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D-80 ①] 해리스-트럼프 쩐의 전쟁, 천문학적인 대선자금 각축전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사퇴이후 등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각종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근소한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선거자금에서도 트럼프 따돌려
미국 대선이 8부능선을 넘어 종반부로 치닫고 있다.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선출했고, 민주당은 현지시간 19일부터 22일까지 시카고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후보사퇴를 선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후보로 확정한다. 한때 대선승리가 유력했던 트럼프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해리스에 밀리는 등 두 후보는 승패를 점치기 힘들 만큼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반부로 치닫고 있는 미국 대선을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미국대선은 현지시간 11월5일 열린다. 대선까지 8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승리할지 점치는 것은 현재로선 매우 어려워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사퇴 전만해도 트럼프의 승리가 유력해 보였지만, 민주당이 해리스로 후보를 교체한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호각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단위의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가 트럼프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오차범위 이내여서 아직은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무서운 기세 해리스= 바이든의 후보사퇴 직전만 해도 11월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할 것이란 예상은 지배적이었다. 해보나마나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것이란 ‘어차피 대통령은 트럼프’라는 유행어까지 나올 정도였다.
실제 블록체인 기반 베팅사이트인 폴리마켓 조사에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은 암살미수사건 직후 70%를 넘었다. 반면 바이든은 당선가능성이 30%에 불과했다.
그러나 해리스가 바이든을 대신해 민주당 후보로 등장한 이후 트럼프의 당선가능성은 뚝 떨어졌다. 폴리마켓 조사에서 트럼프의 당선 확률은 44%까지 떨어졌다가 최근에는 해리스와 거의 동률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정치 예측 베팅 플랫폼 프리딕트잇(PredictIt)에서는 이미 해리스가 트럼프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 대선 당선 예측 베팅에서 해리스가 54센트로, 50센트에 그친 트럼프를 앞지른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아직은 누구 한 명이 극명하게 앞서가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해리스는 트럼프를 3~4%포인트 앞서고 있고, 선벨트와 러스트벨트 7개 경합주 가운데 5개 주에서 트럼프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지만, 역시 오차범위 이내다.
1984년 이후 10차례의 미국 대선 중 9차례의 결과를 맞힌 '족집게' 역사학자 앨런 릭트먼 아메리칸대 석좌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대권 13개 열쇠' 모델을 근거로 해리스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일이다.
◇대선의 방향타 선거자금으로 본 당선가능성= 미국 대선에서 선거자금은 대선의 향방을 예측해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로 활용된다. 실탄이 넉넉해야 홍보와 광고전에서 우위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사퇴전에는 트럼프에 선거자금이 쏠렸다. 바이든의 당선가능성에 회의적인 거액의 기부자들이 후원을 꺼려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해리스 등장이후 선거자금 판세가 급속도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캠프에 따르면 7월 한 달동안 해리스한테 쏟아진 선거자금은 3억1000만달러(4220억원)에 달했다. 특히 바이든이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고 해리스를 후보로 지지한 이후 일주일간 2억달러 이상을 모금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리스 캠프는 8월 현재 선거자금으로 총 3억7700만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는 7월 한 달동안 1억3870만달러(1810억원)를 모금하는데 그쳐 해리스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트럼프 캠프는 8월 현재 총 3억270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해리스 캠프에서 주목하는 점은 선거자금의 대부분이 풀뿌리 개인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캠프는 보도자료에서 “3억1000만달러 모금액은 올 대선에서 월간 기준으로 가장 큰 모금 금액”이라면서 “이 기록적 모금액의 3분의 2는 처음 기부한 사람들로부터 나온 것으로 새 지지층의 급증 결과”라고 밝혔다.
억대 대선에서 선거자금 규모는 당선과 직결된 경우가 많았다. 2000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조지 부시는 민주당 앨 고어보다 근소하게나마 선거자금을 더 많이 모았고, 2008년 대선에서는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가 공화당의 존 매케인보다 훨씬 더 많은 선거자금을 끌어모아 대선에서 각각 승리할 수 있었다.
2020년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바이든이 공화당의 트럼프보다 더 많은 선거자금을 끌어모았다.
반면 2016년 대선에서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공화당의 트럼프보다 더 많은 선거자금을 모았음에도 선거결과는 트럼프의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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