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고려아연 최윤범 호(號), 제련·'트로이카 사업'으로 매출 25조원 일궈낸다

남지완 기자 입력 : 2024.07.15 05:00 ㅣ 수정 : 2024.07.15 05:00

10여년 동안 매출 150% 확장 목표
아연 호황과 함께 영업능력 대폭 강화
트로이카 사업 중 배터리 소재·신재생에너지 매출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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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고려아연(대표 최윤범·사진)이 주력 사업인 제련사업을 비롯해 이른바 '트로이카 드라이브(TD:Troika Drive) 사업'을 적극 육성해 오는 2033년 연간 매출액 25조3000억원대 기업으로 탈바꿈한다. 

 

이는 2023년말 기준으로 고려아연 연간 매출액 9조7000억원의 2.6배에 이른다.

 

이를 위해 고려아연은 오는 2033년까지 제련 분야 매출액을 13조원으로 끌어올리고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TD 부문에서 12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야심찬 사업 청사진을 마련했다.

 

2033년 TD 사업 매출 목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배터리 소재(2차전지) 5조3000억원 △자원순환 6조원 △신재생에너지 9000억원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2033년 사업 청사진은 핵심사업인 제련사업의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2023년말에 마련한 TD 부문을 제련사업에 버금가는 캐시카우(Cash cow:주요수익원)로 키우겠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같은 목표치는 지난해 매출 약 10조원에서 150% 상승하는 것으로 해마다 약 10%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통해 고려아연은 제련사업 외에 친환경·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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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은 2차전지(배터리 소재), 자원순환,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이뤄졌다.  [사진=고려아연]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최근 수년간 친환경 관련 사업에 보폭을 넓혀 기존 제조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모두 아우르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사업 계획을 마련했다.

 

이는 지난 수 십 년간 금, 은, 동, 아연 등 금속 소재 제련에만 주력해온 고려아연이 전기자동차 시대 개막에 따라 이에 걸맞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겠다는 얘기다. 

 

이를 뒷받침하듯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이달 초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사업을 지금껏 이끌어 왔다"며 "이러한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TD' 전략을 추진해 친환경 시대에 발맞춰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혁신적인 사업 로드맵을 추진하려면 현재 주력사업인 비철금속 사업에 대한 역량도 높여야 한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지난 4월 미국 트레이딩 업체 캐터맨(Kataman)을 5500만달러(약 740억원)에 인수해 비철금속 판매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수순을 밟았다.

 

또한 지난 6월 비철금속 해외 유통·판매사업을 펼치는 핵심 계열사 서린상사 경영진을 교체하는 등 비철금속 사업경쟁력 강화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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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당 아연 가격 [사진=트레이딩이코노믹스]

 

■ 고려아연, 아연 등 비철금속 가격 인상에 '휘파람' 

 

고려아연은 지난해 중국 경기 침체에 따른 비철금속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경기 부진으로 아연 수요가 급감해 아연 가격은 t당 2500달러(약 343만원)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연 제련 사업을 하는 고려아연도 차질을 빚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아연 생산 현장에서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하면서 아연 생산이 차질을 빚었다.

 

유진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러시아 최대 아연 광산 오제르노에(Ozernoye)의 화재를 비롯해 △네덜란드 기업 나이르스타(Nyrstar)가 소유한 미국 미들테네시 아연 광산의 조업 중단  △스위스·독일 기업 글렌코어(Glencore)가 보유한 호주 레이디 로레타(Lady Lorreta) 아연 광산 채굴 중단 △호주 기업 아에리스 리소스(Aeris Resources)가 운영하는 재규어(Jaguar) 아연 광산 중단 등으로 총 44만t 규모의 아연 광산이 올스톱됐다.

 

아연 광산 조업 중단으로 아연 생산과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최근 국제 아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아연 가격은 t당 3000달러(약 411만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아연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 부진했던 고려아연 실적도 올들어 대부분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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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2023, 2024년 영업이익 [사진=뉴스투데이]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1458억원 △2분기 1557억원 △3분기 1604억원 △4분기 1980억원 △올해 1분기 1845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고려아연 영업이익이 △올해 2분기 2922억원 △3분기 2416억원 △4분기 2465억원을 기록해 실적 호조를 일궈낼 것으로 점친다.

 

국제 아연가격 오름세에 힘입어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사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과거 서린상사에서 대표 직을 맡은 김재선 전(前) 서린상사 대표를 지난달 새 사장으로 임명했다.

