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8.13 09:50 ㅣ 수정 : 2024.08.13 21:26
韓 방위산업 전망 ‘밝음’…수출 확장 추세 지속은 관건 방산업계 실적 폭풍성장…실적은 주가 상승 뒷받침해 글로벌 국방비 증액 기조 역력..美대선 방산투자 주목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방산업계의 위상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과 경쟁이 가능한 수준까지 축적된 기술력에 K-방산 신드롬을 몰고 왔다. 세계 각국에서 수출 계약 체결에 따른 방산 호황과 정부의 방산 수출 지원 확대로 K-방산주에 대한 투자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글로벌 안보 위기에 국내 방산업체들로 투자자들 시선이 몰리고 있어서다.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고 첨단 방위산업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한국의 방위산업 분야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폭발적으로 성장한 K-방산주의 현주소와 미래를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주요 방위 업체들의 해외 수주 성과로 역대급 실적 호황을 맞은 가운데 이 성장세가 하반기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방산주에 대한 투자수요가 급증하면서 향후 방산주 흐름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의 방위 산업은 내수 구조에서 최근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며 미국, 러시아, 프랑스에 이어 세계 4위 방산 수출 강국을 노릴 만큼 가파르게 성장 추세다.
정부도 방산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자 방산업체들과 힘을 합쳐 올해 '방산수출 200억달러 달성 목표'를 세운 점도 방산주 상승에 힘을 실린다. 주목할 것은 향후 방산주가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 최대 이슈인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슨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국내 방위 산업에는 모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 韓 방위산업 전망 ‘밝음’…수출 확장 추세 ‘지속 여부는 관건’
국내 방위산업체(K-방산)가 장기적인 호황에 올라탔다. 올해도 순조로운 실적 흐름을 보이면서 고속성장이 예고된다. 한국 방위산업은 가성비가 주목받으며 수출이 확장되는 추세지만 지속 가능한지 여부가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가는 글로벌 안보 위기감 확대 시 무기 교역 산업에서 현재 주목받는 한국의 수혜가 다시금 방산주 질주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방산은 늘 내수에 갇힌 산업이었다. 이익은 안정적이지만 성장은 제한적이란 문제에 부딪혔다. 그런데 러-우 전쟁이 터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과거에도 중동, 동남아 무기 수출은 있었지만 규모가 제한적이고 연속성도 떨어졌다고 말한다.
특히 2022년 폴란드가 전쟁으로 전차, 자주포 등 20조원 규모 한국산 무기를 구입키로 결정하면서 K-방산 전성기는 시작됐다는 평가다. 수출은 이익률이 20%로 내수에 비해 매우 높았다.
폴란드 수출이 본격화하면서 단번에 국내 5대 방산 기업(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현대로템·한화시스템·LIG넥스원)의 2024년 합산 영업이익이 2조원 가까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우뚝 솟았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올해 하반기 지정학적 분쟁이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근거로, 한국 방위 산업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바탕으로 한 수혜 기대감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유럽에 무기를 수출하자 한국 무기를 바라보는 시선이 전환됐다”며 “중동전쟁, 러-우전쟁,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 등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는 지속 상승 중으로 방위비 지출 증가 이슈는 글로벌 트렌드가 됐다. 그 중심에는 가성비를 무기로 한 한국 무기의 수주는 계속 증가할 가능성 크다”고 말했다.
■ 방산업계 실적 폭풍성장…실적은 주가 상승 뒷받침해
국내 방산업계가 수출 호조에 올 2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해외 수주 성과는 이번 2분기부터 반영됐다. 시장은 하반기에도 꾸준한 수출을 바탕으로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에 방산주들의 전망이 밝을 것으로 평가한다. 실적은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만큼 주식시장에서의 실적 개선은 중요한 재료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한국항공우주(047810) △현대로템(064350) △LIG넥스원(079550) 등 국내 방산 4사의 올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5950억원으로 나왔다. 이는 전년동기대비(1944억원) 약 206% 증가한 수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786억원)보다 356.5% 늘어난 35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7860억원으로 46% 늘었다.
현대로템은 폴란드행 K2 전차 인도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7.7% 증가한 1128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10.9% 늘어난 1조945억원을 기록했다. 역시 분기 최대 실적이다.
