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성대규 영입에 신한금융 인수설 고개...신한 "인수계획 없어" 일축
성 전 대표, 민‧관 경험해 당국과 매각 과정 조율 역할 전망
신한금융, '리딩금융' 탈환 위해 손보업 포트폴리오 강화 필요
롯데손보, CSM 성장에도 부실자산비율 상승 등 건전성 걸림돌
"선제적 충당금 적립에 일시적 상승…자산 건전성 개선될 것"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둔 롯데손해보험이 매물로 나온 가운데 올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손보는 민‧관 경험을 두루 갖춘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의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지난해 10월 JP모건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준비작업에 나섰다. JKL파트너스는 지난달 다수의 금융사에 투자설명서(IM)를 배포했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인수 후 장기보장성보험 확대를 지속해 왔다. 장기보장성보험은 국제회계기준(IFRS17) 하에서 중요한 수익성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상품이다.
롯데손보의 원수보험료 중 장기보장성보험 비중은 2019년 52.6%에서 지난해 89%까지 증가했다. 이에 따라 미래이익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 역시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손보의 CSM은 2조3966억원으로 42.9% 성장했다. 보유 CSM 중 신계약 CSM 비중은 22.9%로 나타났다.
또 롯데손보는 성 전 신한라이프 대표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면서 매각 성사를 위해 힘을 쏟는 모양새다.
성 전 대표는 3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정경제원, 기획재정부,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실 행정관을 거쳐 금융위원회 보험과장 및 은행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2016~2019년 보험개발원장을 지냈으며 2019년 3월 신한생명 대표를 맡은 뒤 2021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법인 신한라이프의 초대 대표를 역임했다.
롯데손보 이사회는 성 전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면서 "재경부, 금융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을 거쳐 제11대 보험개발원 원장을 역임한 금융정책‧금융감독 전문가"라며 "신한생명과 신한라이프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보험 및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아 경영전반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전문적인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성 전 대표는 이달 29일 열리는 롯데손보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성 전 대표가 민과 관을 두루 경험한 만큼 당국과의 긴밀한 소통으로 롯데손보 매각 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의 대표를 지낸 만큼 보험사 인수를 추진하는 금융지주와의 조율에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금융지주들은 비은행 강화를 위한 금융사 인수를 검토 중이다. 특히 KB금융지주와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한금융지주는 손보업 포트폴리오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신한금융은 신한EZ손해보험을 보유하고 있으나 지난해 78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KB손해보험은 업계 '빅4'로 불리며 KB금융이 '리딩금융'을 차지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손보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 '리딩금융'을 탈환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한금융이 롯데손보 인수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JKL파트너스가 제시한 매각가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의 몸값을 최소 2조원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2조원은 너무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건전성 지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롯데손보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은 0.81%로 국내 생‧손보사 30곳 가운데 가장 높았다. 고정이하자산비율은 2022년 말 0.84%에서 지난해 3분기 3.11%로 2.27%포인트(p) 상승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롯데손보를 인수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JKL파트너스가 제시한 매각가가 과도하고 롯데손보의 지표들을 고려하면 인수에 나서기 적절한 매물은 아니라는 판단"이라며 "가격이 적정하다면 인수를 고려할 수 있겠으나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곳들은 이같이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롯데손보는 높은 가중부실자산비율이 선제적 충당금을 쌓는 과정에서 자산가를 낮춰 인식한 영향일 뿐 점차 건전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선제적으로 자산에 대한 충당금을 쌓으면서 보수적으로 인식돼 일시적으로 부실자산비율이 상승한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한 만큼 자산 건전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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