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단상(物流斷想): 진정 물류는 AI로 대체될 수 있을까? (下)
[뉴스투데이=김승한 경기대 겸직교수,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단장] 지난 편에서는 물류도 AI로 대체 가능한지와 관련한 내용을 소개했다. 이번 편에서는 AI 발전에 따라 변화하게 될 다양한 물류 기능에 대해 살펴보겠다.
창고 운영과 화물운송 뿐만 아니라 AI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물류를 변화시킬 것이라 예상된다.
• AI로 변화될 다양한 물류 기능들
첫째, AI로 강화된 예측분석 및 실시간 통제 능력이다.
물류 분야에서 AI의 가장 중요한 기여 중 하나는 데이터의 폭발적인 증가에 힘입어 예측분석에 AI를 적용한다는 점이다.
2025년까지 181제타바이트의 데이터가 생성될 예정이며, 이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컴퓨팅 성능과 결합하여 더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더 큰 모델을 만들 수 있다.
AI 기반 시스템은 과거 데이터와 실시간 정보를 분석해서 수요 패턴, 재고 변동 및 잠재적 중단을 예측하여 재고 수준을 최적화하고 재고 부족을 최소화하며 공급망 운영을 간소화할 수 있다.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함으로써 기업은 올바른 제품이 적절한 장소와 시간에 제공되도록 하여 효율성과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예측분석은 궁극적으로 작업흐름(workflow)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할 것이다.
둘째, AI 예측 유지보수(Maintenance)다.
AI 예측 유지보수는 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유지보수가 필요한 시점을 예측함으로써 물류 기업이 장비 수리 또는 교체와 같은 문제 발생 이전에 미리 파악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사전 예방적 유지보수 접근 방식이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과거 예방적 유지보수에 비해 약 8~12%, 사후 대응 유지보수에 비해 최대 40%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비용 효율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예측 유지보수에서는 AI를 사용하여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사람이 쉽게 인식할 수 없는 패턴을 식별하는데, 예를 들어 컨베이어 벨트나 지게차와 같은 기계의 진동 혹은 온도 같은 데이터를 분석하여 유지보수가 필요한 시기를 나타내는 패턴을 식별하는데 AI를 사용한다.
AI 예측 유지보수의 이점은 다운타임 감소로 인한 안정된 운영 환경확보 및 장비 수명향상을 통해 비용이 많이 드는 교체 필요성을 줄이고 물류 운영의 전반적인 효율성과 효과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셋째, AI 가시성이다.
물류 운영은 자연재해, 노동력 부족, 지정학적 문제 및 예상치 못한 중단과 같은 다양한 위험에 취약하다. 최근 불안정한 글로벌 공급망 이슈로 인해 가시성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 되고 있다.
AI의 예측 기능을 통해 기업은 잠재적인 위험을 예측하고 사전 예방적으로 비상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AI가 생성하는 ETA(예상도착시간) 또는 자산 내지는 항만의 가용 용량예측을 통해 공급망 기업들은 협업을 강화하며, 적시에 의사 결정이 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협업 노력은 공급망의 탄력성과 민첩성을 향상시킨다.
넷째, AI 주문접수, 고객응대, 동선분석 등이다.
네이버, 삼성전자, KT, 현대자동차 등이 투자한 것으로 유명한 SoundHound社(나스닥 상장)는 실시간 Dynamic Interaction 주문영상을 제공했는데, 그들이 보유한 STM(Speech To Meaning) 기술은 복잡한 매장 주문도 사용에 불편하지 않을 수준에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AICC(AI Call Center)는 이미 은행, 호텔 등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도입 중이거나 도입을 마쳤고, 현재 인간 상담원으로 운영되는 유통/물류 콜센터도 가까운 미래에 AI 상담원으로 교체될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 창고 혹은 매장 내 설치된 CCTV를 활용한 AI가 제품별 재고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재주문을 진행하기도 하고, 매장 내 고객들의 동선을 분석해서 매장 내 상품 배치에 반영하는 등 실시간 재고관리 영역에서도 AI의 도입은 효율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영역이다.
• AI 물류로의 진전을 가로막는 요인들
그렇다면 AI 물류의 미래는 장밋빛 전망만 있을까? 몇가지 AI 물류의 전진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첫째, AI 물류로의 구현 및 유지보수 비용에 대한 현실적인 부담이다.
과거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에서의 경험을 상기해 보면 로봇 도입의 가장 큰 현실적인 장애물이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비용 이슈는 장애는 맞지만, 한계는 아닌 것이 분명하다.
최근 테슬라가 발표한 AI 로봇 ‘옵티머스’ 상용화 계획에 따르면 3~5년 내 수백만대의 옵티머스 양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가격은 2만달러(한화 2,700만원) 이하로 책정될 것이라 한다.
최근 중국 BYD가 ‘1천만원대’ 전기차를 공급한다는 소식도 비슷한 맥락에서 본다면 비용에 대한 부담은 단순한 시간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둘째,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에 대한 우려를 들 수 있다.
지난 6월 17일자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서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인 FSD(Full Self-Driving)를 테스트할 수 있는 승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 참고로 FSD는 주행 보조 기능인 ‘오토파일럿’을 한 단계 높인 것으로, 자동차가 일정한 조건 내에서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레벨3’ 수준의 소프트웨어로 평가된다.)
테슬라의 FSD 사례를 든 이유는 도로와 같은 오픈 환경에서의 적용도 승인이 가능한 상황에서 공장이나 창고 같은 폐쇄(closed) 환경에서의 적용 및 확산은 더욱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AI 물류에 필요한 인력 즉, 리소스 부족을 들 수 있는데 이 역시 한계라기보다는 오히려 물류업계가 지금부터 더욱 관심을 쏟아야 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AI에 익숙한 인력자원의 자연 이동을 기다리기보다 물류 자체 내의 교육 및 자원확보 노력에 더욱 힘써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최근 AI 기술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지만 어떤 기술도 기술만으로는 공급망이 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는 올바른 디지털 인재, 조정된 비즈니스 모델 및 프로세스, 적절한 기술 조합이라는 세 가지 중요한 요소가 필요하다.
현재 대부분의 물류 기업은 AI가 제공하는 것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성숙도, 적절한 인재 또는 사고방식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살펴본 것처럼 여러 AI 물류의 발전을 막는 요인들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복잡하다고 생각되는 물류도 AI와 공존할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지금은 다가오는 AI를 어떻게 받아들여 자신이 변화할 것인가가 중요한 때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