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준 기자 입력 : 2024.05.08 10:58 ㅣ 수정 : 2024.05.08 14:50
[뉴스투데이=박희준 기자] 미국이 러시아의 코 앞인 덴마크에 컨테이너 미사일 발사대를 배치했다. 화물운송용 컨테이너에 미해군 알리버크급 등에 장착되는 수직발사대(VLS) 4기를 통합한 무기 체계다. 언제 어디서든 SM-6 지대공 지대함 겸용 미사일(사거리 최대 370km), SM-3함대공 미사일(사거리 700∼!2500km), 토마호크 지대지 미사일(사거리 1600km)을 발사할 수 있다. 중거리 펀치력을 가진 미사일 체계다. 해상으로 이동하거나 트레일러가 견인해 러시아가 탐지, 공격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무기로 꼽힌다. 미국은 컨테이너 미사일을 아시아태평양지역에도 배치해 중국 봉쇄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블로그는 7일(현지시각) 美 해군이 컨테이너 미사일 발사대를 발트해의 덴마크 보른홀름섬에 배치했다고 전했다. 디펜스블로그는 이번 배치의 목적이 훈련용이라고 덧붙였다. 美 해군은 지난해 9월에도 동일한 훈련을 했다.
이 미사일 발사대는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제작한 MK70 탑재물운반체계( Payload Delivery System)로 지난 5일 美 공군 수송기 C-17 글로벌마스터 III에 실려 도착한 후 보른홀름 섬에서 한 예행연습에서 공개됐다.
미사일 발사대는 길이 12m 컨테이너 안에 탑재되며 美 해군의 MK-41 수직발사대(VLS) 4셀로 구성된다. 트럭이 견인한다. 따라서 미사일을 쏘고 신속히 이동할 수 있어 생존성도 높다.
당시 미 해군은 미사일 발사대에 장착하는 미사일에 대해 기밀이라면서도 탑재 미사일은 SM-3이며 중거리미사일감축협정(INF)이 금지하는 토마호크지상공격형(TLAM)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토마호크의 사정거리는 1600km 이상이다.
INF는 사거리 500∼5500km의 미사일을 금지하는데 미국과 러시아가 이를 준수하는 사이 중국은 다량의 미사일을 개발, 배치했으며 미국은 이를 이유로 2019년 INF를 탈퇴했다. 이후 미국은 중거리 미사일 개발, 배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컨테이너 미사일 발사대의 등장은 美 해군의 미사일 운용 방식을 크게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즉 연안전투함(LCS)을 비롯해 VLS를 장착하지 않은 함정도 대형 함대공 미사일이나 함대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美 해군 LSC 서배너호가 헬기이착륙 비행갑판에 시스템을 탑재한 채 샌디에이고항을 출항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디펜스블로그는 컨테이너화한 장거리 미사일 플랫폼의 도래는 해군 전쟁의 패러다임 쉬프트라고 평가했다.
美 육군도 MK70 PDS를 원용하고 있다. 육군 수요에 맞게 개랑한 것으로 티폰( Typhon) 체계가 그것이다. 美 육군은 1개 포대를 4개 발사대로 구성해 4개 포대를 운용할 계획이다. 각 포대는 5개 다영역임무군 부대 한 곳에 배치된다. 이 부대 한 곳은 작전운용에 들어갔다.
컨테이너 미사일 발사대는 미국만 개발한 것은 아니다. 러시아와 중국도 이미 개발해 실전 배치해 놓았다. 더 큰 문제는 상선에 이 발사대를 싣고 다니다 미사일을 쏠 경우 상선이 공격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