페뇨와 칠리를 곁들인 맵싸한 맛이 주축을 이뤘다. 최근 유럽과 미국 등 서구권 소비자들 사이에서 'Swaicy(매콤달콤한 맛)'가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하면서 한국의 고추장과 여러 소스류가 입소문을 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현지 입맛에 맞춰 맵기나 제형, 용도를 변형한 장류와 소스류 신제품이 등장했다. 시장 공략을 위한 다각화 전략의 일환이다.
동원그룹은 올해 상반기 동원홈푸드의 '비비드키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배 성장했다고 밝혔다. 2020년 시장에 진출한 뒤 연매출이 매년 평균 170%씩 빠르게 늘었다. 초기 30톤 수준에 불과했던 월별 생산량도 현재는 120톤 수준으로 증가했다.
비비드키친은 △토마토케첩과 머스타드처럼 대중적인 제품 △저당 돈까스·마라 소스와 같이 마니아층을 위한 제품 등 국내를 위주로 사업 확장에 힘 써 왔다. 이젠 '한국식 발효음식'을 내세워 '김치 치폴레 마요·코리안 쌈장 BBQ소스' 등을 핵심 품목으로 수출 시장도 공략할 예정이다. 현재 수출국인 미국과 호주, 베트남, 홍콩을 넘어 향후 유럽과 일본 시장까지 진출을 앞둔 상태로, 올해 수출 목표는 200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30여년간 조미식품을 제조해 온 노하우와 다양한 소스 라인업을 바탕으로 50조에 달하는 세계 소스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브랜드를 활용해 현지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매운맛을 조절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고추장·된장·쌈장와 같은 한국의 전통장 △편의형 쿠킹소스인 불고기 소스·떡볶이 치킨소스·고기양념장 △튜브 형태의 고추장과 K바비큐 드리즐 등 현지화 K소스 등이 있다.
CJ제일제당이 세분화된 제품군으로 시장을 공략한 결과 지난해 10월까지 소스류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0% 성장했으며, 판매 국가 수는 약 60여 개국에 달했다.
현재는 영국 주요 레스토랑에 제품을 납품하며 시장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 퀵서비스 레스토랑 체인 잇슈(itsu) 80여 개의 매장에 쌈장 납품하하고 있으며 영국 일식 체인 음식점 와가마마(Wagamama)의 160여 개 매장은 CJ제일제당의 돼지고기 양념장을 햄버거 패티 양념장으로 활용 중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5년 전만 해도 100개 미만이던 영국 내 한식 레스토랑이 최근 3배 가량 증가했다"며 "B2B 수요가 늘며 현지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상은 글로벌 식품 브랜드 오푸드(O'Food)를 필두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오푸드는 지난해 11월부터 200여 종의 소스를 20여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현지 맞춤형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소스의 용도와 제형을 바꿨는데 고추장과 쌈장의 경우 농도는 묽게 해 깔끔한 맛을 앞세웠다. 색다른 맛을 원하는 현지인들을 위해서는 '간장·로제·핵매운 고추장' 떡볶이 3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또 할랄 인증을 받은 할랄 장류 소스 제품군은 동남아시아에서 높은 매출고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오푸드의 할랄 장류 전체 수출 매출은 2018년 대비 2022년 기준 570%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대상은 올해 하반기 K치킨의 인기를 반영한 치킨 디핑 소스 신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추장과 간장을 베이스로 한국식 양념 치킨의 매콤한 맛을 살릴 제품으로 알려졌다.
대상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글로벌 수요와 트렌드를 반영한 K소스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각 국가 권역별 생산기지 확보를 통해 현지화 소스를 출시해 글로벌 소스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넓혀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