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노동력 대체... "AI 활용한 경쟁력으로 성장 견인해야"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AI(인공지능)이 발전하고 보급되면서 국내 노동시장에 불안감을 주면서 인구 감소로 줄어든 일자리를 기술력이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AI로 인한 단기적 실업 문제와 장기적인 신산업 및 새로운 직무의 등장이 GDP(국내 총 생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직무 재교육을 진행하고, AI를 활용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뉴스투데이는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AGI(범용인공지능)의 도래와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란 주제로 '2024 굿잡 코리아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인공지능 시대의 한국 경제가 어떻게 고용시장의 변화를 이끌어갈지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이준기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와 장호규 충남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임영익 인텔리콘 법률사무소 대표가 '생성형 AI는 나의 직업을 빼앗을까?', '인공지능과 디지털화에 따른 일자리 대체 :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GPT 충격파, 생성형 AI와 법률의 미래'를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주제 발표에 이어 종합 토론이 진행됐다. 정삼영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는 주제발표에 나섰던 이준기 교수와 장호규 교수, 임영익 대표, 이태희 뉴스투데이 편집인이 토론에 참여했다.
토론에 앞서 정삼영 교수는 "GDP가 성장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는 정부 지출·국내 민간 소비·노동력·기술력 등 총 4가지"라며 "한국의 경우 인구 구조 변화 때문에 노동력은 전 세계에서 최하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출산율 감소세 만큼 AI와 같은 기술력의 발전이 뒷받침된다면 GDP 성장률을 전망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이어 각 토론자들이 한국 노동 시장에서의 전망을 청취하고자 했다. 토론자들은 한국의 노동력 감소와 AI 기술 발전이 가져올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준기 교수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초전문가 집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기술을 창의적으로 이용해서 기업이나 개인이 경쟁력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공지능이 당장 우리의 일자리를 뺏어가는 일은 드물겠으나,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역사적으로 기술 혁신이 일어났을 때 이를 적용한 회사가 업계에서 아성을 쌓았던 기업들을 무너뜨린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장호규 교수는 노동력의 감소와 기술력의 발전이 우리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GDP 성장률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생긴 신규 직종과 이에 따른 노동력 수요는 없어질 직종과 해고에 비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노동 시장에 신규로 진입하는 인력들이 산업의 요구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기존 일자리 감소와 구직난 속에서 고충이 발생할 것이라 분석했다. 이는 GDP 성장률에 악영향이 갈 것이라 내다봤다.
장 교수는 "정보 취득과 의사결정까지 직무상의 판단을 담당하는 중간 관리자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노동자들을 양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동 시장 직무를 변화시키거나 기존 사용하지 않았던 기술들을 재교육하는 등 중간 관리자의 대량 해고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계와 학계 관계자가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과 인재상을 논의한 후 고등 교육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학교에 적용한다면 기업들도 신규 노동력에 대한 교육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영익 대표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AI를 활용해 직업 활동을 수행한다면 현재의 부정적인 인식 구조가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 말했다.
'로톡 사태와 의료 플랫폼으로 인한 형사 고소·고발 건을 사례로 들며 현재 의료계와 법조계 등 전문 직업인은 AI의 도입을 부정적으로 여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전문직은 AI 도입을 반대하고 있으나 최근 10년간 챗GPT 서비스가 보급되며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많은 로펌에서 AI를 활용하려고하는데 이는 결국 기업 경영자의 선택"이라며 "지금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한국 내부에서도 올해 말이나 내년경에는 AI 도입을 찬성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 내다봤다.
이어 "미국은 이미 10년 전부터 리걸테크 솔루션을 로펌이나 개인 변호사가 사용하고 있음에도 챗GPT가 업계에 진입하는 것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며 이는 "AI를 향한 인간의 두려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태희 편집인은 임영익 대표에게 생성형 AI가 상용화되면 판사와 언론사 데스크가 대체될 수 있는지 질문했다.
그는 "언론사 데스크는 현장의 경험을 통해 통찰력을 키운 사람들"이라며 "AI가 대체할 수 없는 고난이도의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생성형 AI의 특성을 들어, 법조계에서 인공지능이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사회적 분위기와 여론을 감안해 반영해 판결을 내리지 못할 것"이라 관망했다.
이에 대해 임영익 대표는 "판결의 안정성이 담보된 재판의 경우 AI가 이를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싱가폴의 경우 판결 시스템을 통해 간단한 소송을 메타 판사가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는 임이자 국민의힘 국회의원(경주 상주시문경시)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경기 수원시정), 뉴스투데이코퍼레이션이 공동주최했다.