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7년’ 인터넷은행, 지방은행도 넘었다…'건전성'은 과제
케·카·토뱅 6월 말 총자산 116조원 기록해
총자산·실적서 지방은행 추월 사례 잇따라
비대면 경쟁력으로 고객·자산 공격적 확대
고속성장에 건전성은 악화...관리 필요성도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 3사의 총자산이 올해 들어서만 15조원 가까이 늘어나며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나오는 실적에서는 주요 지방은행을 뛰어넘는 사례도 나오는 등 시장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흐름이다. 디지털 경쟁력으로 무장한 인터넷은행들의 체급 확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표에서는 성장통도 나타나고 있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올 6월 말 기준 총자산은 116조3948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101조6478억원)보다 14조7470억원(1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93조7167억원)과 비교하면 22조6781억원(24.2%) 늘어난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카카오뱅크의 올 6월 말 총자산은 61조304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54조4882억원) 대비 6조5422억원(1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토스뱅크의 총자산은 25조7387억원에서 31조800억원으로 5조3413억원(20.7%), 케이뱅크의 총자산은 21조4218억원에서 24조800억원으로 2조6582억원(12.4%) 각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17년 출범한 인터넷은행의 총자산은 약 7년 만에 지방은행과 견줄만한 수준까지 성장했다. 올 6월 말 기준으로 케이뱅크는 전북은행(24조450억원)을 350원 차이로 추월했다. 또 카카오뱅크는 BNK경남은행(61조6770억원)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1년 출범한 토스뱅크는 전북은행을 이미 넘어섰고 광주은행(35조2546억원)을 쫓고 있다.
최근 나오는 실적에서도 판도 변화가 감지된다. 카카오뱅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314억원으로 전북은행(1127억원)을 2배 차이로 따돌렸다. 이는 경남은행(2304억원)과 광주은행(1611억원)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국내 지방은행 중 가장 실적이 좋았던 BNK부산은행(2514억원)과 비교해도 순이익 차이가 크지 않다.
인터넷은행들이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건 비대면 금융 활성화에 따른 고객·자산 확대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올 6월 말 기준 고객 수는 4605만명에 달한다. 중복 가입자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합계로 보면 국민(약 5175만명)의 89%가 인터넷은행 고객인 셈이다.
특히 은행 이익의 근간이 되는 대출 시장에서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개인사업자 등으로 영역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또 연초 대환(갈아타기) 플랫폼을 통해 지방은행과 시중은행 등의 대출 자산은 빨아들인 점도 실적·외형 성장 배경으로 지목된다. 일례로 카카오뱅크의 올 6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1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9조1000억원) 대비 3조3000억원(36.3%) 증가했다.
인터넷은행은 기성 은행과 비교해 압도적인 효율성을 자랑한다. 올 6월 말 기준 토스뱅크의 직원 1인당 충당금적립전이익(충전이익)은 5억2500만원으로 부산은행(1억5300만원) 대비 3배 이상 많다. 충전이익은 은행이 해당 분기 거둔 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판관비)를 뺀 금액이다. 충전이익을 임직원 수로 나눈 값이 클수록 은행의 경영 효율성이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인터넷은행들의 양정 성장 속에서도 질적 성장에 대해선 보완해야 될 부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신용대출 중심의 자산 건전성 악화가 최우선 해결 과제로 지목된다. 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올 6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잔액은 5145억원으로 전년동기(3929억원) 대비 1216억원(30.9%) 증가했다. NPL은 3개월 이상 연체돼 회수가 어려워진 부실채권이다.
한 인터넷은행의 관계자는 “경기 둔화 영향으로 건전성이 악화된 부분이 있지만 관리 노력을 통해 연체율은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여신 자산을 골고루 분배하고 신용평가 능력도 고도화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케이·카카오·토스뱅크에 이어 ‘제4 인터넷은행’ 출범을 위한 심사 기준을 오는 11월까지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4개의 컨소시엄이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사업성과 자본력 등이 최대 관건으로 지목된다. 시장에선 새로운 인터넷은행이 등장하기 위해 법인 설립과 예비인가 신청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2년가량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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