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일 기자 입력 : 2024.03.27 08:58 ㅣ 수정 : 2024.03.27 08:58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하나증권은 카카오뱅크(323410)가 공격적인 성장 정책 멈추고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고 진단했다. 은행주 상승세를 이끄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수혜에서 벗어나 있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양호한 만큼 투자 매력도는 남아있다는 평가다. 투자의견은 매수(BUY)를, 목표주가는 3만7000원을 유지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27일 보고서에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에만 약 40%에 가까운 대출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시중은행 대비 낮은 대출금리를 무기로 주택담보대출을 8조원이나 늘리는 등 전형적인 박리다매의 모습을 보였고, 이로 인해 하락하는 순이자마진(NIM)을 예대율 상향을 통해 방어해 왔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그러나 이런 방식의 성장은 일시적일 수밖에 없으며 지속가능하기 어렵다”며 “결국 회사 측은 트래픽 최우선, 여신보다는 수신기반 더 중시, 플랫폼 비즈니스 수익 창출 주력 등 금융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싶던 출범 초기의 경영 전략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수료와 플랫폼 수익은 다소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광고수익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데다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연계계좌수입수수료 확대, 신용대출 비교하기 서비스 런칭 이후 연계대출수입 수수료도 늘어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전년 말 수준에서 크게 상승하지 않고 있어 1분기 경상 대손비용은 550~600억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순익도 전년동기 대비 11.1% 늘어난 1130억원으로 예상했다.
최 연구원은 “최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대한 기대로 전통은행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카카오뱅크는 소외되고 있다”며 “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1배로 저 PBR주라고 보기 어렵고, 주주환원율이 상당기간 내 시중은행 수준으로 크게 상향되기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 연구원은 “펀더멘털은 양호한 흐름이 예상되고 있으며 플랫폼수익 확대가 본격화되는 모습을 보여줄 경우 PBR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성장주로 인식되는 특성상 금리 하락기에 멀티플9multiple)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데 하반기 중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경우 주목받을 공산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