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삼성·SK·현대차·LG 총수, 하반기에 '코끼리 경제'에서 승부수

전소영 기자 입력 : 2024.07.21 07:00 ㅣ 수정 : 2024.07.21 07:00

인도, 인구 14억4171만명으로 중국 앞지르고 세계 최대 시장
삼성전자, 인도에서 스마트폰에 이어 TV 시장점유율 중국 제쳐
LG전자, 인도내 B2B 사업 경쟁력 강화...에듀테크 시장에도 진출
SK텔레콤, AI·메타버스 등 첨단 IT기술로 인도 통신시장 공략 본격화
현대차, 인도시장 러시아 대체재로 등장...상반기 차량 판매량 역대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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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 =뉴스투데이 편집]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하반기 사업은 인도 코끼리 경제(Elephant Economy)에서 승부를 가른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등 국내 재계 '빅4'가 2000년대 이후 연간 경제성장률을 7%대로 유지하는 인도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인도는 전 세계 국가 가운데 손꼽히는 고속 성장률을 기록할 뿐만 아니라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3조7000억달러(약 5137조800억원)로 세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 GDP는 앞으로 3년 이내 5조달러(약 6942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인도는 인구수에서도 세계 1위다.

 

인도는 인구가 14억4171만명으로 중국(14억2517만명)을 뛰어넘었으며 국민 평균 연령이 29세인 '젊은 나라'로 향후 성장잠재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치 코끼리처럼 큰 덩치에 엄청난 잠재력을 갖춘 인도의 장점에 국내 주요 그룹들이 사업 강화에 본격 나서고 있다. 

 

국내 주요 그룹들은 수십년 전부터 인도에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R&D(연구개발)센터를 세웠으며 맞춤형 제품을 생산해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리고 최근 거대 코끼리를 공략하기 위해 이들 기업들이 하반기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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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뒷줄 가운데)이 지난 13일 인도 뭄바이를 방문해 현지 임직원과 간담회를 가진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달 13일 인도 최대 경제도시 뭄바이(Mumbai)를 방문했다. 이번 출장에서 이재용 회장은 현지 IT(정보기술)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현지 임직원과 간담회를 열어 격려하는 시간을 보냈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 △첸나이 가전 공장 △노이다·벵갈루루·델리 연구소 △삼성 디자인 델리 △구루그람 판매법인 △리테일스토어 20만곳 △A/S(사후관리)센터 3000곳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 임직원만 1만8000명에 이른다.

 

삼성전자의 인도 내 핵심 사업은 스마트폰과 TV 등 가전이다.

 

인도는 중국, 미국 등 북미와 함께 세계 3대 스마트폰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인도 스마트폰 전체 시장 판매액의 25% 가량을 차지했다. 평균 판매 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출하량은 수량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 증가했고 금액 기준으로 18% 늘었다.

 

수량을 토대로 한 시장점유율은 △중국 '비보' 19.2% △중국 '샤오미' 18.8% △삼성전자 17.5% 순으로 삼성전자가 중국 기업에 밀려 3위에 그쳤지만 1·2위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의 올해 인도내 판매 기준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23%)에 비해 2% 포인트 증가한 25%로 비보와 샤오미를 제쳤다는 점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올해 1월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를 앞세워 프리미엄 스마트폰(3만 루피·약 50만원) 시장을 주도한 데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이는 인도 스마트폰 소비 추세가 저가형에서 프리미엄으로 바뀌고 있다는 얘기"라며 "이러한 시장 흐름은 저가형 제품을 앞세운 중국 기업보다 프리미엄폰 비중을 늘리고 있는 삼성전자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인도 현지 특화 제품과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려 인도 시장 지배력을 계속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TV 시장에서도 지배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올해 1분기 인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출하량 기준 점유율 16%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출하량 기준으로 첫 1위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인도 TV 판매 시장에서 2017년부터 지금까지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에 질세라 LG그룹도 인도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가전 쌍두마차'인 LG전자는 인도에서 프리미엄 가전 국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G전자는 인도 TV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전자에 이은 2위다.  LG전자 TV 점유율은 15%로 1위 삼성전자(16%)와 1% 포인트 차이가 날 정도다. 

