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배터리의 화재와 대응 (下)] 현대차그룹과 국내 배터리 업계, 적극적으로 대응 중
[기사요약]
전기차 화재 발생률, 보급 대수당 내연차와 다르지 않아 우려할 필요 없어..
현대차그룹, 배터리관리시스템 구축과 자체 배터리 내재화 추진 중
LG엔솔, SK온 및 삼성SDI 등 글로벌 배터리 3대장, 배터리 화재 방지 위한 기술개발 중
환경부도 충전 과정 중 화재 예방 위한 예산 800억원 집행 예정
지난 24일 화성시 소재 일차전지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23명이 사망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비록 이 화재는 이차전지와는 무관하지만 최근 ESS에서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화재가 이어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재 및 폭발은 이른바 열폭주(Thermal Runaway)에 따른 것으로서 화재 진압의 어려움과 함께 리튬이온 배터리의 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중국이 주력하고 있는 리튬인산철 배터리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차전지의 화재와 관련한 이슈와 업계의 대응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전기차 화재 발생건수는 2021년 24건, 2022년 43건, 2023년 72건을 기록했다.
전기차 보급 대수가 늘어나면서 전기차 화재도 3년 만에 3배로 늘어난 것이다.
• 전기차 화재, 본격 보급에 따른 과도기적 현상 일 수 있어..
전기차 화재 건수를 최근 국내 전기차 보급 대수와 대비해 볼 때 1만대 당 2020년 0.82건, 2021년 1.04건, 2022년 1.13건으로 상승 추세이지만 전기차 보급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수치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는 지난 편(2024.7.8.)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특히 중국의 경우 전기차 보급과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BYD의 화재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다(2022년 상반기 전기차 화재 총 84건 가운데 BYD가 53건으로 3분의 2)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또한, 국내 내연기관차의 경우 1만대 당 화재발생 건수(2021년 1.43건, 2022년1.47건, 2023년 1.47건)의 추세와 비교해도 아직 낮은 수치이다.
따라서 전기차가 화재에 취약한 특성을 갖고 있음에도 내연기관차 대비 화재가 더 많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시민들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전기차 화재는 특히 주행 중 사고와 충전 중 사고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최근 3년간 운행중과 운행정치(定置) 상태(주차 및 충전 등)가 거의 5:5(2021년 12:12, 2022년 22:21, 2023년 34:38)인데, 2023년의 경우 운행정치 상태가 다소 많지만(34:38) 숫자가 적어 통계상 유의미하다고는 할 수 없으며, 급속 충전 선호 등 충전 관행이 아직 정착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배터리 내재화 추진하는 현대차그룹, 자체 BMS 구축 추진 중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내연기관차 업체로서는 차량 부가가치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배터리의 내재화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LG엔솔, SK온 및 삼성SDI 등 국내 3대장과 CATL 및 BYD 등의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완성차업체가 단기간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자체 생산기반을 구축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현재 전기차 보급 증가세의 둔화와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의 설비 증설 러시에 따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공급과잉 상태를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이를 감안하면 배터리의 경우 완성차 업체로서는 단기 전략으로 일단 기존 메이저들과의 합작을 통한 생산기반의 구축을 추진한 후 장기적으로 완성차 업체가 화재 발생 위험을 낮춘 전고체 배터리 등 자체 배터리 모델을 보유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최선이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LG엔솔과 합작하여 니켈 최대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셀 공장을 7월 초 준공한 바 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 업체인 미국의 ‘솔리드 에너지시스템(SES)’에 1억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지난 5월 초 공동으로 경기도 의왕에 배터리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와 별도로 현대차그룹은 2021년 미국 배터리 스타트업 ‘팩토리얼 에너지’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1회 완충 시 주행거리를 20~50% 늘릴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 전략적 투자를 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LG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중심으로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열폭주(Thermal Runaway)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셀/모듈/팩의 최적 구조와 충/방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게 필수이기 때문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2021년 서울대학교와 협력하여 ‘현대차그룹-서울대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해서 BMS의 고도화와 차세대 배터리 개발 및 생산 기술에 대한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 LG엔솔 비롯한 국내 배터리 3대장, 배터리 화재 방지 위한 기술개발 중
국내 배터리 3대 업체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화재 건수가 가장 많은 것은 LG엔솔이다. LG엔솔의 배터리 화재는 2018년 1건, 2019년 3건, 2020년 7건, 2021년 6건 및 2022년 8건 발생했으며 2023년 8월까지 10건 등 모두 35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른 업체들은 SK온 14건, 삼성SDI 1건, 파나소닉 3건 및 중국의 리센 1건 등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러나 LG엔솔이 가장 오래된 업체이고 전세계적으로도 3원계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의 선두기업임을 감안하고, 중국 BYD의 사례를 볼 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공급량이 많으면 사고 건수도 비례해서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내 배터리 3사는 화재 위험을 낮추는 배터리 팩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LG엔솔, SK온 및 삼성SDI는 모두 배터리셀 간의 빈 공간으로 가능한 전해액이 누출되지 않는 배터리 팩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근본적으로 화재 위험성이 매우 낮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LG엔솔과 파트너십 관계에 있는 미국 스타트업 ‘누볼라 테크놀로지’는 배터리 화재 위험성을 줄여주는 분리막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누볼라 테크놀로지는 UCLA의 박사후 연구원이었던 허인영대표가 미국인 설립자와 함께 공동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한편 정부 차원에서도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고 있는데 환경부는 국내 전체 충전기 중 90%에 달하는 완속충전기에 과충전 방지 장치 추가를 위해 약 8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러한 현대차그룹과 국내 배터리 3대장의 적극적 투자 및 기술개발 전략과 정부의 지원 정책이 합쳐져서 화재 발생률을 극적으로 낮춘 국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여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 곽대종(Daejong Gwak)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박사 /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 (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기술분과 위원 /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평가위원 / (전) 산자부 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 (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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