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지속, 보험사 해외투자 실적 달라질까…리스크 관리 관건
3대 생보사, 환율 상승 시 당기손익 증가…주요 3개 손보사는 하락
보험업계, 환리스크 대비해 통화선도‧통화스왑 등 파생상품계약
"환율 변동 영향 축소 위해 환헤지 전략 마련…실적 영향 적어"
"리스크 관리 포트폴리오 영향 미칠 것…환헤지 전략 구성 중요"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면서 보험사들이 리스크 관리에 긴장하는 모양새다. 해외투자 손익이 급증할 수 있지만 환율 리스크 회피에 따른 비용 확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39개 보험사가 보유 중인 외화표시 유가증권은 117조7056억원이다. 업권별로 보면 생명보험사(22개사) 86조3824억원, 손해보험사(17개사) 31조3232억원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외화표시 유가증권은 환율의 변동에 따라 원화가치에 영향을 받는 자산으로 해외채권이 대표적이다. 보험사는 환율과 금리, 주가 등 시장 상황 변동에 따라 예상되는 손익을 측정한 시장 민감도 분석을 진행한다.
주요 보험사들의 경우 대부분 환율이 오르면 손익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의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당기손익은 원‧달러 환율이 100원 오를 때 4312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율이 동일하게 변동하는 것으로 가정할 때 한화생명은 순이익이 179억원 증가하고, 교보생명은 506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환율이 1%포인트(p) 상승하면 순익이 1438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환율 상승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곳도 있다. 현대해상은 환율이 1% 오르면 법인세차감전이익이 138억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KB손해보험 역시 환율이 100원 증가하면 순익이 236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화재는 환율이 100원 오르면 금융자산이 163억 증가하며 손익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DB손해보험은 이달 말까지 환율 변동에 따른 실적 영향을 정정공시한다는 계획이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각 사마다 환율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에 차이를 보이면서 해외투자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해외투자 비중이 큰 보험사의 경우 통상 환율이 오르면 실적에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보유한 외화자산의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반면 보험사가 외화채권을 매입해 만기까지 보유하면 보유 기간 동안 채권가격에 비해 달러화가치가 하락하는 환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
보험사는 환율 변동에 따른 실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통화선도, 통화스왑 등의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통화선도란 미리 정한 가격으로 미래시점에 특정 통화를 매매하는 계약이다. 통화스왑은 원화를 상대국 통화와 맞교환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파생상품계약에도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환헤지 파생상품 비중이 크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는 만큼 환율 변동에 따른 실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 영향을 관리하기 위해 환헷지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면서 "해외채권 등 투자한 외화자산 상당금액에 대해 외환파생상품 계약을 통해 환위험을 헷지한 상황으로 환율 급변동 환경하에서 손익의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파생상품계약 등 리스크 관리 비용이 드는 만큼 포트폴리오 구성에 따라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해외투자 상품과 환헤지를 위한 파생상품의 구성이 환율 변동에 따른 실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강달러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철저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환율에 따른 실적 변동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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