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눈돌림' 빨라졌다…증권사도 덩달아 유치경쟁 속도전

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4.13 07:07 ㅣ 수정 : 2024.04.13 07:07

올해 미국주식 순매수 7조원 가량, 전년 대비 6배 증가
증권사, 보고서·아카데미 진행·5월 세무대행 무료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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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해외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며 국내 증권사들의 투자자 유치 경쟁도 덩달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올해 들어 해외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며 국내 증권사들의 투자자 유치 경쟁도 덩달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투자자의 미국주식 순매수 금액은 지난 9일 기준 47억7969만4064달러(약 6조471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배 이상 늘었다.

 

최근 국내 시장을 떠난 투자자들은 미국 등 해외시장으로 눈 돌림이 빨라졌다.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 현상의 주된 원인은 국내 증시의 박스권 흐름 지속이다.

 

지난 8일 기준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는 2.35% 올랐고, 코스닥은 0.69% 상승에 그쳤다. 그나마 올해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저 PBR(주가순자산비율)들이 수혜를 받으며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총선이 야당의 승리로 끝남에 따라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추진하는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심리가 시장을 자극하는 모양새다.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한 국내 증시가 당분간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는 주요 기업들이 어닝 쇼크를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와 달리, 올해 1분기 실적이 순조롭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는 눈치다. 

 

반면 미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다우존스는 올 들어 3.22% 올랐다.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과 나스닥은 각각 5.33%와 8.24% 상승했다.

 

국내 시장과 미국 시장이 보여주는 차이의 근간에는 결국 수익률이다. 국내 시장은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고 변동성도 높지만, 미국 시장은 성장성이 높고 변동성은 낮다.

 

실제 지난해 미국 증시를 주도했던 '매그니피센트 7'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 수익이 큰 것으로 나왔다. 엔비디아 투자를 통해 가장 많은 수익을 거뒀고, 올해 들어서는 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 주식도 많이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년도 이후 주가 추이를 보면 미국은 꾸준한 성장성을 바탕으로 고공행진 중인 반면 코스피는 코로나 국면 이후 소폭 레벨업 했을 뿐 박스권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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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자, 국내 증권사들은 미국 금융사의 종목 보고서를 번역 제공하거나 투자 아카데미를 진행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종합금융회사 스티펄 파이낸셜과 손잡고 현지 애널리스트의 주식 리포트를 선별 후 번역해 하루 두번 개인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종목은 정보 기술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헬스케어 등 6개 핵심 분야에서 300개가 선정됐다. 국내 투자자의 수요와 시장 변화를 고려해 분기별로 재선정된다.

 

하나증권은 해외 투자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업계 최초 글로벌 투자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대학생들에게 해외주식과 해외파생에 대한 기초교육부터 매크로·종목 분석, 모의 투자 등 글로벌 투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20개 대학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8일 전체 개인 계좌의 2.5%를 차지하는 미성년자 계좌 빅데이터 분석해 발표했다. 그 결과, 미성년 이용자는 해외주식 거래에 더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 이용자 전체 자산 비중에서 해외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7.6%인데 반해 미성년 계좌는 20.6%로였다. 해외주식 거래경험 비중도 미성년 계좌가 12.5%로 전체 개인 계좌(8.7%)보다 높았다.

 

미래에셋증권은 2024년 양도소득세 신고 기준 고객들이 해외주식 투자를 통해 얻은 양도차익이 1조원을 넘어섰다는 분석을 내놨다. 

 

여기다 확정된 수익 외에 현재 보유 중인 상위 10개 종목의 평가차익이 4조원을 (3월말 기준) 넘겨 해외주식 투자를 통한 양도차익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14일까지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신고대행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타 증권사의 거래내역까지 합산해 신고 대행이 가능하다.

 

대부분 해외주식 고객이 늘어남을 인식하면서 오는 5월 양도세 신고를 대비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양도세 신고대행 서비스를 시행한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고객은 해외 주식 매매로 발생한 양도소득세의 합계가 연간 기본 공제액인 25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다음 달 31일까지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삼성증권이 해외주식 양도세 신고대행 신청을 이달 22일까지 접수받는 것을 비롯해 △KB증권(4월 28일) △대신증권(26일) △신한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30일) △NH투자증권(19일) △메리츠증권(12일) △키움증권(24일) △한화투자증권(19일) △LS증권(5월 12일) 등이 신청을 받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각종 세금신고를 대행하는 것은 해당 고객들을 향후 자산관리(WM) 고객으로 연결할 수도 있기에, 고액 자산가와의 접점 범위를 넓혀 고객을 유치할 수도 있다. 

 

특히 양도세 신고 대행 서비스는 필수 서비스로 자리매김하면서, 미래 고객인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들을 포섭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활용된다. 즉 투자부터 세금 납부까지 원스톱 관리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양도세 세금신고 무료 서비스는 매년 하지만, 올해는 특히 미국증시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해당 서비스는 더욱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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