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금리 동결② 증권가] 주식시장 미치는 영향 '제한적'…총선 후 '밸류업'에 더 시선
금통위서 10회 연속 동결, 미국과 역전폭 2.0%포인트
물가 불확실성·가계부채 고려…연준 금리인하 불확실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올해 세번째 열린 한국은행(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는 시장에 깔린 복합 위기에 대응하고자 기준금리를 또한번 동결했다.
물가와 대외 환경, 가계 부채 모두 이전 회의 이후 크게 변한 게 없는 만큼 이번에도 한은이 섣불리 금리를 움직이기에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은은 총선이 끝나고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불안 상황과 맞물려 한번 더 금리를 묶어두고 국내외 상황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는 12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 유지로 정했다. 지난해 2월·4월·5월·7월·8월·10월·11월 그리고 올해 1월·2월에 이은 10회 연속 동결이다. 미국(5.25∼5.50%)과의 기준금리 역전 폭은 2.0%포인트다.
시장에선 금리 동결을 정한 주된 요인으로 물가 불확실성을 꼽았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개월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7월 이후로 미뤄진 모습이다.
한은의 금리 인하도 올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이란 분위기다. 전문가들도 미국이 6~7월쯤 금리를 내리면 한은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은 인하 시점도 더 늦춰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들어 물가가 추가로 하향 안정화되고 근원물가는 하반기 2% 수준이 전망돼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는 요인”이라며 “미국의 6월 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어 한은 또한 7월부터 연내 세 차례 인하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신뢰를 얻는다면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여하튼, 한은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힌트를 제시할 지 시장의 귀추가 주목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월 금통위 후 기자회견에서 “물가가 여전히 높고 앞으로도 둔화할지 불확실하다는 점 등에서 올 상반기 중 금리인하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증권가는 이번 금통위 결과로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거나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주간 빅 이벤트로는 총선과 금통위가 있었다. 총선 이벤트는 해소됐으나, 여당 패배로 국내 증시의 투심이 악화할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속도가 투표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간 밸류업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 상승세를 탄 업종이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시장에서 증권(0.07%)과 운수장비(-0.32%), 금융(-0.89%), 보험(-1.73%) 등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이 보합세를 유지하거나 소폭 하락했다.
때문에 이번 금통위에서 본 재료로 인한 주식시장 변화는 그다지 엾을 것이란 평가다. 다만 금통위에 대한 경계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므로, 장 중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단기적 상방이 열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번 금리 결정 자체가 연내 인하를 되돌리거나 국내 인하 횟수를 조정하게 할만한 요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경제전망 발표 시점으로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금통위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이라며 “기자회견에서는 미국 점도표 상향 가능성과 물가, 고용 호조 등 최근 흐름을 있는 그대로 매파적(긴축 선호)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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