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경화 걸린 미국주택시장②] 9월 연준만 바라보는 주택 매수 대기자들
모기지론 이자 부담에 주택구입 주저하는 매수 대기자들, 9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정책회의에서 금리인하 단행할 경우 주택매입 수요 증가 예상
미국의 주택시장이 거래절벽에 시달리고 있다. 고금리 여파로 사람들이 집을 살 때 금융기관에서 빌리는 모기지론 이자가 크게 올라 기존 주택소유자들이 새 집으로 이사가기를 주저하면서 매물 자체가 줄어들었고, 매물부족 탓에 주택가격은 계속 오르기 때문이다. 거래절벽 속에 주택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도 주택매입 의사를 접거나, 서두르지 않고 있어 당분간 거래감소와 함께 주택가격 고공행진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매물이 사라진 미국의 주택시장 실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미국 주택 시장의 최고 관심사는 역시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언제 금리를 내릴 것이냐에 쏠리고 있다. 고금리로 모기지론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어 기존 주택시장 매매가 꽉 막혀 있는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인하는 막혀있던 혈을 뚫어줄 기폭제가 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시장참여자들은 연준이 9월 17~18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회의에서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70%로 얼마전의 65%에서 기대치가 더 높아진 상태이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도 이런 기대감에 힘을 보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파월은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주최 '중앙은행 연례 포럼'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에 관해 연준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올 들어 1~3월 갑자기 상승세로 돌아섰다가 4월 이후 다시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특히 연준이 인플레이션 기준으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5월 들어 3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금리인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변수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다. 통상적으로 대선이 있는 해에는 연준이 금리인하 시기를 대선 이후로 미루는 경향을 보여왔다. 금리인하로 인해 특정 정파에 연준이 유리한 조건을 조성해 투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정치적 오해를 피하기 위함이다.
연준 내에서 금리인하 시기를 늦춰 정치적 오해를 피해야 한다고 직접적인 발언을 한 인사는 없다. 파월 의장 역시 이와 관련한 질문에 “연준은 항상 중립적인 입장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만 집중할 것”이란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재임시절부터 파월 의장을 탐탁치 않게 생각했던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하면 파월 의장부터 해고하겠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전대통령은 파월 의장 해임에 그치지 않고, 연준이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통화정책에 대해 집권시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 성공 시 파월 의장 해임을 거론하는 등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질문에 “그것에 대해 전혀 집중하지 않고 있다”며 “내가 걱정하는 것은 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다”라고 말했다.
연준이 대선이라는 정치적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시장의 기대처럼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경우 주택시장은 두 가지 상반된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모기지론 이자가 낮아져 신규거래가 활발해져 가격이 내려가는 시나리오와 반대로 신규수요가 급증해 지금보다 더 가격이 급격히 올라가는 시나리오다.
전자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모기지론 이자부담이 떨어질 경우 수요와 함께 집을 팔려는 공급도 늘어나 거래절벽에 따른 가격왜곡현상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에 근거하고 있다.
반면 가격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모기지론 이자부담 완화가 주택매입 시기를 저울질하는 사람들의 매수심리를 폭발시켜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란 예상에 근거하고 있다.
유명 투자자 바바라 코코란은 “금리가 1%P만 더 내려가도 모두가 주택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며 "이들은 주택 가격을 훨씬 더 많이 지불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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