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656)] 올해 신입사원 대폭 연봉인상 소식에 2~3년차 직장인들 부글부글
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6.28 02:44 ㅣ 수정 : 2024.06.28 02:44
올해 신입사원은 작년 신입사원보다 10~20%씩 더 받아, 기존 직원들 처우개선은 미정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기업들이 줄줄이 신입사원 초봉을 인상하기로 결정하는 와중에 기존 직원들과의 역차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이 발표한 2024년 임금동향조사에 의하면 노사교섭을 통해 기본급을 올리기로 결정한 기업은 역대 최다인 80%에 달했다. 여기에 인재 쟁탈전이 해마다 격화되면서 기업들로서는 이례적으로 높아진 신입사원 급여를 홍보수단 삼아 취준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신입사원 급여인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벗어나며 인력부족 현상이 한층 심각해진 2023년부터 눈에 띄게 확대되었다. 최근에는 취업 인기기업 중 하나인 이토츄상사(伊藤忠商事)가 신입사원 월급을 작년 대비 20%나 높은 30만 5000엔으로 인상했고 도요타자동차도 작년보다 11% 오른 25만 4000엔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기업들이 2~3년 전에 입사한 젊은 직원들의 급여를 올해 신입사원들에 맞춰 인상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노사합의를 통해 기본급은 일부 올랐을지언정 신입사원들처럼 초임이 높게 책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절대적인 금액으로는 오히려 신입사원보다 적은 급여를 받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기업들도 이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신입사원 초봉수준에 맞춰 기존 직원들의 급여를 모두 조정하기에는 막대한 예산과 지루한 합의과정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쉽사리 손을 댈 수가 없다.
물론 당장은 인력확보라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초봉을 대폭 끌어올렸지만 최근 입사한 젊은 직원들과의 임금 역전현상을 좌시할 수도 없는 탓에 결국 시기의 문제일 뿐 기업별로 임금테이블 개정을 진행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편 기업들이 당장 어필하기 쉬운 임금인상을 선택하면서 기존에 중시되었던 워라밸과 근로환경 정비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저하되었다. 직원들을 위한 처우개선 사항에서 ‘노동시간 삭감과 유급휴가 취득 장려’를 택한 기업 비율은 16.2%로 2년 전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감소했고 ‘장시간노동의 방지’ 역시 10.4%, ‘부업 장려’와 ‘주 4일 근무’를 우선시한 비율도 각 3%가 채 되지 않았다.
여기에 올해 3월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며 17년 만에 금리인상에 나섰는데 제국데이터뱅크는 약 9만개 기업들의 차입금리가 0.5% 상승할 때마다 경상이익이 평균 4.6%씩 감소할 것이라는 부정적 분석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만에 하나 극심한 엔저현상과 물가상승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의 기준금리(5.5%)에 맞춰 일본이 현재의 기준금리(0.1%)를 단계적으로 조정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급증하는 인건비와 더불어 이자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맞이하며 모처럼의 경기회복이 무색해지기 때문에 당장은 젊은 직원들의 연봉 불만을 모르쇠 할 가능성이 다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