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스, 에이스침대 제치고 1위 등극...어떤 마케팅 전략 썼길래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만년 2위’ 시몬스가 마침내 에이스침대를 제치고 국내 업계 1위에 오르면서 침대업계 지각변동이 감지된다. 시몬스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는 동시에, 시몬스만의 차별화 브랜드 마케팅을 펼치며 매출과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시몬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3138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에이스침대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1.5% 감소한 3064억원에 그쳤다. 매출 기준 에이스침대가 시몬스에 역전당한 것은 법인 설립 후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에서도 시몬스와 에이스침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시몬스의 영업이익은 3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70% 성장한 반면, 에이스침대의 영업이익은 570억원으로 12.7% 줄었다. 매출 순위가 뒤바뀐 데 이어 영업이익마저 빠른 속도로 격차를 줄이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시몬스의 성장세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가구 업계는 매출 직격타를 맞았다. 이러한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시몬스는 매출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몬스의 실적 상승의 배경으로는 △유통망 혁신 △MZ세대 중점 브랜드 마케팅 △제품 초(超)프리미엄화 등이 꼽힌다.
먼저 시몬스는 2019년 대리점 납품 방식의 B2B에서 탈피하고, 소비자 직접 거래 방식의 D2C 체제를 도입했다. 그 일환으로 2018년 250개에 달했던 매장 수를 2021년 140개까지 줄이고, 프리미엄 체험형 매장인 ‘시몬스 맨션’ 확장에 힘을 쏟았다. 시몬스 맨션 매장에서는 개개인의 취향에 맞춰 수면 환경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시몬스는 소비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은 셈이다.
중장년층과 달리 젊은층의 가구 교체 주기가 비교적으로 짧다는 점에 주목해 MZ세대와 접점도 극대화했다. ‘침대 없는 침대 광고’, ‘침대 없는 팝업스토어’ 등 신선한 브랜드 마케팅으로 MZ세대 팬덤을 구축했다. 개성있는 굿즈와 타 유명 브랜드와 협업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몬스 측은 매출 증가의 주된 이유로 프리미엄 매트리스 판매 호조세에 주목하고 있다. 시몬스의 프리미엄 비건 매트리스 컬렉션인 ‘N32’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선보인 전동침대 ‘N32 모션 커브드 베이스’는 최근 6개월 매출이 직전 6개월 대비 40% 가량 급증했다. ‘토퍼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N32 토퍼’ 역시 최근 6개월 판매량이 직전 6개월보다 30% 가량 늘었다.
시몬스 관계자는 “300만원대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우위, 프리미엄 비건 매트리스 컬렉션 ‘N32’의 비약적 성장이 실적 상승의 원동력”이라며 “불경기에 품질과 브랜드 신뢰도를 중요시하는 소비자의 성향이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매출 순위 변동이 시장 안팎에 몰고 올 지각변동에도 관심이 주목된다. 매트리스 렌탈 사업을 통해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출한 코웨이도 에이스침대와 빠르게 매출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3사를 둘러싼 경쟁이 올해를 기점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에이스침대는 약진하는 반면, 2위와 3위였던 시몬스와 코웨이는 성장에 속도가 붙은 상황”이라며 “올해 3사를 중심으로 순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