LIG넥스원은 2분기 매출 6047억원과 영업이익 491억원을 거둬들였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8%와 22.2% 불어난 수치다. 한국항공우주도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84억원)보다 785.7% 늘어난 743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8918억원으로 21.6% 늘었다.
방산업계는 이 같은 호실적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들 업체의 2분기말 수주 잔고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0조3000억원 △한국항공우주 23조2591억원 △LIG넥스원 19조53억원 △현대로템 18조9915억원으로 총 91조5559억원에 달한다. 전분기보다(77조2838억원) 약 18.5% 증가한 수치다.
즉 주요 방산 기업들이 최근 1~2년 사이 대규모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는 셈이다. 실적 기대감이 갈수록 짙어지면서 방산주 역시 전반적으로 상승 흐름을 보인다.
지난 5일에는 블랙먼데이로 불릴 정도로 전 세계 금융 시장이 폭락한 가운데 중소형 방산주의 경우 중동 전쟁 위기가 기대감으로 반영돼 강세를 보였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주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지수 하락에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무기 수출 증가 기대는 연초부터 주가에 반영돼 왔다"고 강조했다.
■ 글로벌 국방비 증액 기조 한몫…美 대선, 방산 투자에 주목
최근 유럽과 중동을 중심으로 글로벌 국방비 증액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11월 미국 대선도 주요 국가들의 자주 국방력 강화 쪽에 무게를 기울게 해 방산 업계에선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트럼프 트레이드인 방산주 역시 계속해서 투자자들로부터 각광받는 상황이다. 트럼프 후보는 국방력 강화, 군인 지원, 국방 개혁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비롯한 유럽 내 국가들의 방위비 분담 비율 확대를 요구했다는 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오히려 미국의 빈자리를 유럽이 자체적으로 채워야 하기에 오히려 국내 방산업종의 기회가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금까지 미국 대선 변수에 따라 방산 관련주들은 크게 흔들렸다. 그만큼 현재는 미국 대선을 향한 방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특히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이 투자심리를 움직였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방산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인 점은 이를 뒷받침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내려왔던 사실 역시 방산주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방산주의 급등락장에도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방산주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방산기업들의 목표주가도 일제히 상향 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미국에서 방산주들의 상승 랠리가 이어지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증시에서 방산업종을 추적하는 지수는 지난 7월 한달간 9.2% 상승했다. 2022년 10월 이후 월간 기준 최대폭 상승이다.
일각에서는 K-방산이 하반기 미국 대선의 결과에 상관없이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트럼프와 해리스 둘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세계 각국의 국방비 지출액이 증가하고, 전쟁 장기화 등 방산업종에 우호적 환경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즉 미국 대선 결과에도 관계없이 방위 산업은 팽창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국방 강화 기조는 국내 방산 실적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당선되든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방위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방산주 ETF 지속 성장, 지정학적 갈등 시 우호적
K-방위산업지수는 지정학적 갈등이 전개될 때마다 주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러-우 전쟁 발발 이후 6개월간 약 40%가량 급등했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는 지난해 10월 초부터 올 3월말까지 다시 39%가량 뛰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6월 21일부터 1년간 70.39%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연초 6조3000억원에서 지난달 20일까지 11조9740억원까지 불었다. 현대로템과 LIG넥스원도 지난 6개월간 각각 50.19%와 48.38% 올랐다.
국내 방산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탄탄하다. 실제로 K-방산 종목을 추종하는 방산 ETF는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6월 21일 기준 한화자산운용의 'APLUS K방산Fn ETF'의 최근 일주일 수익률은 5.74%였다. 최근 1개월과 3개월 수익률 역시 각각 5.74%와 13.61%를 거뒀다. 올 들어 APLUS K방산Fn ETF의 총 수익률은 35.74%다.
국내 방위산업 대표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APLUS K방산Fn ETF 주요 구성종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한화오션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10종목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1~2년을 볼 때 국내 방산의 성장성을 더욱 크게 전망했다. 수출을 늘려나가고 있는 국내 방산 측면에서도 해당 분위기는 당분간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염 이사는 “방산주는 주가가 2년간 많이 올랐다. 수주·실적도 좋고 전망도 좋지만 다만 가격은 부담이다”며 “조정이 크게 나오기 전까지 관망하는 중립전략도 필요하다. 방산주 탑픽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로템·파이버프로·SNT다이내믹스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