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익 인텔리콘 법률사무소 대표 "'리걸테크' 발전으로 법률가 업무형태 달라질 것"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이 법률가의 업무형태를 바꿀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직업 자체가 급진적으로 소멸하지는 않겠으나 자동화에 따른 업무 손실, 전문성의 중요도 증대, 윤리적 고민과 논란 등 필수적인 역량의 변화가 요구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임영익 인텔리콘 법률사무소 대표는 <뉴스투데이>가 1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AGI(범용인공지능)의 도래와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주제로 진행한 '2024 굿잡코리아 포럼'에 주제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임 대표는 "GPT-4에 향후 사라질 직업 20개를 물었는데 이전까지는 포함되지 않았던 법률보조원(Paralegal)이 처음으로 등장을 했다"면서 "GPT는 법률보조원이 사라질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법률보조원은 기초상담, 문서검토, 자료조사 등 로펌 업무량의 상당부분을 담당한다. GPT는 변호사가 사라질 것이라고 판단하지 않았지만, 법률보조원이 사라지게 되면 변호사의 업무형태는 상당부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 대표는 "법률보조원이 먼저 사라지면 변호사가 나중에 타격을 받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생성형 AI에 기반한 리걸테크(Legal+Technology)가 등장해 레거시 기업들과 격돌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걸테크란 법률을 뜻하는 'Legal'과 기술을 뜻하는 'Technology'의 합성어로 기존의 법률 서비스에 첨단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법률 서비스를 말한다. 외국의 경우 리걸테크산업이 크게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임 대표는 "GPT 등장 이후 세 달도 되지 않아 실리콘밸리에서 3000개의 스타트업들이 딥러닝을 버리고 GPT로 갈아탔다"면서 "특히 리걸테크 비즈니스는 굉장히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순식간에 늘어나 예측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세상이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판사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미국 <NBC>에서 20년 후 사라질 직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던 판사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기술적으로는 판사, 변호사를 AI가 대체할 수 있겠으나 실제 도입이 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GPT가 생성해내는 정보가 거짓 정보에 기반한 따른 '환각'일 가능성이 커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AI 모델에서 출력을 생성하기 위해 입력하는 텍스트인 '프롬프트'를 제어하는 '컬래버 인텔리전스(CI)'가 노동 시장에 등장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인력이 필요없게 되면서 기존의 인력에게 CI 역할을 부여해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생성 AI 기술은 법률의 파괴적 혁신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면서 "새로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리걸테크 산업은 혁명적 발전을 하게 될 것이며 구체적으로 문서 작성 및 분석, 자동화된 법률 상담, 판례 및 전문 지식 검색, 법률 연구 및 예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리걸테크 산업의 발전으로 로펌 경영이 위협되고 법률가들의 직업이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자동화로 인한 일부 업무 손실, 전문성의 중요성, 윤리적 고민과 논란, 필수적인 역량의 변화 등의 쟁점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생셩형 AI와 같은 기술의 발전은 법률가의 직업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지만 직업 자체가 급진적으로 소멸되는 상황은 예상하기 어렵다"면서 "역량을 갖춰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도 있으며 중요한 것은 변화에 대한 준비와 적응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