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가격 인상' 고민에 빠진 롯데웰푸드·오리온..."국제 코코아 시세 3배 이상 올라"
롯데, 내달부터 '가나초콜릿' 200원 인상
이상기후·병해로 카카오 생산량 급감
나무 베어내고 다시 수확하는데 6년 걸려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롯데웰푸드 등 제과 업체들이 초콜릿 가격 인상을 놓고 깊은 고심에 빠졌다. 초콜릿의 원재료인 코코아(카카오 열매 가공물)가 이상기후와 병해로 생산량이 급감해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내달 1일부터 전 유통 채널에서 '가나초콜릿' 등 제품 17종 가격을 평균 12% 인상한다고 밝혔다. 당초 이달 1일부로 가격을 올리려 했으나 물가 안정에 협조해달라는 정부 요청에 시기를 늦췄다. 이번 인상으로 '가나초콜릿' 권장 소비자가는 기존 1200원에서 1400원으로, '빼빼로'는 1700원에서 1800원으로 오른다.
최근 국제 코코아 시세는 3배 이상 오르며 업체들의 원가 부담 또한 커졌다. 코코아 평균 시세는 2000∼3000달러였으나, 이달 28일 기준 878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현재 코코아 시세 폭등 현상은 이상 기후와 카카오 병해로 생산량이 급감했다. 병충해를 입은 카카오 나무는 베어낸 뒤 다시 심어야 한다. 특히 세계 카카오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서아프리카 지역은 농업이 낙후돼 생산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카오의 주산지인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와 같은 서아프리카 지역은 세계 최빈국으로 체계적인 방역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다.
업계에선 코코아 시세가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카카오 나무는 정상적으로 자라기까지 통상 6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제과 업체를 향해 "원물 가격이 내려가면 소비자 판매 가격도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단기적 기상 이변이 아니기 때문에 코코아 시세는 당분간 과거 수준으로 돌아가긴 어려워 보인다.
글로벌 초콜릿 브랜드들은 이미 가격 인상과 슈링크플레이션으로 코코아 시세 부담에 대응하고 있다. 허쉬는 제품 가격을 지난해 4분기 6.5% 올렸고, 네슬레는 1월 초콜릿 함량이 기존 제품보다 3분의 1 수준인 소용량 신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인건비 등 가공 비용도 오른 상황에 카카오 원물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고 있어 초콜릿류 가격 인상은 불가피했다”면서 “장기적 수급 불안정에 적극 대비해 제품 품질을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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