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밸류업…증권사, 2분기 실적도 받쳐주나

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4.23 08:34 ㅣ 수정 : 2024.04.23 08:34

밸류업, 주주환원 세제지원 구체화 기대감 재부각
밸류업 모멘텀, 실적 이어져...금융주도 다시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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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세계은행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총선 이후  제22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확정되면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동력 약화 우려가 있었으나 세제 지원방안의 윤곽이 일부 드러나면서 기대감이 재부각됐다.  

 

특히 이 분위기가 국내 증시로도 이어져 밸류업 모멘텀이 실적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밸류업 효과로 양호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덕을 볼 것이란 평가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큰 틀에서 변화는 없겠지만, 밸류업 방향성에 대해 몇 가지 힌트를 제공했다. 

 

주주환원 노력을 한 기업은 법인세 감면 등의 혜택을 주고, 그 기업에 투자한 주주의 배당소득에 대해선 분리과세를 통해 세금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구체화한 계획이다. 

 

기업들은 밸류업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세제혜택과 같은 당근이 필요하다고 요구해온 상황에서 이전보다 더 구체적인 세제 지원책이 나온 것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일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배당확대 기업 주주의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분리 과세하겠다"며 "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노력을 늘린 기업에 대해서는 법인세 세액공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총선 이후 여소야대 정치 지형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정부의 의지를 재차 명확히 한 것이란 해석이다. 

 

정부는 배당을 확대한 기업에 투자한 주주들의 배당소득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데, 배당소득에 대해 지금처럼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합산하지 않고 별도로 과세할 수 있다. 

 

기업에 대해서는 주주환원 증가액 중 일부를 세액공제해 법인세를 낮추는 방식으로 부담을 완화한다. 많은 기업이 배당·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확대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다만 밸류업 실행을 위해서는 국회에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결국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차지한 야당의 협의가 필요하다. 

 

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자, 밸류업 프로그램 계획을 발표한 지 두 달이 지났다. 

 

하지만 21대 국회는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기에 밸류업 관련한 입법 논의는 22대 국회로 미뤄질 것을 시장은 우려한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3월 밸류업 자문단을 구성하고 밸류업 프로그램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세 차례 진행했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둘지와 주주환원을 많이 하라고 요구할지 등 구체적인 기준은 나오지 않았다.

 

밸류업 가이드라인이 공개되면 기업들은 이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제시해야 하는 만큼, 기업 부담도 따른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작성하는 자율성의 원칙을 가이드라인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재무제표는 물론 지배구조를 포함하는 비재무지표 중 산업 특징이나 성장 단계 등 개별 특성을 고려해 기업 스스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중요하다고 판단한 요소를 자율적으로 작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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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거래소]

 

정부의 총선 참패 이후 추진 동력이 약화됐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나면서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들이 다시 힘을 받았다. 

 

코스피는 전일 밸류업 수혜주들의 강세에 힘입어 2,630대 부근까지 회복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 소식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2,600선이 무너진 상황이었다.

 

전일 국내 증시는 기업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이 재부각되며 저PBR주가 강세를 보이고 환율이 안정돼 우호적인 투자 여건이 마련된 점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금융주의 상승 폭이 컸다. KB금융이 전 거래일 대비 9.11% 뛴 것을 비롯해 하나금융지주 8.78%, 신한지주 6.11%, 우리금융지주 4.51%의 상승률을 보였다. 단숨에 총선 이전의 주가 수준을 회복했다. 

 

삼성생명(8.93%)과 키움증권(6.24%) 등 보험, 증권주도 큰 폭으로 올랐다. 자동차주도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 현대차와 기아가 나란히 4.26% 상승했고, 현대모비스도 1.92% 뛰었다. 

 

이날 보험업종이 7.39%, 금융업종이 5.20%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상목 경제부총리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의지가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도 밸류업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란 의견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총선 이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불확실성 등으로 대표 저PBR주 주가는 좀처럼 유의미한 반등세를 보이지 못했다"며 "하지만 고환율 효과와 함께 밸류업의 연속성 등이 훼손되지 않은 만큼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주가 방향성에 변화가 생길 수 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로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이 양호한 브로커리지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돌고 있다. 

 

브로커리지 수익성 개선 근거는 증시 대금 활성화다. 주식시장에서  거래대금이 많을수록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1306조9880억원으로 전년동기(1092조7220억원)와 직전 분기(990조8790억원) 대비 각각 19.6%와 31.9% 불어났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일 평균 거래대금이 21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조원 늘었고 주식시장이 상승하며 자기자본 투자(PI) 부문도 호조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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