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한국마사회, 퇴역경주마 지역사회 활용과 어린말 승마대회 통해 승마 저변 확대 노력
마사회 임직원들, 경마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쳐
생애주기 말 복지프로그램, 퇴역 경주마의 지역사회활용방안도 담고 있어
재활지원받아 경주 복귀한 경주마, 승용전환 훈련 받으면 승용마로 활동해
정기환 마사회 회장, "국산마품평회와 어린말 승마대회로 농가 경영개선에 보탬 될 것"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가 승마 저변 확대에 힘을 쏟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퇴역경주마를 지역사회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강화하는가 하면, 어린말 승마대회도 개최해 승마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높이고 있다. 마사회 임직원들이 경마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영아기에서 노년기까지 인간에게도 생애주기별로 꼭 필요한 것이 있듯이, 말 또한 생애주기의 첫 단계인 출생에서 육성, 활동, 퇴역에 이르기까지 반드시 필요한 '보살핌'이 존재한다.
동물에 대한 인식이 '보호'에서 '복지'로 전환되면서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한국마사회는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으로서 보다 체계적인 말 복지를 실천하기 위해 생애주기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복지 프로그램이 퇴역경주마의 지역사회 활용방안을 담고 있는 것이다.
망아지 시기에 사람에 대한 친화도를 높이고 위협행동을 감소시켜 안정적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각인순치, 경주마로 활동하면서 겪을 수 있는 부상 등에 대비한 재활지원 프로그램, 퇴역(은퇴) 후 승마용 말로 전환하는 승용전환사업 등을 중심으로 말의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맞춤복지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마사회가 마주협회와 공동 조성한 더러브렛 복지기금을 활용한 '재활지원 프로그램'은 부상마의 치료받을 권리와 건강한 복귀를 지원한다는 의미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경주마에서 승용마로 전환된 '천지의빛'이나 재활 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판타스틱킹덤' 등이 대표적 사례다.
'천지의빛'은 2022년 8월, 경주 중 왼쪽 앞다리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으나 재활지원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6개월 간 휴양 후 경주에 복귀한 바 있다. 이후 몇 번의 출전 후 지난해 9월 은퇴해 승용마가 되기 위한 긴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승용마로 제2의 마생(馬生)을 살고 있다. 말 복지 체계에 따라 재활 후 승용전환사업으로 연계된 첫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22년 김해시장배(L) 등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승승장구 하던 '판타스틱킹덤'은 경주 중 오른쪽 앞다리 골절을 입고 힘든 수술과 재활의 시간을 보냈다. 이전처럼 좋은 기량을 뽐낼 수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복귀 후 2경주 연속 우승 후 서울마주협회장배 대상경주에서도 총 16두의 쟁쟁한 경쟁자 사이에서 5위라는 양호한 성적을 거두며 재활 후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경마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부상마 중 수술을 받지 않은 말의 경주 복귀율은 21% 수준인데 비해 재활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말의 경주 복귀율은 무려 85%에 달한다. 부상으로 인한 퇴역이 아닌, 경주마로서 명예롭게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후에도 승용마 전환을 독려해 여생을 편안하고 보람차게 보내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김진갑 한국마사회 말복지센터 센터장은 "앞으로 생애주기별 말 복지 지원사업을 보다 세분화하고, 수혜대상도 확대해 갈 예정이다. 실질적인 제도개선과 함께 퇴역경주마를 활용한 승마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도 기여해 말도 사람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마사회는 '생애주기 말 복지 지원 사업' 이외에도 7세 이하의 국산 승용마가 참여하는 '국산마 품평회'와 '어린말 승마대회'를 통해 승마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다음달 서울경마공원에서 시행되는 '국산마 품평회'와 '어린말 승마대회'는 생산농가의 우수 승용마 조기 선발, 육성성과 점검 및 말 판매 촉진을 통한 농가 지원을 위해 지난 2018년부터 대회를 시행해 왔다.
일반적으로 2세부터 경주에 데뷔해 5세 전후로 전성기를 맞이하는 경주마와 달리 승용마는 8세 이상은 되어야 그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K-nicks 기술로 선발한 경주마 '닉스고'는 2021년 5세에 세계 최고 경주마로 선정된 바 있으나, 현재 마장마술 1위 제시카 본 브레도벤들(독일) 선수가 기승하는 승용마 'TSF 델레라 BB'가 17세 암말인 점을 보면 경주마와 승용마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승용마는 마장마술, 장애물, 종합마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기 때문에 우수마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동안 체계적인 관리와 조련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정부에서는 어린말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연간 7억3000만원을 생산농가에 지원하는 '승용마 조련강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와 연계해 한국마사회는 2~3세에는 품평회를 통해 조련 수준을 평가하고 있으며, 4~7세 어린말 대상으로는 연령별 승마대회를 개최해 우수 국산 승용마를 조기 발굴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전국에서 3번의 예선을 거쳐 상위권 말들이 결승전에 참여하는 토너먼트 형식으로 대회를 조직화했다. 국산마 품평회에서는 '한화라노리나', 3세말 '썬라이즈'가 최고 득점을 하며 조련성과를 인정받았다. 어린말 승마대회의 마장마술 부문에서는 '베스페로(B Class)'가, 장애물 부문에서는 '윙즈라노(130cm, A Class)'가 우승을 차지하며 국산 승용마의 수준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또 결선대회에서는 승용마 시범경매를 개최해 32두의 승용마 중 9두 거래(최고가 5000만원)를 성사시키며 생산농가 보유마의 유통 판로를 개척하는데 일조했다.
2011년 말산업육성법 제정 이후, 국산 승용마 생산을 위해 전문승용마 생산농가 77호를 지정하고 해외의 우수 씨암말 181두를 농가에 보급한지 10여년이 지났다. 승용마 생산의 불모지에서 조련 체계를 마련했고 현재는 대부분의 국내 승마대회가 국산 승용마로 개최 가능한 정도로 생산과 육성, 조련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다.
올해 국산마 품평회와 어린말 승마대회는 6월 과천에 소재한 서울경마공원을 시작으로, 9월에는 구미시승마장, 10월에는 서귀포시 산업과학고등학교에서 예선전을 치르게 되며, 11월에는 다시 서울경마공원으로 돌아와 연도 최고 우수 어린말을 가리는 결승전을 치르게 될 예정이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결승 대회에서도 승용마 경매를 개최해 생산농가 등 관계자들의 정보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건전한 거래시장 조성을 통해 국산 승용마 유통을 활성화 할 계획이다.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은 "2024년 국산마 품평회와 어린말 승마대회 개최로 농가에 우수마 생산 및 조련 의욕을 고취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판매 촉진을 통한 유통 활성화로 농가 경영 개선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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