 

그동안 인도에서 가전 고객을 공력하는 데 주력해온 LG전자는 최근 B2B(기업 간 거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올해 초 인도 첸나이에 사업 거점 ‘비즈니스 이노베이션 센터(BIC)’를 새롭게 구축했다. 

 

BIC는 병원·학교·사무실 등에 특화된 제품을 고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LG전자 B2B 쇼룸이다. 이곳은 또 LG전자 기업 고객에게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상담 공간이기도 하다. 

 

첸나이 BIC는 노이다·뭄바이·벵갈루루에 이은 인도 내 4번째 BIC다.   더운 날씨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인도 특성을 고려해 친환경·고효율 냉난방공조(HVAC) 솔루션에 집중했다.  

 

LG전자는 또 B2B 사업의 하나로 최근 급성장하는 인도 에듀테크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에듀테크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을 조합해 만든 용어로 IT기술을 활용한 교육을 뜻한다. 

 

인도는 지난 2015년부터 시작한 ‘디지털 인도 정책’의 하나로 공공기관 및 학교와 협력해 디지털 교육 인프라를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2021년부터 최근 3년간 인도 오디샤주(州) 내 공립 고등학교 2900여곳에 ‘LG 전자칠판’ 1만여대를 공급했다. 오디샤주는 인도 정부가 지정한 3대 IT 투자지역 가운데 한 곳으로 세계기술센터를 설립하는 등 인재 양성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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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4월 23일 인도 하리아나주 구르가운시에 있는 사업장을 방문해 타운홀미팅을 갖은 후 직원들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IT 강국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인도에서 SK그룹은 통신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K텔레콤은 2017년 가입자 기준 전 세계 3위 모바일 통신 사업자 ‘바르티 에어텔’과 전략적 기술 파트너십을 맺었다.

 

또한 SK텔레콤은 차세대 AI(인공지능) 네트워크 솔루션을 수출하면서 인도 통신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SK텔레콤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ifland)’ 의 인도 사업에도 의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K-팝 문화 영향으로 이프랜드를 세계에 선보인 후 인도에서 가장 많은 유입자가 나왔다"며 "지난해 기준 이프랜드 이용자 절반 가량이 글로벌 이용자였으며 이 가운데 인도 이용자가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프랜드는 지난 4월 인도네시아와 인도, 미국, 필리핀 사용자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한국·인도·인도네시아 출신 현역 K-팝 아이돌 3인 유닛 그룹 ‘트리플 아이즈(Triple iz)’를 공개하고 첫 음원 ‘Halla(할라)’를 발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에도 인도는 기회의 땅이다.

 

2023년 기준 인도 자동차 시장 규모는 500만대로 중국, 미국에 이은 3위다. 특히 현대차는 중국 시장이 7년째 판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현대차는 러시아 공장을 매각하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고 있다. 인도는 러시아를 대체할 글로벌 요충지다. 

 

현재 인도 자동차 시장은 마루티 스즈키(Maruti Suzuki)가 시장점유율이 40%대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현대차는 계속 인도의 문을 두드리며 판매 증진에 나서고 있다. 

 

인도자동차딜러협회(FADA)가 밝힌 인도 승용차(PV) 소매 시장 통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인도 내 판매량이 27만2207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6만6760대)과 비교해 2% 증가한 것이다. 또한 FADA가 집계한 현대차의 역대 상반기 최다 판매량이다.

 

현대차 기업설명(IR)자료에서도 현대차 인도 공장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차량을 총 25만9659대 판매해 같은 기간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인도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면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해 8월에 이어 올해 4월 인도를 다시 방문해 현지 미래 성장전략을 점검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인도는 젊은 인구가 많고 노동력이 풍부해 정부에서 제조업 육성 의지가 커지며 중국에 이은 새로운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는 국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국내 주요 기업들이 수십년전부터 인도 성장 가능성을 알아보고 일찍 진출했다”며 “인도가 새롭게 진입하는 시장이 아니지만 이미 다져진 기반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얼마만큼 확장하느냐가 향후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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