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컨테이너선-美 교량 충돌 사고에 책임 질 가능성 낮아 <하이투자證>
HD현대중공업이 2015년 인도한 선박
동력 계통 문제가 원인일 경우 다양한 기업·기관 간의 분쟁 시작될 가능성 높아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26일 미국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에서 발생한 선박과 교량의 충돌 사고와 관련해 HD현대중공업이 과거 건조해 인도한 선박이기는 하지만 이에 대해 책임질 가능성은 낮다고 28일 밝혔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 선박은 2015년 인도됐으며 보증기간이 이미 만료된 상태”라고 언급했다.
하이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관련 선박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15년 싱가포르 선사 그레이스 오션(Grace Ocean)에 인도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덴마크 선사 머스크(Maersk)가 이를 빌려 최근까지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이름은 달리(Dali)호다.
이번 사고로 볼티모어항구 입구에 있는 교량 일부가 붕괴됐으며 이에 따라 항구를 이용하는 교역도 마비 상태다.
볼티모어항구는 미국에서 가장 큰 자동차 수출입 지역이며 물동량 기준 미국 9위 항구다.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현지 매체는 기관류 고장에 따른 동력 상실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선박을 건조한 HD현대중공업이 일부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독일 엔진 기업 MAN의 라이선스를 활용해 엔진을 제작했고 엔진 탑재와 선박 건조를 모두 담당했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선박 엔진 보증기간은 인도 후 1년”이라며 “이미 보증기간을 상당 기간 지났기 때문에 조선사에게 중대한 책임을 지우기에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변 연구원은 또 “보증기간 이후부터 선주 또는 선박을 직접 운영해온 기업(선사)이 선박 관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달리호는 2020년 중국 수리조선소에서 한 차례 MRO(유지·보수)를 진행했다”며 “다만 최초 건조한 조선사와 기자재 공급사가 같은 HD현대중공업이기 때문에 책임소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풀이했다.
그는 또 “선박을 운영해온 머스크가 엔진 MRO를 하면서 라이선스 업체 MAN 및 엔진공급 업체 HD현대중공업과 지속적으로 접촉했을 수도 있고 이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이 일부 참여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사고 원인이 정밀조사를 통해 동력 계통 이상으로 밝혀질 경우 엔진 제작사의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며 "다만 보증이 끝난 선박의 관리 주체는 기본적으로 선주이며 운항을 한 선사 , 검사 기관인 선급, 항만청 등 다양한 기관의 관리책임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지리멸렬한 분쟁이 시작될 여지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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