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클럽’ 유료화 시동…업계 ‘부동의 1위’ 수성할까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배달의민족이 그동안 무료체험 방식으로 운영해 온 구독제 서비스 ‘배민클럽’ 유료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쿠팡이츠의 맹추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배민이 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1일부터 구독 프로그램 ‘배민클럽’을 정식 오픈했다. 배민클럽은 알뜰배달 배달비 무제한 무료와 한집배달 배달비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구독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현재 배달앱 시장은 ‘배달비 무료’ 혜택을 내세운 구독 서비스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이다. 배민의 ‘배민클럽’과 요기요의 ‘요기패스X’, 쿠팡이츠의 ‘와우멤버십’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배민클럽은 경쟁사보다 저렴한 구독제 가격을 무기로 승부수를 띄웠다. 배민클럽 구독비는 정상가 3990원이지만 현재는 오픈 기념 혜택으로 프로모션 가격인 1990원에 가입이 가능하다. 정상가인 3990원도 와우멤버십 구독료인 7890원보다 절반가량 저렴하다.
배민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현재 프로모션가를 정상화해 3990원이 되더라도 배달비 절약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득이 크다”며 “타사보다 저렴한 수준이라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월 1회만 주문해도 구독료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실속 있게 설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배민클럽 무료 체험 기간(7월 9일~9월 10일) 동안 사전가입한 고객들은 1인당 평균 1만7600원의 배달비를 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 구독비 대비 10배 가까운 혜택을 누린 셈이다.
또 배민클럽은 입점 업체 수로 우위에 선 모습이다. 배달의민족에 입점한 가게는 32만여개다. 이는 배달앱 3사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입점 업체가 많을수록 맛집의 절대적인 수도 늘어나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발길도 이어질 수 있다. 모든 가게가 배민클럽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은 앱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배민클럽의 혜택은 배달비 할인에서 그치지 않는다. 주문 후 1시간 내 배송되는 ‘배민B마트’ 할인쿠폰과 배민 커머스 서비스인 ‘장보기·쇼핑’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팩, 롯데시네마 영화 할인권 등의 제휴사 혜택 등도 함께 제공한다.
배민은 배민클럽 공식 오픈과 함께 더 많은 고객이 무료배달을 체감할 수 있도록 배민클럽 무료배달이 가능한 식당을 기존 배민배달(배민1플러스) 가입 매장에서 가게배달 이용 매장으로 확대 적용한다.
연고은 우아한형제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음식 배달에 집중한 혜택을 제공하며 많은 고객들이 배달비 절감 효과를 경험할 수 있었다”면서 “일상에 꼭 필요한 멤버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배민클럽만의 독보적인 고객 혜택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배민은 다각도로 공을 들인 배민클럽에 거는 기대가 큰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배민은 배민클럽의 성공적인 연착륙 외에도 업계 안팎으로 신경 쓸 문제가 많다.
특히 최근 입점업체의 반발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는 배민만의 문제는 아니다. 쿠팡이츠와 요기요 등 여타 배달앱들도 입점업체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무료 배달로 인한 비용을 업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배달앱 3사를 공정위에 신고하겠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앞서 배민은 지난달 배민1플러스 중개 수수료율을 9.8%로 기존보다 3% 인상했다. 이에 대해 배민은 경쟁사인 요기요와 쿠팡이츠의 중개 수수료율인 9.7~9.8%과 동일하게 맞춘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이번 개편에서 가게배달(울트라콜·오픈리스트) 요금은 동결했으며, 포장 중개이용료도 기존 요율 대비 50% 낮춘 3.4%의 할인 요금을 적용했다.
다만 배민이 시장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수수료율 인상이 업주들 저항의 촉발제가 된 모습이다.
배민은 업계 2위 쿠팡이츠가 시장점유율을 늘려가는 위기 상황 속에서 수수료율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한다. 현재 무료배달 혜택 제공을 위해서 플랫폼들은 막대한 프로모션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제살깎기식 경쟁인 만큼,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재원 확보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배민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현재 배달앱 경쟁이 치열한 만큼 수익금은 또다시 시장 경쟁에 투입해야 한다”면서 “쿠팡이츠의 수수료율이 자사보다 낮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쿠팡이츠의 수익금이 더 커지는 형태였다. 출혈경쟁이 장기화되면서 위기감을 느껴 수수료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