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저감 위한 고부가가치 친환경 조선산업으로의 업그레이드 추진 중
다양한 에너지·환경 정책이 도입되고 시행되면서 과거와 달리 관련 분야의 일선 기업들이 민간부문의 투자를 기다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투자자들도 기후변화 및 에너지 변혁의 시대를 맞아 관련 분야를 찾고 있지만 생소한 분야이다 보니, 어떤 프로젝트가 정부로부터 인정받고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지 옥석 가리기가 힘든 상황이다. ESG 금융의 물꼬를 제대로 된 수요처로 초기부터 잘 잡아 기업과 투자자가 상생할 수 있도록 본 시리즈를 기획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유종민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전 세계 해운산업에서 탄소 저감의 중요성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매우 크다.
해운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2.5%를 차지한다. 이는 항공산업보다 적지만, 여전히 상당한 양이다. 따라서 해운산업에서의 탄소 저감은 전 지구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도 저탄소 기술과 연료 효율성을 높이면 연료 소비를 줄일 수 있어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해운사들의 경제적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많은 국가와 국제기구들이 해운산업에 대해 점점 더 엄격한 환경규제를 도입하고 있는 것도 그 원인이 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해운산업의 온실가스 배출을 2008년 대비 50% 줄이는 목표를 설정했다.
• 해운산업,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2.5% 차지.. 탄소 저감 근본 대책은 연료 바꾸는 것
한국의 해운산업도 현재 배출권 거래 시스템(ETS)의 할당 대상으로 포함되어 함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의 해운사들은 특히 유럽연합(EU)의 배출권 거래제도(EU ETS)에 대응하고 있으며, 이는 올해부터 해운산업에 전면 적용될 예정이다.
5천GT 이상의 선박 운영자는 배출량의 40%에 해당하는 배출권을 구매해야 하며 이 비율은 2025년에 70%, 2026년에 100%로 단계적으로 증가한다. 즉, 해운산업에서의 탈탄소화는 배출권 거래제도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고, 해운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해운산업에서 탄소 저감을 위한 다양한 수단들이 있다.
선박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더욱 효율적인 선체 디자인을 채택하는 방식으로서, 보다 유선형의 디자인이나 공기 윤활 시스템을 도입하여 연료 소비를 줄인다던지, 엔진의 효율성을 높이고, 전기 추진 시스템이나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을 사용하여 연료 효율을 개선하는 방식 등이다.
하지만 그보다 가장 근본적인 방안은 아예 연료 자체를 저탄소 혹은 무탄소 전원으로 바꾸는 것이다.
기존의 중유(Marine Heavy Fuel Oil) 대신 액화 천연가스(LNG)를 사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LNG는 또한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배출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 혹은 해조류, 식물성 기름 등에서 추출한 바이오연료를 사용하거나, 최근에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연료 전지 시스템도 시도되고 있다.
• ‘2030 한국형 친환경선박(Greenship-K)’ 추진, 탄소저감 압력을 비즈니스 기회로..
우리나라도 이러한 흐름에 대해 적극 대응 중이다.
특히 선박에 대한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환경친화적 선박의 개발 및 보급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친환경선박법”)」을 2020년부터 시행 중이고, 친환경선박 개발 및 보급의 기본방향과 목표를 제시하기 위해 중장기 전략인 「제1차 친환경선박 개발・보급 기본 계획(2021~2030)」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선 국내에서의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공공선박의 친환경선박 전환비율을 2030년까지 83% 수준으로 확대 중이다.
이러한 ‘2030 한국형 친환경선박(Greenship-K)’ 추진전략의 일환으로서 지난해부터 노후 선박을 교체하며 하이브리드 추진선박, LNG 추진선박 건조를 진행 중이다.
수산자원조사선, 순찰선, 청항선(淸港船), 항로표지선, 해양조사선, 수산계고교 공동실습선, 쇄빙연구선, 전라남도 병원선, 행정지도선, 항만안내선, 어업지도선 등 정말 다양한 공공 선박을 신규 발주 중이다.
연료 교체뿐 아니라 선박 배기가스 내 입자상물질을 필터로 거른 후 제거할 수 있는 디젤 미립자 필터(Diesel Particulate Filter)를 장착하는 방식도 포함된다.
더 나아가, 민간부문의 친환경 선박 조기전환 유인을 위해 맞춤형 인센티브도 제공되고 있다. 내외항선 친환경선박 건조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건조 시 선박 가격의 최대 10~30%까지 보조금을 지원하고 친환경 설비에 대한 보조금과 이자비용을 일부 보전하는 등 예산이 지원되었다.
또한,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조선 강국답게 이러한 해운부문의 탄소 저감 압력을 비즈니스 기회로 삼아 산업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미래 친환경선박에 대한 세계 선도 기술을 확보하고 선박배출 온실가스 감축 및 친환경 시장 창출을 동시에 이루는 것이다.
사실 앞서 예시된 2030 한국형 친환경선박(Greenship-K)도 해외시장을 겨냥한 LNG선박 연료공급 확대와 무탄소 연료공급 인프라 구축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지 않을까 추측한다.
• 암모니아 연료 선박, 친환경 경제적 효율성 갖춘 차세대 선박 기술로 주목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궁극적인 무탄소 전원으로서의 암모니아 사용 선박은 암모니아(NH3)를 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으로, 암모니아를 연소시켜 추진력을 얻는다.
연료가 액화 상태로 저장되며, 저장 탱크에서 선박의 연료 시스템으로 공급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고부가가치를 지닐 것으로 예상한다.
액화 암모니아는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특수한 저장 탱크와 관련 설비가 필요하다. 암모니아는 직접 연소되거나 혼합 연료로 사용될 수 있다.
직접 연소 방식은 암모니아를 연소실로 주입하여 산소와 반응해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방식인데, 연소 과정에서 고온 고압의 가스가 발생하며, 이는 터빈이나 피스톤을 구동시켜 추진력을 생성한다.
생성된 열에너지는 증기 터빈이나 내연기관을 통해 선박의 추진 시스템으로 전달되어, 프로펠러를 회전시켜 추진력을 얻는 것이다.
물론, 연소 과정에서 미세먼지의 원인물질이라 할 수 있는 질소산화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저감하기 위한 탈질 장치(SCR, Selective Catalytic Reduction)가 필요하긴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이 없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다.
암모니아 연료 선박은 전 세계적으로도 현재 개발 단계에 있으며, 상용화를 위한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현재 고부가가치 선박은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데, 실제로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은 암모니아 추진 선박의 설계와 건조를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암모니아 연료 선박은 친환경적이고 경제적 효율성을 갖춘 차세대 선박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은 이 분야에서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선도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해운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 유종민(Yu, Jongmin) 프로필 ▶ 미국 일리노이대 응용경제학 박사 /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미국 포틀랜드 주립대 겸임교수 / 환경부 배출권 할당심의위원회 위원 / 한국수출입은행 외부사업 자문위원 / (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전)한국은행 조사역 / (전)국무총리실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 (전)기획재정부 뉴딜실무지원단 자문위원 / (전)환경부 중앙정책심의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