 

김 사장은 1985년 고려아연에 입사해 아연영업팀, 해외영업 총괄 등을 맡으며 고려아연과 함께 성장해온 인물이다.

 

김 사장은 6월에 선임된 후 "과거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은 서린상사 인력이 해외 영업에서 누구보다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점을 항상 강조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서린상사는 최근 비철금속 업황이 호전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영업을 강화해 비철금속 실적 호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고려아연은 지난 4월 미국 트레이딩 업체 캐터맨을 인수한 점도 비철금속 해외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캐터맨은 연간 30만t 규모의 철, 알루미늄, 동의 스크랩(부스러기)을 구매해 재판매 하는 트레이딩 전문업체다.

 

업계 관계자는 "캐터맨은 2007년부터 단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아 앞으로 고려아연 및 서린상사와 비철금속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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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은 2033년 매출 25조3000억원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진=고려아연]

 

■ '트로이카 전략'으로 배터리 소재·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먹거리 사업' 가속페달 

 

고려아연은 지난해 말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를 열어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매출 성장률 10%를 기록하고 2033년 TD사업을 기존 제련 사업과 같은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경영전략을 선포했다.

 

그동안 매출이 사실상 제로 수준인 TD 사업부문을 2033년 12조2000억원까지 키우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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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소재 로드맵 [사진=고려아연]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TD 사업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고려아연은 LG화학과 협업해 소재(전구체)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호주 기업에 지분을 투자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한다.

 

TD 사업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사업은 배터리 소재 사업이다.

 

고려아연은 배터리 소재 사업을 2033년까지 매출 5조3000억원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사업 부문은 황산니켈, 전구체, 동박을 제조·판매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이 가운데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사업 영역이 전구체 사업이다.

 

황산니켈은 지난해 말 사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올인원 니켈 제련소를 착공해 오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박 공장은 기존 진출 업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솔루스첨단소재가 사실상 시장을 선점해 고려아연의 사업 진출이 쉽지 않다.

 

이에 비해 전구체 시장은 현재 '무주공산'이다. 

 

전구체는 2차전지 등 배터리 용량과 수명을 결정하는 소재다. 특히 전구체는 배터리 4대 소재 가운데 하나인 양극재를 제조할 때 사용한다.

 

업계에 따르면 전구체는 대부분 수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K-배터리' 업계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전구체 사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  고려아연이 주목하는 점도 이 대목이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지난 2022년 8월 계열사 켐코와 LG화학이 손잡고 합작회사 '한국전구체(KPC)'를 설립했다. 

 

이후 고려아연은 같은해 10월 연 2만t 규모를 생산하는 전구체 공장 착공에 돌입해 올해 4월  준공 및 가동을 시작했다.

 

KPC는 연간 1만3000t 규모 전구체를 생산하는 공장은 2025년 완공하고 이후 신규 공장을 건설해 2028년 연간 3만4000t 규모 생산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고려아연과 LG화학 기술력이 합쳐 짧은 기간내에 안정적인 품질을 갖춘 전구체를 생산하고 있다”며 “올해안에 대량 생산체제를 갖출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생산되는 전구체 물량은 거의 대부분 LG화학에 판매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생산한 전구체를 활용해 미국에서 양극재와 배터리를 생산하면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IRA)을 준수할 수 있다"며 "이 전구체가 LG화학 미국 테네시주(州) 공장으로 전달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려아연이 국내 최대 배터리 업체 LG에너지솔루션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LG화학을 협력업체로 확보해 전구체 사업은 앞으로도 순탄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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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자원순환 사업 로드맵 [사진=고려아연]

 

이 외에 고려아연은 자원순환 사업을 통해 2033년 TD사업 목표 매출(12조2000억원) 가운데 6조원을 일궈낼 계획이다.

 

자원순환 사업에는 전자폐기물(E-Waste), 태양광폐패널, 폐배터리 사업 등이 포함된다.

 

고려아연은 해외 자회사 아크에너지 계열사인 맥킨타이어를 통해 호주 퀸즐랜드주에서 진행하는 풍력발전소 프로젝트에 6700억원을 투자해 지분 30%를 확보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 건설은 현재 80% 정도 공정이 진행 중이며 2025년 8월 완공되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 풍력발전소는 923MW 전력이 생산되며 이 가운데 30%는 고려아연 호주 자회사 썬메탈(SM)가 전력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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