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완 기자 입력 : 2024.06.20 10:49 ㅣ 수정 : 2024.06.20 10:49
고품질 선박과 납기 준수 통해 신뢰에 보답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이 익명의 유럽 선사와 총 3000억원 규모 7900TEU 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는 선사가 향후 2척을 추가 발주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이에 따라 2척 옵션까지 포함하면 수주 금액은 약 6000억원으로 늘어난다.
HJ중공업이 수주한 선박은 길이 272m, 너비 42.8m, 운항속도 22노트(시속 약 40km)로 최첨단 사양과 친환경 설계를 반영한 7900TEU 급 컨테이너 운반선이다.
TEU는 길이 6.09m 컨테이너박스 1개 단위를 뜻한다. 7900TEU급 컨테이너선은 이론적으로 7900개 컨테이너박스를 한번에 운송할 수 있는 선박 크기다.
선박은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건조되며 오는 2026년 차례대로 인도될 예정이다.
HJ중공업이 이번에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친환경 설비를 장착해 연료 효율과 컨테이너 적재량을 극대화한 점이 특징이다.
조선업계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된 선박 황산화물(SOx) 규제에 따라 선박 배기가스 탈황설비 '스크러버(Scrubber)'를 설치하고 향후 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 운항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메탄올 레디 선박'을 만들고 있다.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는 HJ중공업은 기술 경쟁력을 통해 시장에서 신뢰를 쌓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HJ중공업은 지난 2022년 영국 선급 로이드(LR)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7700TEU 급 컨테이너선 기본설계에 대한 승인(AIP)을 획득했고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같은 해 같은 종류의 선박 2척을 수주했다.
AIP는 새롭게 개발된 기술에 대한 정합성(논리적 모순이 없는 성질), 안전성 등을 승인하는 제도다. 선급은 각종 조선 관련 제도 및 규제를 관리하는 기관이다.
최근 시황 회복과 친환경 선박 기술력에 힘입어 글로벌 선주사의 발주 문의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HJ중공업은 2021년부터 2022년에 걸쳐 수주한 총 6척, 4억1000만달러 규모 5500TEU 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건조 프로젝트를 지난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명명식 당시 품질에 만족한 선주사로부터 감사 인사와 함께 극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핀란드 기자재업체 바르질라와 공동연구를 통해 선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저장한 뒤 하역하는 ‘탄소 포집·저장 8500TEU 급 컨테이너선’ 개발에 성공하는 등 탄소중립을 앞당길 수 있는 친환경 선박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최근 시장 흐름을 이끄는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개발과 수주에 역량을 집중한 데 따른 결과”라며 “고품질 선박과 납기 준수를 통해 선사 기대에 부응하고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