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207)] 재활치료의 위기를 호기로 극복해야.②군병원, 장시간 수술 집도로 일반병원 못지않은 진료 능력을 확인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입력 : 2024.03.29 10:22 ㅣ 수정 : 2024.03.29 10:22

무리한 재활운동으로 대퇴부안에 박혀있는 골수정이 휘어져 뿌러지기 직전, 골이식한 부분에는 뼈가 미생성
수술을 집도한 군의관에게 감사하며 군병원도 일반병원 못지않은 진료 능력이 있음을 확인하는 기회
사단장이 부여한 연구과제 ‘소부대 전투력 향상방안’을 요약해서 육군지에도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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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지에 게재된 ‘후방지역 소부대 전투력 극대화 방안’ 연구과제와 왼쪽 대퇴부안에 박혀있는 골수정의 엑스레이 사진 모습 [사진=김희철]

 

 

[뉴스투데이=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교통사고 재활치료를 하면서 사단장에게서 부여받은 ‘부대구조 개선(무열) 계획에 따른 교육훈련 방안’으로 ‘소부대 전투력 향상방안’연구과제 연구도 병행했다.

 

특별참모로서 추가해서 향토사단의 예비군 동원훈련 및 일반훈련 감독 임무도 수행하며 부지런히 현장을 확인하고 연구과제를 작성해서 사단장에게 보고도 마쳤고, 이 과제를 요약해서 육군지에 게재도 했다. 

 

그러나 앞편 칼럼([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206)] ①자신감에 빠져있던 필자에게 적신호가 켜져)의 내용같이 회복을 과신한 오만과 무리한 재활운동 및 업무 수행으로 인해 왼쪽 대퇴부안에 박혀있는 골수정이 휘어져 뿌러지기 직전이었고, 골이식한 부분에는 뼈가 생성이 안되어 안붙을 수도 있다는 정형외과 의사의 진단은 충격이었다.

 

추가적인 골이식과 골수정을 더 굵은 것으로 교체하는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에 따른 또 다시 찾아온 위기는 가족을 통곡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성당을 다니며 기도했는데 효과가 없다며 성당에도 다니기 싫다면서 더 울었다.

 

게다가 의무대장은 “만약 전역을 할 때 비장 절개와 골반 및 대퇴부 골절은 1급 원호 대상자의 조건이니 일반 병원 보다는 군병원에 입원 치료받는 것이 근거를 남길 수 있어 정상적으로 입원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했다.

 

이 의견을 전해듣고 가족은 “그동안 일반병원에서 간병한 본인이 또 고생할까봐 실력이 떨어지는 군병원에서 수술을 하냐?”며 훌쩍대며 “완벽한 치료를 위해 일반 병원으로 가야한다”고 다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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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자운대에 위치한 현재의 대전통합병원 모습 [사진=김희철]

 

■ 참모장 김현석 대령, 주저없이 “차후조치는 알아서 할테니 걱정말고 빨리 건강회복에 유념하라”

 

참모장 김현석 대령(육사30기, 예비역 중장)에게 현 상태를 보고하자 주저없이 그는 “당장 입원하라”고 지시하며 “차후조치는 알아서 할테니 걱정말고 빨리 건강회복에 유념하라”는 위로와 격려를 보내주어 너무도 감사했다.

 

‘전문의가 있는 대형 병원에 입원하면 가족이 간병하는라 고생할까봐 군병원을 택했다’라고 생각하여 훌쩍대며 반대했던 가족의 걱정을 무릅쓰고 당시 조치원에 위치한 노후된 대전통합병원으로 향했다. 

 

마침 그동안 재활치료를 하면서 고생하여 석사학위 논문을 준비했는데 동국대학원 졸업식이 입원 기간과 겹쳐 참석을 못해 아쉬웠지만 졸업장과 학위증을 받는 것으로 만족했고, 사단장의 지시로 연구했던 ‘부대구조 개선(무열) 계획에 따른 교육훈련 방안’으로 ‘소부대 전투력 향상방안’과제가 육군지에 게재하기로 확정됐다는 소식에 위안을 삼았다.

 

입원을 하고 1주일동안 검진을 받으며 수술날짜를 조율했는데 담당 군의관인 이진우 대위(연세대 출신)는 불융합된 대퇴부 골절에 대한 재수술을 타 의사들과 상의했다. 

 

이 대위는 일부 의사들이 병원의 현 상태로 수술이 제한될 것이라는 의견에도 강하게 자신감을 표현하여 공동으로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하며 필자를 안심시켰다. 결국 재골절된 지 열흘만인 그해 8월31일 아침 7시간의 장기간 수술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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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정형외과에서 수술하는 모습 [사진=백병원]

 

■ 수술후 통증보다 ‘재활치료의 위기를 어떻게 호기로 만들며 극복할까?’에 반문하며 다짐 

 

새벽 6시즈음에 병실에서 이동해 수술실로 들어가서 간호사들의 도움을 받아 준비하고, 8시부터 시작됐는데 하반신 마취 상태에서 모로 누운채 수술 진행과정 중에 벌어진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다.

 

엉덩이에서 가까운 부분은 골수정이 부러진 상태에 쉽게 뺄 수 있었는데 무릅쪽에 박혀있는 대퇴부 골수정은 뼈를 깍아내고야 집을 수가 있었고 벌써 일년 전에 박아놓은 것이라 밀착되어있던 골수정을 당기면서 무척이나 힘이 들었는지 이진우 군의관은 헉헉대며 상스런 말까지 내뱉었다.

 

겨우 골수정 끝을 집어당기며 애를 쓴 끝에 쇠파이프가 쑥하고 빠져나올 때 수술복 위로 피가 터져나와 속에 입은 팬티까지 피범벅이 되었고 곁눈질로 이 군의관의 얼굴을 보니 전체가 땀 범벅이 되었다.

 

보조 간호사가 팬티를 가지러 간사이에 뼈에서 빼어낸 10mm보다 더 굵은 14mm 굵기에 길이 38Cm가 되는 골수정이 뼈속에 다시 박히고 뒤쪽 골반에서 긁어내어 빻아 가루로 만든 뼈가루를 다시 골절부위에 이식하는 대장정 수술이 계속됐다.

 

오후 3시 즈음에 무려 7시간을 점심도 거른채 꼿꼿하게 서서 땀까지 흘리며 수술을 집도한 군의관들이 존경스럽고 감사하며 군병원도 일반병원 못지않은 진료 능력이 있음을 확인할 기회였으나, 필자도 정신 말똥말똥하게 의식이 또렷한 상태로 장시간을 어떻게 버틸 수 있었는지 믿어지지 않았다. 

 

수술시간 동안 주기도문을 몇 번이나 암송했는지 모른다. 마취가 풀리면서 통증이 시작됐으나 진통제를 맞으면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간호사의 말에 하루밤을 버티었는데 참으로 긴 밤이었다. 

 

헌데, 수술 후의 통증보다도 6개월 뒤에 대대장으로 취임할 수 있을지가 더걱정되며 ‘재활치료의 위기를 어떻게 호기로 만들며 극복할까?’에 대해 스스로 반문하며 다짐했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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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 프로필▶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현),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 육군대학 교수부장(2009년 준장)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년),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년), 제복은 영원한 애국이다(오색필통,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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