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하 서두를 필요 없는 상황”<하나證>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하나증권은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인 데 대해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물가 둔화 시기에 대해선 주거비 부문 물가 하락이 담보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11일 보고서에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동월 대비 3.5% 상승으로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전 연구원은 “유가 상승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헤드라인 소비자물가 반등은 어느 정도 예견된 부분”이라면서도 “근원 소비자물가(3.8%)가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며 물가의 경직성이 높아지고 있어 우려감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물가 상승은 에너지와 주거비 부문의 기여도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휘발유 소매가격이 오르면서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기준으로 2개월 연속 상승했고, 주거비로 2020년 5월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 연구원은 “유가 상승에 따른 상품물가 반등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통화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에너지 가격의 상방 위험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유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게 되면 수요가 약화될 수 있어 상품물가의 가파른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자재 가격 변동의 영향을 배제한 근원 상품물가의 하락 추세도 과도한 우려를 제한하는 요인”이라며 “다만 앞으로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을 얻기 위해서는 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6%로 높은 주거비 부문의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택가격은 신규 모기지 대출을 기피하는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주택 매도를 꺼리며 상승했다”며 “신규 세입자의 주택임대가격이 전체 임대료에 4분기 가량 선행하는 특징을 가진 점을 감안 시 임대료는 다소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현재 미국 경제는 분명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는 상황이며 물가 안정에 대한 뚜렷한 신호를 확인하기 전까지 보수적인 접근이 유효하다”며 “서비스업 임금 하락, 공급자관리협회(ISM) 서비스업지수 내 투입가격지수 안정 시그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주거비의 완만한 하락이 담보된다면 물가의 점진적 안정 추세는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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