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버추얼 모델 에이전시, ‘디지털스(Diigitals)’
메타버스와 웹3.0이 디지털경제의 새로운 화두로 부상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탄생하며 새로운 인터넷 세상을 열고 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와 웹3.0을 표방하는 뉴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또 기존의 비즈니스 생태계에는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최근 떠오르고 있는 메타버스·웹3.0 기반의 스타트업과 뉴 비즈니스 모델의 이해를 통해 다가올 새로운 인터넷 세상의 모습을 그려보자.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노재범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최근 글로벌 모델 업계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모델 에이전시가 있다.
직접 개발한 가상인간을 모델로 활용해 기업들의 광고·마케팅을 지원하는 ‘디지털스(Diigitals)’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편에서는 글로벌 모델 업계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는 디지털스를 소개한다.
• 디지털스(Diigitals), 버추얼 모델 기용해 패션·광고 모델 시장을 혁신
디지털스는 2018년 영국의 패션 사진작가 Cameron-James Wilson이 패션 및 광고 산업의 혁신을 목표로 설립했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의 디지털 슈퍼모델 슈두(Shudu)를 비롯해, 지금까지 약 10종의 가상인간 모델을 론칭해 버추얼 모델 에이전시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 있다.
고도의 3D 모델링 기술과 AI 기술을 기반으로 인간과 흡사한 가상인간 모델을 제작한 뒤, 다양한 브랜드의 신제품 홍보, 패션쇼, 캠페인 등을 통해 얻는 라이선스 수익과 모델료가 이 회사의 주요 수익원이다.
또, 가상인간 모델을 활용한 각종 이벤트·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도 이 회사의 중요한 수익원 중 하나다. 이 회사의 정확한 매출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대략 연간 5백만달러로 추산한다.
• 대표 모델 슈두, 인스타그램 팔로우 수 24만명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
디지털스를 대표하는 가상인간 모델은 슈퍼모델 슈두(Shudu)다. 그녀는 인스타그램 팔로우 수가 24만명에 이를 만큼 대중들로부터도 인기가 높다.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현대적인 매력을 겸비한 흑인 여성 모습의 슈두는 그 사실성과 혁신성 덕분에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자주 등장한다.
그녀는 리한나(Rihanna)의 화장품 브랜드 펜티 뷰티(Fenty Beauty)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엘레쎄(Ellesse), 발망(Balmain), 슈페르가(Superga) 등 다양한 패션 브랜드 모델로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또, 보그, 포브스 등 유명 잡지의 표지와 화보 모델로 등장하는 등 디지털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자동차 소재의 리사이클을 주제로 한 현대차의 환경 보호 캠페인에도 등장해 매우 혁신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 카미(KAMI), 아와(AWA) 등 - 특정 기관 전속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가상인간 모델도 론칭하며 사업 영역 확대
이 회사는 최근 한 회사 또는 한 기관만 홍보하는 전속 가상인간 모델도 론칭했다.
그중, 다운증후군 국제기구(Down Syndrome International, DSI)와의 협력으로 탄생한 카미(KAMI)는 그 의미가 특별하다.
그녀는 DSI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허물고 그들의 능력을 널리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녀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접근 방식 덕분에, 카미는 2023년 세계 최대·최고의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 ‘칸 라이언스(Cannes Lions)’에서 3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다른 예로, 아이스크림 브랜드 매그넘(Magnum)과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아와(AWA)는 아프리카 코코아 농장 공동체의 여성들을 대표한다.
아와는 2025년까지 코코아 농장 공동체에서 일하는 5천명의 여성들에게 사회적, 경제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 가상인간의 자연스러움 뒤에는 숨은 조력자, 뮤즈들이 큰 역할
디지털스의 가상인간 모델들이 실제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행동하는 데에는 다양한 숨은 조력자들이 존재한다.
이 회사에서는 이들을 뮤즈(Muse)라고 부르는데, 각 가상인간 모델마다 목소리, 표정, 포즈, 스토리 등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실존 인물들이다.
예를 들어, 슈퍼모델 슈두는 ‘아마 바두(Ama Badu)’, ‘미스티 베일리(Misty Bailey)’ 등 여러 실존 인물들의 노력과 창의성이 결합되어 디지털 모델 이상의 존재로서 활동한다.
‘아마 바두’는 작가이자 저널리스트로서 슈두의 스토리와 목소리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미스티 베일리’는 10년 경력의 패션 및 에디토리얼 모델로, 슈두의 실제 모델 활동을 돕는다.
• AI 기반으로 가상인간 모델의 활동 영역 더욱 확장할 전망
이 회사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앞으로 디지털 모델 업계에서 더욱 다양하고 창의적인 활동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실존 모델을 그대로 본떠 만든 AI 모델 알렉산드라(Alexsandrah)가 한 예다.
이러한 가상인간 모델은 물리적인 이동이 필요 없고 한 번에 여러 개의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앞으로 실제 모델과 협업하며 다양한 캠페인과 마케팅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국내에서도 조만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가상인간 모델 에이전시의 탄생을 기대해 보겠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