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올 1분기 성적표, 삼성전기가 LG이노텍보다 더 기대되는 이유

전소영 기자 입력 : 2024.04.23 05:00 ㅣ 수정 : 2024.04.23 09:19

삼성전기, 초소형·초고용량 MLCC 수요 증가에 1분기 실적호조 예상
AI 스마트폰 등장으로 데이터 처리·전력 소비 해결하는 MLCC 수요 급증
세계 최초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판매 급증에 삼성전기 실적 개선 두드러져
애플이 LG이노텍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지난해 77.2%로 '쏠림현상'
애플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삼성전자에 밀려...LG이노텍 판매에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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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현(왼쪽) 삼성전기 대표이사와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의 올해 1분기 경영 성적표가 이번주 공개되는 가운데 국내 대표 전자부품 계열사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실적 전망이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1분기는 전통적으로 전자‧부품업계의 계절적 비수기이지만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모두 안정적인 실적이 예상된다. 

 

그러나 삼성전기가 LG이노텍보다 더 두드러진 이익 성장을 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이 내놓은 삼성전기 올해 1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 2조4493억원과 영업이익 1807억원이다.

 

다른 증권사도 전망이 밝다. 

 

교보증권은 삼성전기 1분기 매출액 2조3978억원과 영업이익 1733억원, 신한투자증권은 매출액 2조4000억원과 영업이익 1707억원으로 추정했다.

 

특히 이들 증권사 3곳은 모두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동기 대비 20% 중후반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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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알보다 작은 MLCC(Multilayer Ceramic Capacitors)는 전자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부품으로 '전자산업계의 쌀'로 불린다. [사진 = 삼성전기 유튜브 캡처]

 

삼성전기가 이처럼 올해 1분기에 예상보다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점쳐지는 데에는 MLCC(Multilayer Ceramic Capacitors:적층세라믹콘덴서)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다.

 

MLCC는 전기를 보관한 후 일정량씩 내보내 전류에 회로에 일정하게 흐르도록 조절하고 부품 간 전자파 간섭현상을 막는 역할을 한다.  쉽게 설명하면 하천이나 바다에 있는 '댐'과 같다. 

 

MLCC는 쌀 한톨 크기의 250분의 1인 얇은 두께 내부에 층을 최대한 얇고 많이 축적해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력이 중요하다.  삼성전기는 초소형·초고용량 MLCC 제품을 선보이며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해 주력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실제 삼성전기 MLCC 사업을 담당하는 컴포넌트 부문의 최근 5년간 매출 비중은 △2019년 40.04% △2020년 44.40% △2021년 49.32% △2022년 43.84% △2023년 43.81%로 전체 3개 사업부문 가운데  비중이 가장 높다.

 

MLCC는 기기 내 데이터 처리량과 전력 소비량이 빠르게 증가하는 AI(인공지능) 스마트폰에 반드시 필요한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결국 AI 스마트폰 등장이 MLCC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20.8%, 출하량은 6010만대를 기록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1위를 거머쥐었다.

 

전 세계 최초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 판매가 급증해 세계 왕좌를 되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투자증권은 “AI 훈풍이 국내 IT(정보기술) 산업 전반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4년 온디바이스(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수행하는 플랫폼) 스마트폰이 본격 출시되면서 MLCC 등 관련 기판 사업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며 “온디바이스AI 적용 제품이 늘어나는 것은 MLCC 수요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래에셋증권은 “AI 스마트폰 출시로 MLCC 용량과 평균판매단가가 상승해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좋아질 것”이라며 “AI 스마트폰은 '스마트폰의 두뇌'로 알려진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성능이 중요하며 이는 결국 MLCC 용량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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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모듈 구조 [사진 = LG이노텍 유튜브 캡처]

 

삼성전기에 비해 LG이노텍은 올해 1분기에 깜짝 성장을 기대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하이투자증권이 발표한 LG이노텍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463억원이다.

 

LG이노텍 1분기 영업이익에 대해 SK증권은 1455억원, 대신증권은 1717억원을 점쳤다.

 

대신증권은 LG이노텍이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1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하이투자증권과 SK증권은 영업이익이 한자릿수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애플의 판매 부진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LG이노텍의 주요 고객사는 애플이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에 카메라모듈을 납품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LG이노텍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35% △2017년 55% △2018년 58% △2019년 65% △2020년 68% △2021년 83% △2022년 85% △2023년 77.2%로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그런데 애플은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7.3%, 출하량 5010만대를 기록해 삼성전자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올해 1분기 스마트폰 제조사 애플의 판매 흐름이 부품사 LG이노텍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1분기는 전자부품 업계의 전통적 비수기"라며 "LG이노텍도 큰폭은 아니지만 전년보다 영업이익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에 실적 흐름이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삼성전기가 AI 스마트폰 영향으로 MLCC 부문 공급이 늘며 영업이익이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AI 스마트폰 시장 확대와 전기차 보급 확대로 전장(자동차용 전자전기 장치)용 MLCC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삼성전기 호조세는 연간 실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애플 의존도가 큰 LG이노텍은 상반기 보다 아이폰 신제품이 출시되는 하반기에 높은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며  “다만 LG이노텍도 애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전장용 카메라모듈 확대를 추진해 장기적으로 아이폰 판매 영향을 덜 받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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