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규 기자 입력 : 2024.06.09 07:22 ㅣ 수정 : 2024.06.09 07:22
롯데카드, 1분기 순익 249억원…업계서 감소폭 가장 커 영업수익 늘었으나 영업비용‧조달비용 증가폭 커 상쇄 올해만 네 번째 신종자본증권 발행하며 조달구조 개선 '적자지속' 베트남 법인 올해 흑자전환 목표로 증자 실시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롯데카드가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나타낸 가운데 연내 재매각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카드는 해외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충하면서 반등을 모색하는 모양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올해 1분기 24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551억원에 비해 54.3% 감소한 규모다.
국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 가운데 지난해 1분기 대비 순익이 감소한 곳은 현대, 우리, 롯데 등 3곳이다. 현대카드는 9.9% 감소한 638억원을 기록했으며 우리카드는 36.6% 줄어든 288억원을 나타냈다. 롯데카드는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하며 1분기 7개사 중 가장 낮은 순익 규모를 기록했다.
롯데카드가 1분기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배경으로는 조달비용, 영업비용 등 비용 증가가 지목된다. 1분기 영업수익이 지난해 1분기 6320억원에 비해 11.6% 증가한 705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용이 5693억원에서 6725억원으로 18.1% 증가했고 조달 등 금융비용은 1323억원에서 1728억원으로 30.6% 급증했다.
건전성도 악화됐다. 1분기말 기준 롯데카드의 연체율은 1.94%다. 이는 전년 말 1.80%에 비해 0.14%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대손준비금 적립액은 7095억원으로 전년말 7690억원에 비해 7.74% 감소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104.09%로 규제 비율 100%를 웃돌고 있으나 전년말 105.20%에 비해 1.11%p 하락했다.
롯데카드는 조달구조를 최적화해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영업수익이 증가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한 만큼 조달구조 개선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롯데카드는 올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조달 다각화에 나섰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28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2000억원 한도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키로 했다. 아직 주관사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수요예측, 청약, 납입 등의 일정도 확정되지 않았다.
최초 만기일은 발행일로부터 30년이나 5년 후 중도상환이 가능한 콜옵션 조건이 포함됐다. 이자는 발행일로부터 3개월마다 지급할 계획이다.
롯데카드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다. 3월 1700억원과 52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사모 방식으로 발행한 바 있으며 5월에는 178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공모 발행했다. 5월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당초 900억원 규모로 계획됐으나 수요예측에서 328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1780억원으로 확대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늘리면서 자본적정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말 7.01배의 레버리지배율을 기록한 바 있다. 당국 규제 수준인 8배에 근접한 것이다. 레버리지배율이란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부채가 많다는 의미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기준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자본성증권이다. 때문에 발행 시 부채비율이 늘어나지 않고 자본이 증가해 자본적정성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롯데카드는 해외사업 투자를 확대하며 실적 개선에 나섰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2일 베트남 현지법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에 6800만달러(약 937억원) 규모의 증자 대금 입금을 완료했다.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2018년 출범 이후 적자를 지속 중이다. 다만 출범 초기 사업기반 구축을 위한 초기 비용 투자가 컸던 만큼 올해부터는 흑자 전환을 목표로 본격적인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롯데파이낸스 베트남만의 경쟁력과 차별화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체력을 갖추게 됐다"면서 "안정된 사업구조를 기반으로 베트남 내에서 존재감 있는 파이낸스사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관련해서는 "최근 총 4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완료한 바 있으며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발행한 고금리 차입금‧회사채를 저금리로 차환하고, 해외 차입 확대를 통해 조달구조를 최적화할 계획"이라며 "불안정한 외부환경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건전성과 유연성, 효율성 강화를 통해 내실 성장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