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페루에 6000만 달러 규모의 차륜형장갑차 첫 수출 달성
사업 제안사 STX, 페루 육군 조병창이 발주한 30대 공급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뉴스투데이=김한경 기자] 우리 군의 핵심 기동전력 중 하나인 차륜형장갑차(K808)가 중남미 지역에 최초로 수출된다.
현대로템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STX가 페루 육군 조병창(FAME S.A.C.)이 발주한 차륜형장갑차 공급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2일 밝혔다.
현대로템은 최종 계약 후 STX를 통해 페루 육군에 차륜형장갑차(K808) ‘백호’ 30대를 공급하게 되며, 금액은 약 6000만 달러 규모다.
이번 사업은 현대로템 차륜형장갑차의 첫 수출이자 국산 전투장갑차량의 중남미 지역 최초 진출 사례로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의 적극적인 지원이 수출 달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국방부는 페루 육군 실사단의 우리나라 방문 시 고속기동, 대테러 등 K808의 전술 운용 장면과 함께 차량에 탑재된 윈치(Winch)로 자체 구난하는 모습을 실물 차량으로 시연하며 K808의 성능과 기능을 알렸다. 또 차량의 정비체계와 관련 시설들까지 직접 소개했다.
방사청 역시 실사단 방문 시 K808의 기술적 우수성은 물론 시험평가 및 실제 운용을 거치면서 입증된 성능을 소개하고 계열화 모델 소개를 통해 ‘규모의 경제’ 실현에 따른 기술 및 군수지원 측면에서의 장점도 알렸다. 특히 K808의 경쟁력을 소개하는 별도의 서한을 페루 측에 보내며 사업 수주에 힘을 싣기도 했다.
이번에 최초로 수출되는 K808은 우리 군의 제식 차륜형장갑차로 우수한 기동성을 기반으로 전방의 야지에서도 신속한 병력 수송이 가능한 보병전투용 장갑차다.
현대로템은 지난 2003년 차륜형장갑차 자체 개발을 시작한 이래 다양한 시제 모델을 개발하며 관련 역량을 꾸준히 강화한 바 있다. 이후 2012년 차륜형장갑차 체계 개발 사업을 수주해 2016년 개발 및 국방규격 제정이 완료됐다. 차륜형장갑차는 지금까지 500대 이상이 우리 군에 인도됐으며 올 4분기부터는 4차 양산 납품이 시작될 예정이다.
현대로템의 차륜형장갑차는 6륜 구동체계의 K806과 8륜 구동체계의 K808의 두 가지 모델이 있다. 이번에 페루 수출이 성사된 K808은 전방에서의 임무를 상정해 전장의 거친 운용 환경에서도 최상의 기동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K806 대비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피탄으로 인한 펑크에도 주행 가능한 런플랫(Run-flat) 타이어가 장착됐고 노면 접지압에 따라 공기압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공기압자동조절장치(Central Tire Inflation System, CTIS)도 탑재됐으며, 수상추진장치를 적용해 하천 도하도 가능하다.
아울러 차륜형장갑차는 개발 단계부터 임무에 따라 다양한 무장과 장비를 탑재해 운용할 수 있도록 모듈화 개념이 반영된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네트워크 기반의 실시간 부대 지휘가 가능한 차륜형지휘소용차량이 개발돼 지난해 우리 군에 납품된 바 있다.
차륜형장갑차에는 현대자동차의 상용 엔진을 기반으로 군용화 개발된 엔진이 탑재됐다. 현대로템의 방산 기술과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기술 간의 시너지 효과로 차륜형장갑차의 심장인 엔진의 완성도를 끌어올린 것이다. 현대로템은 20여 년 전 차륜형장갑차 자체 개발에 착수한 초기 단계부터 현대자동차와 협업을 지속해왔다.
이번 수출을 통해 현대로템은 향후 중남미 시장에서의 사업 확장 기반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남미에서는 대테러 및 치안 유지 활동의 일환으로 장갑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로템은 인근 국가들에서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K2 전차에 이어 차륜형장갑차의 사상 첫 수출 성과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K-방산의 경쟁력을 알리게 됐다”며 “앞으로도 첨단 기술 연구개발과 영업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 방산 수출 역량 강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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