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부동산가격 엔저와 외국인투자로 인해 역대급 상승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부동산연구소가 지난 달 30일에 발표한 국제 부동산 가격지수에 의하면 2024년 4월 도쿄와 오사카의 맨션 가격이 6개월 만에 각각 1.5%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 조사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과 미국, 영국, 호주 등 15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1평방미터 당 신규 매매가격 등을 비교하여 왔는데 도쿄와 오사카는 2년 6개월 연속 가격이 상승하면서 2010년 조사개시 이래 처음으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코로나 때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와중에 일본만 부동산 호황을 이어가는 주된 이유는 다른 국가 대비 여전히 저렴한 매물들이 많고 엔저로 인한 빠른 해외자본 유입, 그리고 사상 최고치를 갱신 중인 주식시장으로 인해 부유층의 부동산 구입이 늘어난 탓으로 풀이된다.
덕분에 2020년 10월 평균가격을 100으로 설정했을 때 도쿄의 올해 4월 부동산 평균가격은 107.3을 기록하여 평균가격과 상승률 모두 과거 최고를 갱신했고 오사카는 이보다 높은 116.6의 평균가격을 기록하여 주식시장에 이어 부동산시장도 버블경제 시절을 뛰어넘게 되었다.
한편 세계 15개 주요도시 중 부동산가격 하락률이 가장 큰 도시는 홍콩(2.0%)으로 1년 연속 가격이 하락하였으며 하락세를 완화하고자 올해 2월에 보유세 감세 정책 등을 실시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일본 서민들의 도심 속 내 집 마련 꿈이 점점 더 멀어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일본의 부동산가격은 올해도 상승을 이어갈 전망이다. 도쿄 신축분양 맨션의 평당 단가를 100으로 보았을 때 홍콩은 무려 268.2이고 런던(207.5), 타이페이와 상해(각 165.6), 뉴욕(144.6), 싱가폴(140.2) 등과 비교해도 여전히 저렴하기 때문이다. 서울은 도쿄보다 조금 저렴한 89.0을 기록했다.
여기에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는 엔화가치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본 부동산을 추가 할인으로 구입하는 형편이고 이에 질세라 3월에 과거 최고치를 갱신한 주식시장 덕에 일본 부유층들도 자산을 부동산으로 다수 넘기고 있다.
일각에서는 다른 국가들처럼 일시적인 급등 현상일 뿐이고 조만간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일본부동산연구소 측은 ‘투자목적 뿐만 아니라 실수요 구매도 많은 탓에 현재 가격상승은 거품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장기적인 가격상승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