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화재, 금년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640건 발생
지난 24일 화성시 소재 일차전지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23명이 사망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비록 이 화재는 이차전지와는 무관하지만 최근 ESS에서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화재가 이어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재 및 폭발은 이른바 열폭주(Thermal Runaway)에 따른 것으로서 화재 진압의 어려움과 함께 리튬이온 배터리의 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중국이 주력하고 있는 리튬인산철 배터리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차전지의 화재와 관련한 이슈와 업계의 대응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최근 국내외 전기차 화재가 빈발하고 있음에 따라 배터리 및 업계의 대응 추이를 정리하기 전에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의 상황을 먼저 살펴본다.
• 중국 내 전기차 화재 건수, 금년 연간 기준 약 2560건 예상
중국에서는 금년 1분기에만 신에너지 차량의 자연 발화율이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으며, 전기차 화재가 640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하면 매일 평균 8대의 신에너지 차량(대부분 전기차)에서 화재(자연 발화 포함)가 발생한 꼴이며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2560건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이 때문에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본격 공략하려는 중국 입장에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전기차 화재는 조속한 해결이 필요한 과제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최근 전기차 관련 화재 등 사고 건수를 정부 차원에서 집계하고 있지만, 공식 통계를 발표하지 않고 단편적으로 일부 통계가 보도되는 실정으로 통계의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 CCTV는 최근 6년 간 여름철(6~8월)의 전기차 발생 건수 추이가 아래 그래프처럼 별 변동이 없는 것으로 보도하고 있으나 전기차 보급 급증 추이와 수백 개 업체가 난립한 중국 내 전기차 시장을 감안하면 신뢰성이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즉 중국 내에서 신에너지차(대부분 전기차)의 보급 대수는 2018년 약 125만6천대에서 2023년 약 726만대로 약 6배로 증가하였으나 여름철 3개월 간의 전기차 화재 관련 추이가 거의 일정하다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금년 1분기 상황과 전혀 상반되고 있다.
특히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 전기차 화재 발생률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중국 내 전기차 보급추세에 비추어 볼 때 신뢰성이 매우 의심된다.
또한, 중국의 신에너지차 보급 대비 화재 건수는 1만대 당 2021년 1.85건 수준에서 2023년 0.96건으로 감소하였다는 보도도 있다. 그러나 이는 금년 1분기 전기차 발생율이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는 사실과 금년 1분기 640건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해 보면 약 2560건으로 역시 모순된다.
• 중국 내 보급 규모 차이 감안하면 테슬라 대비 다소 높은 수준
물론 전기차 관련 화재 사고가 유독 중국에만 특이한 현상은 아니다.
왜냐하면 중국의 전기차 보급 수준이 전세계에서 압도적으로 높으며 증가율도 매우 가파르기 때문에 중국 내에서 전기차 화재 건수가 많은 것은 당연하며, 전기차 보급률이 아직 낮은 국내에서도 종종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업체별로는 중국 내에서 2022년 상반기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전기차 관련 주요 화재 건수 총 84건 가운데 BYD가 53건으로 거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테슬라는 4건으로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 내 보급된 BYD는 약 302만4천대 규모인데 테슬라는 33만5천대 규모임을 감안하면 테슬라 대비 다소 높은 수준이다.
• 중국 정부, 전기차 안전요구 관련 지침 강화 추진 중
전기차 생산, 보급 및 수출에 올인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2021년부터 관련 안전 표준을 마련했으며 최근 3년 만에 개정 작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최근 개정 중인 안전 표준은 열폭주(Thermal Runaway) 후 화재가 급속히 확산 및 폭발하지 않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따라서 열폭주 후 화재 및 폭발 방지 기술이 새로운 전기차에 적용될 경우 화재 발생 추이는 점차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전체 수명 주기와 배터리 관련 산업 체인에 대한 안전 보장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으로서 특히 테스트 및 평가 방법 에 중점을 두어 개선하고 있다.
• 투병한 정보 공개가 중국 전기차의 장기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유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 정부의 전기차 수출 드라이브 과정에서 BYD를 비롯한 중국 주요 업체들의 밀어내기식 수출로 인해 중국 전기차의 재고 누적이 유럽 등을 중심으로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과연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가 테슬라에 이은 현대차 그룹에 비견될 정도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전기차 업체 수백 개가 난립하고 있어 혹독한 구조조정 중에 있음을 감안하면 안전 관리에 취약한 중소 업체 전기차의 경우 열폭주로 인한 화재 및 폭발 위험이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또한, 실제 사고 건수는 전기 2륜차 등을 포함할 경우 더 높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전기차 관련 사고 발생 정보의 투명한 공개가 오히려 중국산 전기차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고 발생 건수보다는 사고 발생률의 감소 추이가 공식 통계로 입증될 경우 장기적으로 중국 전기차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이러한 전기차 화재와 관련하여 국내 배터리 및 전기차 업계를 중심으로 대응 현황을 살펴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 곽대종(Daejong Gwak)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박사 /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 (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기술분과 위원 /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평가위원 / (전) 산자부 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 (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