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 생보사 순익 격차 확대…영업전략에 실적 갈려
신한라이프, 상반기 순익 3129억원…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
KB라이프, 상반기 순익 2023억원…전년 동기에 비해 8.2% 감소
신한 '보장'‧KB '저축' 전략 차이…KB라이프, IBNR 제도 변경 악영향도
NH농협생명 순익 15.8% 증가…하나생명, 순익 감소하며 뒷걸음질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지주계 생보사들이 상반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의 순익 격차가 커진 가운데 양사의 전략 차이가 실적을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올해 상반기 3129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3117억원에 비해 0.4% 증가한 규모다.
신한라이프의 순익 증가는 상반기 중 신계약 보험 판매가 증가한 영향으로 보험손익이 개선된 영향이다. 신한라이프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하에서 수익성이 큰 보장성보험 위주로 영업을 강화해 왔다.
다만 2분기만 놓고 보면 순익은 1587억원으로 전년 동기 1779억원에 비해 19.2% 감소했다. 2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FVPL) 금융자산 평가손익이 하락한 영향이다.
올해 상반기 연납화보험료(APE)는 성공적인 GA시장 진입과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 전략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83.8% 성장한 8042억원을 기록했다.
6월말 계약서비스마진(CSM)은 7조709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7조413억원과 비교해 0.4% 증가했으며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은 238.0%(잠정치)로 전년 동기 214.3% 대비 23.7%포인트(p) 상승했다.
KB라이프는 상반기 2023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2203억원에 비해 8.2% 감소한 수치다. 2분기 순익은 989억원으로 전년 동기 944억원에 비해 4.77% 성장했다.
KB라이프의 상반기 순익 감소는 2분기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산출기준 변경이 반영된 영향이다. IBNR은 사고 발생으로 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 중 지출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기존에는 IBNR을 보험금 청구 시점 기준으로 추산했으나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이를 사고발생일 기준으로 통일하도록 지시했다. 때문에 준비금 적립 부담이 늘어 순익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투자부문 실적도 감소했다. KB라이프의 상반기 투자영업손익은 1267억원으로 전년 동기 1626억원 대비 22.1% 줄었다. CSM 규모도 지난해 상반기 3조212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조1446억원으로 2.1% 낮아졌다.
보험영업손익은 증가했다. KB라이프의 상반기 보험영업손익은 1597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3.9% 늘었다. K-ICS 비율은 313.5%로 전년 동기 2707%에 비해 42.8%p 올라 우수한 건전성을 보였다.
양사가 올해 상반기 순익 면에서 격차를 보인 배경으로는 영업전략 방향이 지목된다. 신한라이프는 1분기 단기납 종신 등 CSM 확보에 유리한 보장성 상품 판매에 집중했다. 반면 KB라이프는 연금보험 등 저축성 보험을 확대했다.
신한라이프의 상반기 보장성 APE는 7707억원으로 전년 동기 4263억원에 비해 66.7% 확대됐다. 저축성 APE는 113억원에서 336억원으로 197.3% 늘었으나 보장성 APE에 비해 규모가 한참 작다. KB라이프의 보장성 APE는 3185억원에서 610억원으로 80.8% 감소한 반면 저축성 APE는 481억원에서 2815억원으로 485.2%나 증가했다.
생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신한라이프는 보장성보험에 집중하며 CSM 규모를 확대해 실적이 상승했다"면서 "KB라이프의 경우 저축성 보험에 집중해 CSM 규모가 줄어 두 생보사의 전략 차이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외 NH농협생명은 높은 실적 상승률을 보였으며 하나생명은 오히려 실적이 감소해 뒷걸음질쳤다.
NH농협생명은 상반기 1639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415억원과 비교해 15.8%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269억원에서 2944억원으로 29.7% 상승했다. 보장성 신계약 판매 확대로 CSM 규모가 증가한 영향이다.
지주계 생보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작은 하나생명은 92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131억원에 비해 29.4% 줄었다. 영업이익도 240억원에서 124억원으로 감소했다.
한편 보험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우리금융은 현재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비구속적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동양‧ABL 생명을 한 번에 인수하는 '패키지 인수'를 검토 중이다. 우리금융이 두 생보사를 인수하면 자산규모 기준 업계 6위권의 생보사를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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