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호실적 중심엔 ‘기업대출’...수익성 제고 핵심으로

유한일 기자 입력 : 2024.07.30 08:25 ㅣ 수정 : 2024.07.30 08:25

5대 은행, 상반기 이자이익 21조원 기록
기업대출 중심 대출자산 증대 전략 주효
가계 막히자 기업으로 은행 영업력 집중
올해 은행권 실적 경쟁 기업서 좌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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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간판.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국내 5대 시중은행이 올 상반기 역대급 이자 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던 건 기업대출 중심의 영업 전략 효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기조로 가계대출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된 만큼 기업대출을 적극 공략해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올해 은행권의 ‘리딩뱅크’ 경쟁 구도 역시 기업대출 성적에서 좌우될 것으로 관측된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상반기 이자 이익 합계는 21조616억원으로 전년동기(20조4912억원) 대비 2.8%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5조132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 4조3798억원 △농협은행 3조9146억원 △하나은행 3조8824억원 △우리은행 3조7520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이자 이익 성장은 고금리 국면 속 대출 자산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5대 시중은행의 올 6월 말 기준대출 잔액은 1574조71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대출 잔액(1509조8661억원)과 비교해보면 올해 들어서 약 6개월 동안 64조원 넘게 늘어난 셈이다. 

 

이 같은 대출 자산 증대는 기업이 견인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올 6월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176조5729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160조6834억원)보다 9.9% 증가했다. 특히 대기업 부문이 같은 기간 30조7441억원에서 38조9589억원으로 26.7% 급증했다. 중소기업 부문 역시 지난해 12월 말 129조9393억원에서 올 6월 말 137조6140억원으로 5.9% 늘었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잔액도 올 6월 말 기준 175조182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162조460억원)보다 8.1%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이 15.8% 늘면서 전체 기업대출 증대를 견인했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7.2%)과 농협은행(2.8%), 국민은행(2.7%)의 6월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도 지난해 12월 말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은행권은 기업대출 중심의 여신 확대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난 가계부채 억제에 나선 가운데 은행권을 향해서도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선 대출 자산이 성장하지 못하면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한 만큼,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로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선 올해 은행권의 연간 실적이 기업대출 성과에 따라 좌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은행 수익 구조에서 이자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했을 때 대출 자산 확대가 중요한데, 사실상 활로가 열려있는 건 기업대출 뿐이기 때문이다. 

 

실제 올 상반기 5대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신한은행 2조535억원 △하나은행 1조7509억원 △우리은행 1조6735억원 △국민은행 1조5059억원 △NH농협은행 1조2667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각 은행별로 1분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금 관련 일회성 비용 영향이 있지만, 기업대출 증가율이 큰 은행들의 순이익 성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늘고 있지만 신용대출 같은 상품은 이미 감소세가 시작됐다. 앞으로 가계대출이 더 엄격하게 취급될 수밖에 없다”며 “기업대출 시장은 여전히 수요가 많은 데다, 대기업 쪽에서 우량 자산도 많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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