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5.31 01:14 ㅣ 수정 : 2024.05.31 01:14
지난 22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2025 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후 주가 4거래일 만에 20% 올라 1140달러까지 치솟아, 올해에만 131%나 올라 단기급등에 따른 경계심리도 증폭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2025 회계연도 1분기(2~4월) 실적발표후 단기간에 20% 이상 올랐던 AI 대장주 엔비디아가 5거래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실적에 기반한 상승세가 놀라운 것은 아니지만, 과도한 상승이라는 경계심리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장보다 1% 하락한 1136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개장초 소폭 하락세로 출발, 장중 오름세를 타기도 했지만 단기급등에 따른 매물이 지속적으로 쏟아지며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장 마감후 1분기 실적발표후 4거래일만에 주가는 20% 이상 뛰었다. 940달러에 거래되던 주식은 지난 29일 1148.25달러에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1분기 매출과 주당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넘어섰고, 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 역시 월가의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엔비디아는 또 내달 10일부터 액면 주식 가격을 10분의 1로 분할한다. 2021년 7월 이후 3년 만이다.
2분기 실적 예상치에 근거해 엔비디아 주가가 지금보다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월가 전문가와 글로벌 IB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지난해 239% 상승한 데 이어 올들어서도 지난 29일 기준 131%나 오른 엔비디아의 가파른 주가상승률에 부담을 느끼는 시각도 커지고 있다.
조쉬 브라운 리톨츠 웰스 매니지먼트 CEO는 지난 29일(현지시간) 블로그에 게시한 글에서 엔비디아 주식 열풍과 관련해 “너무 과도한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는 현재 (매출과 수익 기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 중 하나이며 역대 가장 수익성이 높은 비즈니스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가총액은 실적 발표 이후 3일 동안 6월에 일어날 엔비디아의 10대 1 주식분할에 대한 기대로 5000억달러 이상 증가해 3조 달러를 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엔비디아의 주가상승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2일 시가총액 2조달러를 넘어선 지 불과 3개월만에 3조달러를 향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기준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에 이어 3위에 올랐는데, 2위인 애플과의 격차도 크지 않아 조만간 애플을 제치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몸값이 높은 기업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브라운은 단기간에 시가총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알파벳, 홈디포와 디즈니를 합친 것보다 많고, 아마존과 월마트, 넷플릭스를 합친 것보다 더 평가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JP모건, 버크셔해서웨이, 메타보다 더 가치 있는 수준인데, 과연 그것이 맞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가 올들어 131%나 급등하면서 12개월 목표주가에 근접했다는 것도 부담으로 생각하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IB들의 평균 목표가는 1200달러 수준인데, 지금 주가는 목표주가에 95% 가량 접근한 것이다.
다만, 캔터 피츠제럴드 분석가 CJ 뮤즈가 엔비디아의 목표 주가를 1200달러에서 1400달러로 상향 조정하는 등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끌어올리는 전문가들도 만만치 않아 단기 조정후에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엔비디아의 과도한 주가상승에 경계감을 드러낸 브라운 역시 “엔비디아 주식을 팔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인 것도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