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친환경 항공기 도입과 이사회 강화에 담긴 조원태의 '가치경영' 주목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 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이 기사는 뉴스투데이와 ESG센터 공동기획이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최현제 기자] 대한항공(대표이사 조원태)은 국내 최대 ESG 평가 및 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ESG기준원(KCGS)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평가에서 3년 연속 ‘통합등급 A등급’을 획득했다.
KCGS의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23년 기준 환경(E) 부문 A, 사회(S) 부문 A+, 지배구조(G) 부문 A, 종합등급 A를 기록했다. 나아가 여객 수요가 온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지난 해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위한 기업결합 승인도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양적 성장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조원태 대표이사는 202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 ‘수송보국’의 창립 이념을 바탕으로 54년간을 묵묵히 달려온 대한항공의 성장 원동력은 ‘사람’과 ‘환경’ 중심의 가치 경영이다"며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에도 ESG 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하여 ‘사람’과 ‘환경’ 중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일구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조 회장이 앞으로도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한 ESG 경영활동을 통해 기업가치와 지속가능성을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환경(E)부문=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지속 가능 항공유와 고효율 항공기 도입에 주력
대한항공은 지속 가능 항공유(SAF)의 국내 도입과 확산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SAF는 폐식용유, 농업 부산물, 폐기물 등 친환경 원료로 만든 대체 연료로 기존 항공유와 혼합해 사용 시 화석연료 기반의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SAF는 2050년까지 항공업계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있어 약 65%의 감축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SAF 사용량은 0.1% 수준에 불과하지만 유럽과 미국 중심으로 사용 확대를 위한 정책과 투자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러한 글로벌 추세에 발맞추어 2021년 6월 현대오일뱅크와 함께 SAF 제조 및 사용 기반 조성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하고, 국내외에서 SAF 사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또 다른 접근법으로 고효율 항공기의 도입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도입한 A220-300, A321-NEO, B787-9, B737-8 등은 동급 기종 대비 탄소 배출량을 20~25% 감소시킬 수 있으며, 특히 A220-300과 B787-9는 각각 국내 단거리 노선과 해외 장거리 노선에 투입되어 저탄소 비행을 선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7년까지 A321-NEO 30대, B787-9 10대, B787-10 20대, B737-8 30대 등 총 90대의 신형 고효율 항공기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경년 항공기(기령 20년을 초과한 항공기)인 A330과 B777-200ER 등은 순차적으로 송출해 항공기 현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 사회(S) 부문= 이사회 안전위원회 강화와 전사 산업안전보건 관리체계 강화로 안전 우선 문화 장착
대한항공의 이이사회 산하의 안전위원회는 안전 관리 체계의 객관성과 투명성 유지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안전위원회는 지속적으로 안전 활동을 모니터링하며 다양한 회의체를 통해 안전 이슈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안전 관련 결정과정에서의 투명성을 보장하며, 모든 안전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항공안전보안실장 주관 하에 부문별 안전담당 부서장들이 참여하는 ‘안전운항 관리자 회의’를 신설, 운영함으로써 내부 안전 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했다.
이 회의는 연간 2회에서 4회로 증회된 사내 최상위 안전 회의체인 ‘중앙안전위원회’와 함께 안전관리 체계의 집중적인 점검과 개선 작업이 가능하다.
또한 전사 차원의 산업안전보건 관리체계를 새롭게 강화하며 안전한 근무 환경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변화하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CSO(Chief Safety & Operating Officer)를 임명하고 전담 부서인 산업안전보건실을 신설했다.
이는 회사 전체적으로 안전 관리를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정비, 항공우주, 여객, 화물, 객실 등 주요 사업 부문에 안전보건 조직을 신설해 각 부문의 본부장을 중심으로 한 안전보건관리체제를 강화했다. 이러한 구조는 각 부문별로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운영을 통해 더욱 효과적인 안전보건 관리가 가능하다.
■ 지배구조(G) 부문=이사회 다양성과 전문성 및 ESG위원회 활동 강화
대한항공은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강화하고, ESG위원회를 통한 비재무적 요소의 적극적인 반영으로 지속가능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폭넓은 시각과 균형있는 의사결정을 위해 전문성과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이사회 구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회사의 전략 방향 및 목적에 부합하는 고도의 전문성과 사회적 명망을 갖춘 인물들을 추천하고 있다.
이사회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경영, 경제, 금융, 법률 등 각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또한, 성별 다양성을 위해 2020년 최초의 여성 사외이사 선임을 포함해 다양한 배경의 이사 선임을 확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사회의 효율적인 운영과 관계 법령의 준수를 위해 이사회 내에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ESG위원회, 안전위원회, 보상위원회 등 5개의 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5개의 위원회 중 안전경영 강화를 위한 안전위원회를 제외한 4개 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돼있다. 대한항공은 2022년에 총 3회에 걸쳐 ESG위원회를 개최하며,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경영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ESG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을 사전 검토하고 ESG 관련 이행사항을 총괄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들에 대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확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