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3사, '구독 전쟁' 돌입..."생존 위해 출혈경쟁 불가피"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쿠팡이츠가 쏘아 올린 ‘무료 배달’ 경쟁이 업계 ‘구독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회사의 재원이 한정된 상황이지만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이같은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쿠팡의 배달앱인 쿠팡이츠가 지난 3월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 경쟁업체도 구독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400만명의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을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빅데이터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7월 쿠팡이츠의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753만 781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6% 증가했다.
쿠팡은 월 4990원이던 멤버십 가격을 지난 4월 7890원으로 인상했으나, 쿠팡의 편의성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아직 큰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은 상태다.
배달의민족도 지난 5월 선보인 무료배달 멤버십 ‘배민클럽’으로 성과를 거뒀다. 지난 7월 배민의 MAU는 2228만 416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배민은 오는 11일부터 무료체험 기간을 종료하고 ‘배민클럽’을 유료화할 예정이다. 이용 요금은 3990원이지만 당분간 1990원의 프로모션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배민에 이어 업계 2위였던 요기요는 배달업계에서 지난해 5월 처음으로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X’를 선보였다. 그러나 쿠팡이츠의 기세에 업계 3위로 밀려나며 위기에 봉착한 모습이다. 올해 7월 기준 요기요의 MAU는 553만 237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1% 줄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요기요는 2011년 설립 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전준희 요기요 대표는 “작년부터 누적된 약 1000억원의 적자, 낮아지는 시장 점유율은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요기요의 운영사 위대한상상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655억원, 순손실 484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요기요는 네이버와 손잡고 반격을 노리고 있다. 요기요는 지난 6월부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제휴를 맺었으며, 이를 통해 한 달 간 가입자 수를 약 30만 명 늘렸다. 또 ‘요기패스X’ 구독료를 기존 4900원에서 2900원으로 인하하고, 중개수수료율도 9.7%로 인하했다. 두 정책 모두 소비자와 판매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처럼 배달 업계는 구독자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소비자를 플랫폼에 가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강화해 충성 고객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러한 구독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선보이는 과정에서 프로모션에 막대한 재원이 투입된다는 점이다. ‘제 살 깎기식 경쟁’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업계는 당장 수익성이 악화되더라도 점유율 확보를 위해 구독서비스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무료배달 정책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방향으로 바뀌었으나, 플랫폼들은 한정적인 자원 속에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재원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에도 소비자가 플랫폼에 들어와야 운영이 되기에 결국 같이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배달플랫폼의 무료 배달 정책이 음식점주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시각도 있다.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간 만큼, 결국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또 플랫폼이 자체 배달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배달대행사 플랫폼 바로고 등은 2022년부터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무료배달은 소비자 배달팁을 플랫폼이 부담하는 출혈경쟁 구도”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