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금리 동결① 은행권] 기대 커지는 ‘하반기 인하론’...대출금리 더 내려가나

유한일 기자 입력 : 2024.07.11 10:24 ㅣ 수정 : 2024.07.11 10:24

한은 기준금리 12회 연속 3.50% 동결 결정
2%대 물가에 8·10·11월 중 금리 인하 기대
채권시장은 이미 긴축 완화 기대 선반영 중
대출금리도 하락세..가계부채 관리는 변수로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 전경.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회  연속 동결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연내 긴축 완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서서히 둔화하고 있는 물가 지표를 고려했을 때 하반기 중 기준금리 인하에 ‘첫 발’을 뗄 것이란 기대감이다. 

 

이 같은 기대심리를 반영한 시장금리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채권금리 하락으로 은행권 대출금리 역시 점차 내려가고 있는 흐름이다. 다만 가계부채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만큼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 1년 6개월째 기준금리 연 3.50% 고정...시장선 ‘하반기 인하’ 기대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3.50%로 동결했다.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50%로 0.25%포인트(p) 인상한 뒤 이번까지 12차례 연속 동결 결정이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을 기정사실화로 받아들였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99명이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0.25%p 인하를 제시한 건 1명 뿐이었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2.4%로 4월(2.9%)과 5월(2.4%)에 이어 3개월 연속 2%대를 나타냈지만, 역대 최대 수준의 가계부채와 들썩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다만 시장에선 여전히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거두지 않고 있다. 올해 남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8월 22일과 10월 11일, 11월 28일 등 세 번인데, 시점이 문제일 뿐 적어도 한 차례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이 너무 늦지도 너무 이르지도 않은 정책 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7월부터 금리 인하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등장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면서 “과거 소수의견이 등장한 사례를 고려하면 8월 첫 소수의견 등장 이후 10월 첫 금리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 시장 기대 선반영한 채권금리, 대출금리도 하락세...연말 더 내려갈까 


 

은행권 대출금리는 이미 하락세가 뚜렷하다. 연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긴축 완화에 나설 것이란 기대심리가 채권시장에 선(先)반영됐고, 이를 기준으로 운용하는 대출금리도 자연스럽게 떨어지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지난 8일 기준 연 2.88~5.71%로 집계됐다. 같은 날 이 상품의 준거(기준)금리인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2003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연 3.39%를 기록했다. 대출금리는 시장의 기준이 되는 준거금리에 차주 신용도 등에 따라 매겨지는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차감해 산정된다. 

 

시장에선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채권시장 전반으로 확산했고, 대출금리 하락 효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이르면 10월 중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연말 대출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되는데 기대보다 하락폭은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 정책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주담대 상품에 대한 가산금리 인상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는데, 대출 문턱을 높여 가계대출 조절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경우 시장금리 하락분을 온전히 반영하는 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 전망하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 전후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더라도 총량 자체가 크다보니 은행 대출 정책 역시 한동안 타이트하게 운영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은행 통화정책과 별개로 9월부터 은행 주담대 등에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시행되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아직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확실하지 않고 인하폭도 0.25%p 정도일 텐데. 이 정도는 이미 채권시장에서 흡수를 한 상태”라며 “당분간은 상승 압력과 하락 압력이 동시에 나타날 것 보이고 급격히 대출을 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